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농 김가진의 1910년 모습
일제강점기 항일 무장투쟁 비밀결사였던 조선민족대동단의 실체를 처음으로 본격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조직 창설 107년 만에 마련된 첫 전시다.
동농문화재단과 조선민족대동단기념사업회는 특별전 ‘조선민족대동단–혈전을 불사코자’를 2월 27일부터 5월 31일까지 근현대사기념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항일 독립운동사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온 조선민족대동단의 조직과 사상, 활동을 30여 점의 희귀 사료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조선민족대동단은 1919년 3·1혁명 직후 결성된 비밀결사로, 비폭력 만세운동을 넘어 무장투쟁과 독립전쟁까지 불사하겠다는 노선을 분명히 했던 단체다.
전시의 핵심은 조선민족대동단 총재 김가진이 무정부장 박용만에게 보낸 1920년 3월 12일자 비밀편지의 최초 공개다. 이 편지에는 대동단 총부의 상하이 이전, 군사조직 확대 전략은 물론 연길과 간도를 거점으로 한 무장투쟁과 일본 본토 침공 구상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동경만에서 말에게 물을 먹이겠다’는 표현은 일제 본토 정벌까지 염두에 둔 독립전쟁 구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함께 제2의 3·1선언으로 불리는 ‘대동단선언’ 원본, 김가진의 친필 시국강연회 자료, 상하이 민단 관련 문서 등도 전시된다. 이들 자료는 조선민족대동단이 단순한 비밀결사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임시정부와 연통제를 통해 국내외를 연결하며 군사·외교·재정·선전 활동을 병행했던 조직이었음을 보여준다.
조선민족대동단의 또 다른 특징은 조직 구성의 급진성이다. 황실 인사와 전직 대신, 관료와 유림, 종교인, 교사, 학생, 노동자, 상인, 보부상, 백정, 기생에 이르기까지 신분과 계층, 직업을 가리지 않고 포용했다. ‘대동(大同)’이라는 이름 그대로 평등과 연대를 실천한 조직이었다는 점에서 당시 독립운동사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전시는 세 개의 소주제로 구성된다. 1부는 3·1혁명과 조선민족대동단의 탄생, 2부는 비밀결사로서의 조직 운영과 항일활동, 3부는 대동단선언과 무장투쟁 노선을 집중 조명한다. 이를 통해 비폭력 독립운동과 무장 독립전쟁이라는 두 흐름이 어떻게 교차했는지를 보여준다.
전시 기간 중인 4월 24일에는 ‘대동사상과 사회’를 주제로 한 학술포럼도 열린다. 한홍구 성공회대 석좌교수, 김동환 국학연구원 연구위원, 임경석 성균관대 교수 등이 참여해 조선민족대동단 강령에 등장하는 ‘사회주의’의 의미와 대동사상이 오늘날 갖는 함의를 논의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조선민족대동단은 단일 단체로 가장 많은 국가유공자 83명이 서훈을 받았음에도 이름조차 생소한 존재로 남아 있었다”며 “이번 전시가 항일 독립운동사의 지형을 확장하고, 대동 정신의 현대적 의미를 되짚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