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를 잘라내는 비만수술법, 부작용이나 후유증도 거의 없는 편
⊙ 식욕증진과 소화효소 분비하는 부분을 절제해 체중감량과 더불어 입맛도 바뀌어
⊙ 수술 후 배고프지도, 많이 먹고 싶지도 않은 점이 장점
최리나(Rena Choi Moon)
⊙ 31세. 고려대 의과대학 졸업.
⊙ Cleveland Clinic Florida 내시경 복강경 및 비만수술과 리서치 펠로.
⊙ 현재 올랜도 지역의료센터(ORMC) 비만수술과 리서치 펠로(ORMC 비만수술과 모든 리서치 총괄).
⊙ 식욕증진과 소화효소 분비하는 부분을 절제해 체중감량과 더불어 입맛도 바뀌어
⊙ 수술 후 배고프지도, 많이 먹고 싶지도 않은 점이 장점
최리나(Rena Choi Moon)
⊙ 31세. 고려대 의과대학 졸업.
⊙ Cleveland Clinic Florida 내시경 복강경 및 비만수술과 리서치 펠로.
⊙ 현재 올랜도 지역의료센터(ORMC) 비만수술과 리서치 펠로(ORMC 비만수술과 모든 리서치 총괄).
다이어트라는 다이어트는 다 해 보았는데 살이 빠지지 않는다? 칼로리 조절도 해 보고, 운동도 해 보았지만 몸무게는 그대로이다? 병원에 가면 혈압도 높고, 콜레스테롤도 높으니 살을 빼야 한다고 하는데 다이어트는 도저히 못하겠다? 그런데 수술 한 번으로 일년 만에 20~30kg이 빠진다면?
‘비만 선진국’인 미국에서 최근 부쩍 많이 하고 있는 비만수술(bariatric surgery)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비만수술은 지방흡입술 등과 같이 현재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날씬해지는 수술’과는 다르다. 그리고 그런 수술들같이 일시적이지도, 갑작스럽지도 않다. 복강경으로 시술해 회복기간은 1주일 정도이고, 살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여 1년 후면 그 양이 20~30kg가량에 이르게 된다. 물론 사람마다 수술받을 당시 몸무게가 다 다르기 때문에 빠지는 정도에는 개인차가 있다. 그러나 다른 어떤 다이어트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누가 받을 수 있는 수술인가
비만수술은 미국에서 인정된 가장 안전한 수술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래도 수술인 만큼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누구나 함부로 할 수 있는 수술은 아니다. 고도비만으로 분류된 사람이나, 고도비만까지는 아니지만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도비만의 기준은 체질량지수 30 이상, 비만의 기준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다(체질량지수 계산방법은 그림1 참조). 다시 말하자면, 건강하고 비만이 아닌데 통통한 사람이 받는 수술로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살이 쪄서 생활이 불편하고,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는 때로 생명과 같은 수술이기도 하다.
비만은 비만 자체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신장병, 불임, 암 등이 더 문제이다. 실제로 미국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하루에 당뇨병 약만 세 알, 고혈압 약 두 알씩 복용하던 사람들이 수술 이후에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생하던 여성들은 수술 후 임신하여 나타난다. 또 연구결과에 의하면 비만수술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살이 쪘지만 수술을 받지 않고 있는 사람들보다 10~20년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비만수술은 비만하지 않은데 미용상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이 받는 수술이 아니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체질량지수상으로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게 미용의 목적으로는 시술하지 않는다. 위에 언급하였다시피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위험이 따르고, 정상 몸무게인 사람이 수술받을 경우 심각한 영양실조나 영양불균형이 생길 수도 있다.
정말로 수술 후에 30kg이 빠질 수 있나
사람마다 다르지만 빠질 수 있다. 처음 6개월간 가장 빨리 살이 빠지고 그 다음 6개월간 그보다는 서서히 빠져서 일년이 지나면 20~30kg이 빠진다. 조금 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현재 자신의 몸무게와 정상 몸무게의 차이에서 50~70% 정도가 빠진다고 보면 된다. 110kg인 여성의 정상 몸무게가 50kg일 때 빼야 할 60kg의 50%인 30kg 이상은 빠진다는 것이다. 수술 후 초반에는 위가 줄어들며 많이 먹을 수가 없어서 살이 빠지고,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서 과식을 할 수가 없게 된다. 또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입맛이 바뀌어 원래 좋아하던 초콜릿, 과자, 튀김 등이 생각나지 않고 먹고 싶지도 않아진다고 한다. 그런 음식보다 생야채나 과일이 더 맛있고 먹고 싶어진다고 한다.
