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4일 “북미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통일 정책에서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철학에 맞춰 외교부가 미리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조해 그런 목표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외교부 수장으로 내정된 데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지금 국제 정세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인데, 이런 때에 외교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재명 정부, 그리고 국민주권 정부가 복잡한 국제 환경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외교부 전 직원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통상 마찰 등 외교 현안이 쌓여 있는 가운데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단계에서는 특정 사안에 우선순위를 매기기 어렵다”며 “우선 인사청문회를 잘 준비하는 게 제 첫 과제”라고 답했다.

대미 외교 전략과 관련해 조 후보자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관세 압박 등으로 동맹 관계가 흔들린 적이 있지만, 이제는 실용외교 기조에 따라 전략을 잘 짜서 조용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과 북러 군사협력 강화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향을 묻는 말에는 “조심스러운 사안”이라며 “다른 중요한 외교 이슈들과 종합적으로 함께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을 아꼈다.

취임 후 첫 순방지와 관련해서는 “지금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꼭 미국부터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미국이 첫 방문지가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와는 달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는 “여러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최선의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 첫 정상회담에서 대통령께서 정부 입장을 잘 정리하셨다”며 “그 방향대로, 양국 관계를 일정 틀에 가두지 않고 발전시켜 나가되, 민감한 문제들은 조용한 외교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통일부와의 역할 조정 문제에 대해 조 후보자는 “남북문제는 어느 한 부처가 혼자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물론이고 국회, 국민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며, 여러 부처가 협의하고 조심스럽게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선 “유엔에서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대화냐 압박이냐를 단정 짓는 접근은 전략의 부족으로 비칠 수 있다”며 “중요한 건 유연한 전략과 종합적인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