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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고령화로 연금법 5번 손봤다"

한경협, '해외사례'로 보는 한국의 연금개혁 방안 조언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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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연합회(이하 한경협)이 해외 주요국가의 연금 개혁 성공사례를 분석하며 연금재정의 안정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고 민간 수탁사를 통해 경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경협에 따르면 일본은 1990년대를 전후해 촉발된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연금재정 악화를 우려해 1985년부터 2012년까지 다섯 차례나 연금법을 손질하는 연금개혁을 단행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일본이 2004년 개혁 당시에 연금액을 ‘기대수명 연장’과 ‘출산율 감소’에 연동해 삭감하는 자동조정장치인 ‘거시경제 슬라이드주’ 도입이다. 이로 인해 일본의 2004년 약 23만3천엔(약 226만원)이었던 1인 평균 연금액은 2022년 약 21만9천엔(약 212만원)으로 5.9% 줄었다. 일본 정부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그 결과 일본 국민은 연금을 ‘저축’이 아니라 ‘보험’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됐다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스웨덴은 개혁 이전에는 확정급여형(DB)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을 지급하는 구조였으나 1998년 유럽국가들 중 최초로 연금재정 안정화를 위한 자동조정장치인 ‘명목확정기여형(NDC) 소득비례연금 제도주’(법률 개정은 2001년)로 바꾸었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율은 기존 18.5%를 유지하되, 당시 연금지급 개시 연령을 기존 65세에서 61세로 앞당기는 등 국민의 반발을 최소화했다. 스웨덴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라트비아, 폴란드 등)도 이 제도를 채택해 자국의 연금개혁을 설계·단행했다.


독일은 연금 지급의 자동조정장치로 2004년 ‘지속가능성 계수주’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전체 경제활동인구 및 연금 수급자 규모의 변화를 바탕으로, 급여 수준과 보험료율을 자동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있더라도, '지속가능성 계수'가 1에 수렴되도록 보험료율·급여 수준을 조정하기 때문에 연금재정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호주의 연금제도는 민간 퇴직연금이 주축이라는 점에서 공적연금 중심의 한국과 차이가 있다. 한경협은 호주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연금운용’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의 경우 퇴직연금을 정부 관리 아래 여러 민간 수탁법인이 운용 및 관리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를 결정한다. 호주퇴직연금협회(ASFA)와 호준건전성감독청(APRA)이 발표·공시한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이 약 7%대로 한국(4.9%)에 비해 높다. 수탁법인들이 연금 자산의 절반 이상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 등의 투자 비중 또한 평균 20% 중반 수준까지 운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지만,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관리 제도 내에서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 투자 위험성 등을 세밀히 분석해 자산을 운용한다.


한경협은 해외 연금개혁 성공사례의 핵심은 ‘연금 재정의 안정성 확보’에 있다며, 국내 상황에 맞춰 중장기 연금재정 안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위에서 논의 중인 두 가지 방안은 출산율 저하 및 고령인구 증가 등 사회·경제 여건에 변화 발생 시 지속가능한 연금재정 확보에 다소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연금제도는 사회안전망이자 백년대계의 장기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연금제도에 대한 신뢰성 유지가 중요하다. 연금개혁 시 지속가능한 연금재정을 어떻게 유지하고 수익률을 높일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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