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린위치 천문대. 사진=위키피디아
1675년 8월 10일, 영국 찰스 2세는 런던 남동쪽 그리니치 공원 언덕 위에 왕립 천문대를 세웠다. 설립 목적은 천문 항해술 연구였다. 망망대해에서 선박 위치를 특정하려면 천문과 시간을 측정해야 했다.
지구 위의 위치를 표시하려면 가로선(위도)과 세로선(경도)이 필요하다. 위도는 지구 자전축과 중력으로 적도가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경도는 다르다. 0도 기준을 임의로 정해야 한다. 이 기준선을 본초 자오선이라 한다. 북극과 남극을 잇는 세로선 중 가장 첫 번째 선이라는 뜻이다.
천문대를 세운 당시만 해도 경도 기준은 나라마다 달랐다. 1880년까지 서로 다른 본초 자오선 14개가 사용됐다. 각국은 대부분 자국 수도를 기준 자오선으로 삼았다. 해시계가 가리키는 정오가 지역마다 달랐고, 같은 나라 안에서도 시각이 어긋났다. 철도와 전신이 발달하고 교역이 활발해지자 제각각인 시각 체계는 문제가 됐다.
1884년 10월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국제 자오선 회의가 열렸다. 당시 세계 선박 중 72%가 그리니치 자오선을 기준으로 한 지도와 시계를 사용하고 있었다. 파리 자오선을 고집하던 프랑스의 반발로 표결에 부쳐졌고, 25개 참가국 중 22개국이 찬성해 그리니치 본초 자오선 결의안이 통과됐다. 반대는 프랑스령 산 도밍고(현 도미니카 공화국) 1표였고, 프랑스와 브라질은 기권했다. 프랑스는 이후에도 1911년까지 파리 자오선을 사용했다.
본초 자오선은 1851년 그리니치 천문대 안에 설치된 에어리 자오환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그리니치 공원 안뜰 바닥에는 스테인리스 강으로 표시돼 있다. 1999년 12월 16일부터는 초록색 레이저도 함께 쏜다.
이 선을 기준으로 동쪽은 동경, 서쪽은 서경으로 각각 180도까지 나뉜다. 경도 0도를 기준으로 지구 360도는 24시간으로 나눈다. 경도 15도마다 1시간씩 시차가 생기고, 그리니치를 기준으로 전 세계의 시각이 결정된다. 한국 표준시(KST)가 'GMT+9'인 이유도 동경 135도, 즉 그리니치보다 9시간 앞선 시간대에 있기 때문이다.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는 1990년 케임브리지로 이전했고 1998년 공식 폐쇄됐다. 원래 건물은 현재 국립해양박물관의 일부로 일반에 공개돼 있다.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본초 자오선은 국제지구자전국(IERS) 기준 자오선으로, 그리니치 자오선에서 동쪽으로 5.3초, 거리로는 약 102.5m 떨어진 지점을 지난다. 두 선의 차이가 미미해 통상적으로 그리니치 자오선을 본초 자오선으로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