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젠슨 황이 말하는 '무어의 법칙' 한계란?

반도체 성능 2배씩 증가 신화, 물리적·경제적 장벽에 막혀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젠슨 황 CEO. 사진=MBC뉴스 캡처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연설에서 “컴퓨터 산업은 수십 년 동안 무어의 법칙을 토대로 성장해왔지만 이제 그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을 60년간 이끌어온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 것이다.


무어의 법칙은 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가 1965년에 제시한 경험적 법칙으로, 반도체 칩에 집적되는 트랜지스터 수가 약 18~24개월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는 내용이다. 이로 인해 컴퓨터의 성능은 꾸준히 향상되고 가격은 오히려 낮아지는 ‘기하급수적 발전’의 시대가 열렸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는 10나노(nm), 7나노, 5나노를 넘어 최근에는 3나노 공정까지 개발하며 이 법칙을 따라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더 이상 공정을 미세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트랜지스터 크기가 원자 수준으로 작아지면 양자역학적 현상이 발생해 제어가 힘들어진다. 전자가 절연막을 뚫고 새어 나가는 ‘터널링 효과’, 급격한 발열과 전력 누설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차세대 공정 개발에 수십조 원대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성능 개선 폭은 과거보다 미미해지는 ‘수확 체감’ 현상까지 겹치며, 기존 성장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가속 컴퓨팅이 새 패러다임”…GPU가 길을 열다


황 CEO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설 해법으로 ‘가속 컴퓨팅(Accelerated Computing)’을 제시했다.

가속 컴퓨팅은 범용 중앙처리장치(CPU)에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특화 프로세서를 결합해 연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연산에서 GPU의 성능은 압도적이다. 수천 개의 코어를 병렬로 구동해 CPU보다 수천 배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은 무어의 법칙의 벽을 넘어서는 새로운 계산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 ‘미세화 경쟁’에서 ‘AI 경쟁’으로


무어의 법칙이 막을 내리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초미세 공정 경쟁 대신,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황 CEO는 “삼성과 SK하이닉스는 HBM4, HBM5를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장기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협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칩을 더 작게 만드는 경쟁이 아니라,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반도체 구조와 솔루션을 설계하는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맞춰 기술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스크랩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많이 본 뉴스
  • 세계속 코이카'
  • 배진영의 '어제 오늘 내일'
  • 김태완 'Stand Up Daddy'
  • 권세진 ‘별별이슈’
  • 정혜연 ‘세상 속으로’
  • 박희석 ‘시시비비’
  • 이정현 ‘블루오션을 찾아서’
  • 박지현 ‘포켓 저널리즘’
  • 하주희 ‘블루칩’
  • 이경훈 현장으로’
  • 김광주의 뒤끝
  • 백재호의 레이더
  • 고기정의 特別靑春
  • 슬기로운 지방생활
  • 이상곤의 흐름
  • 서봉대의 되짚기
  • 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 취재본부는 지금’
  • 조갑제 기자의 최신정보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