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의힘 '한국시리즈 공천'은 누굴 위한 것일까

문제 해결은커녕 갈라치기 나서는 당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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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3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 경선에 '한국시리즈 경선'을 도입하겠다고 하면서 예비후보들이 혼란에 빠져 있다.  현역 단체장이 재도전하는 지역에서는 비현역 후보들끼리 경선을 치른 후 1위 후보가 현역 단체장과 1대1 최종경선을 치르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은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 결승전인 한국시리즈에서 착안한 방식이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현직은 365일 지역주민과 접촉하고 조직을 확보한 상태지만 청년과 신인 도전자들은 현역의 벽을 넘기 어렵다"고 제도 도입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현역-비현역 분리 경선'은 현역 단체장을 견제하기 위한 '찍어내기'가 목적이라는 시각이 대세다. 국민의힘 한 현역 의원은 "이미 이정현 공관위가 물갈이 공천을 천명한 이상 한국시리즈 경선의 목적은 뻔하지 않느냐"며 "누가 이런 기발한 방식을 생각해냈는지 기가 찰 지경"이라고 했다. 그는 "당이 근본적인 내부 갈등은 해결할 생각을 안 하고 '새로운 걸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에만 빠져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경선은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견제로 해석되는 상황이다. 일부 당권파를 제외한 서울지역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은 "서울까지 (민주당에) 넘겨줄 생각인가"라며 새로운 경선 방식을 비판하고 나섰다. 조은희(서초갑)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세훈 제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고, 배현진(송파을) 의원은 라디오인터뷰에서 "서울 선거가 더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시간낭비, 특정 후보 가치 훼손, 형평성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오세훈 한 명 찍어내려다 TK 외 지역의 극심한 후보가뭄현상이 부각되는 역효과만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이 결정한 구조에 맞춰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광역 및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을 8일까지 접수한다. 오 시장 외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윤희숙 전 의원이 있다. 이들 외에 나경원 의원(동작을)과 신동욱 의원(서초을)이 출마할지 관심이 쏠린다. 두 의원 중 한 명이 출마할 경우 당권파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은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등 11명이다. 모두 이번 지선에서 재도전에 나설 계획이며,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현역 단체장은 단수공천을 기대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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