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장예찬씨가 22대 총선 출마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공표한 혐의로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 출설해 선처를 주장했다.
현재 국민의힘의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의 '부원장'으로 활동하는 장예찬씨는 22대 총선 당시 부산시 수영구 국회의원 후보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다가, 과거 언행 문제가 드러나 공천이 취소됐다.
장예찬씨는 과거 여자 연예인 성적 대상화, '서울시민들의 교양 수준은 일본인 발톱의 때만큼도 안 된다'는 식의 지역 비하 주장, 동물병원 폭파 발언 등을 했다. 또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성 관념·성 윤리와 거리가 먼 '난교(亂交)' 운운하는 주장도 했다. 이어서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감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성희롱'을 방조하는 듯한, 자칫 범죄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오해될 소지가 다분한 주장을 했었다.
당시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도 체제의 국민의힘은 '장예찬 공천'을 취소하고, 같은 지역에 정연욱 현 국민의힘 의원을 공천했다. 그러자 평소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외쳐댔던, 장예찬씨는 국민의힘을 뛰쳐나가 무소속으로 부산 수영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그러면서 윤석열·김건희 부부 이름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장예찬씨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와 사회관계망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한 홍보물을 수영구 유권자에게 전송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당시 '당선 가능성'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는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 33.8%,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후보 33.5%, 장예찬 무소속 후보 27.2%였다.
그런데 장예찬 씨는 전체 유권자가 아닌 본인 지지층 내의 결과(86.7%)를 자의적으로 인용해, '장예찬 당선 가능성 여론조사 1위'라는 사실과 거리가 먼 내용을 수영구 전체의 여론인 것처럼 선전했다.
이후 장예찬씨는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1심은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유권자가 오인할 정도는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1월 이를 유죄로 판단,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그 결과, 26일 부산고법 형사1부에서 열린 첫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장예찬씨는 "총선 당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공천 취소와 무소속 출마로 정신이 없었다"고 하면서 "양당의 견제를 동시에 받고 있었기에 위험을 감수할 상황이 전혀 아니었고, 당선에 도움이 되려고 여론조사를 왜곡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사법의 단죄가 아니라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는 젊은 정치인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으나, 그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장예찬의 행위를 '단순 부주의'로 치부하기에는 '데이터 왜곡' 정황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장씨는 지지율 27.2%을 기록했으면서도 자신의 지지층 내부의 답변(86.7%)만을 발췌해 '당선 가능성 1위'라고 공표했다. 이는 유권자가 후보 간의 객관적인 우열과 선거 구도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를 사실과 다르게 공표한 '중대 왜곡 행위'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이전까지 정치와 관련된 이렇다 할 이력을 찾기 어렵지만, 돌연 '정치평론가'를 자처하며 방송가를 누비던 이가 바로 장예찬씨다. 그는 또 '윤석열 1호 참모' 운운하며 여당 지도부까지 경험한 인물이다. 그런 이가 여론조사의 기본 원리, 여론조사 공표 기준에 대해 '부주의했다'고 내놓은 변명이 과연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그의 정치 경험을 고려할 때 단순 착오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또한, "당선에 도움이 되려고 여론조사를 왜곡하지 않았다"는 장예찬씨의 주장은 수 차례 곱씹어봐도 법리적으로 설득력이 충분한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공직선거 출마와 선거운동의 본질적인 목적을 그 스스로 부정하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후보자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홍보물을 제작하고, 유권자에게 배포하는 행위는 '당선'을 목적으로 한다. 그 과정에서 지지율 3위 후보가 1위인 것처럼 사실과 다른 수치를 홍보한 것은 위법성 여부를 떠나서 부동층의 사표 방지 심리를 자극하려는 치밀한 선거 전략 중 하나다.
그런데 장예씨는 '당선에 도움이 되려고 여론조사를 왜곡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이란 고의성 단서를 회피하기 내놓은 주장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시험공부는 했지만 성적을 잘 받으려는 마음은 없었다' '부정행위는 했지만, 점수를 잘 받을 생각은 없었다'와 유사한 취지의 장씨 주장은 상식적 시각에서 수용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장예찬씨는 또 "사법의 단죄가 아니라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는 젊은 정치인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구했지만,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경시하는 논리라는 비판을 자초할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범죄 혐의와 관련해서 그 책임 회피 수단으로 예의 그 '청년 정치인'을 앞세우는 행태는 연령상 '청년층'에 속한다는 이유로 사법 판단과 법적 제재를 피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
현행법상 연령에 따른 정상참작은 책임 능력이 없는 형사미성년자(만 14세 미만)나 수형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고령자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2024년 총선 당시 36세의 나이로 여당 지도부까지 지낸 장씨가 이제 와서 '마지막 기회를 달라'며 '청년' 운운하며 호소하는 행태는 법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쉽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