많이 먹고 싶지도 않고, 배가 고프지도 않고, 살찌는 음식이 먹고 싶지도 않으니 살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비만수술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시중의 다이어트와 운동요법같이 피나는 노력으로 살을 빼는 것이 아니고 수술 후 먹고 싶은 것만 먹는데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다이어트에 실패한 수많은 사람도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살이 서서히 빠진다는 것이다. 지방흡입술이나 성형수술처럼 수술실에서 나오는 순간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매일매일 조금씩, 하지만 지속적으로 살이 빠진다. 때문에 몸이 적응할 시간도 주고 주변의 시선도 덜 따가울 것이다.
수술을 받은 지 일 년이 지난 후에 몸무게가 조금 올라갈 수는 있다. 조금이라고 하면 빠진 30kg 중에 3~4kg 이내를 말한다. 하지만 수술로 살이 빠지는 기전은 요요현상을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거나 더 찌지는 않는다. 물론 모든 일에 있어서 예외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5년, 10년 후에도 빠진 몸무게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비만수술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술하는 수술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위를 잘라내어 반 정도만 남기는 슬리브(Sleeve gastrectomy・그림2 참조). 둘째, 위에 밴드를 삽입하여 조여 주는 밴드(Gastric banding). 셋째, 위를 절제하고 소장에 연결하여 음식물 흡수를 줄이는 바이패스(Roux-en-Y gastric bypass). 이 중 바이패스가 가장 효과가 좋지만 후유증이 많은 편이고, 위내시경이 어렵기 때문에 위암발병률이 높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밴드는 쉽고 편해 보여 환자들이 종종 원하지만, 후유증과 실패율이 높아 그렇게 권장할 만한 방식이 아니다.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 실정에 가장 적합한 수술은 첫 번째인 슬리브로 생각된다.
슬리브에서 위를 절제하는 정도는 의사마다 다른데, 잘라낸 후에 직경 25~35mm 정도인 튜브 형태의 위가 남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수술 전 개개인의 위 사이즈에 상관없이 프렌치 부지(French Bougie)라고 하는 튜브를 사용하여 슬리브의 크기를 결정한다. 위가 긴 옷소매처럼 생겼다고 하여 슬리브(sleeve)라는 이름을 붙인 수술이다.
다시 위가 늘어나지는 않을까?
슬리브가 효과적인 이유는 위의 사이즈가 줄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위에서 식욕을 증진시키는 호르몬과 소화효소가 분비되는 부분을 제거하였기 때문에 체중감량 효과가 오고 입맛이 바뀐다고 한다. 그 부위를 제거하기 위해서 가로방향이 아닌 세로방향으로 위를 절제하는 것이다. 또한 절제하고 남아 있는 위 부위에서 나오는 호르몬과 효소 때문에도 살이 빠진다. 때문에 위를 전부 다 제거하면 살이 빠지는 효과가 슬리브만큼 좋지 않다.
이러한 생리학적 효과로 인해 수술 후 위가 조금은 다시 늘어날 수도 있지만 수술 전의 위로 돌아가지는 않는다고 보면 된다. 식사량도 수술 후 12~18개월 경에는 약간 증가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수술 전만큼 위가 커져서 수술 전만큼 먹게 되는 것은 아니다.
비만수술은 복강경으로 이루어지는 가장 안전한 수술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래도 수술인 만큼 후유증이 없지는 않다. 슬리브 환자 100명 중 2명 가량은 위 절제면에 작은 구멍이 나는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위내시경과 항생제로 치료가 되지만, 그래도 안 되는 경우에는 재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후유증은 대부분 수술 후 3~4개월 이내에 발생하여, 이 시기를 잘 넘기면 안전하다고 본다. 또 한 가지 후유증은 절제된 위가 너무 좁아서 음식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역시 흔하진 않지만,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면 영양실조에 빠질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여느 수술과 마찬가지로 몸이 회복하는 시간 동안에는 영양불균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몸조리를 잘하여 회복하여야 한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 담당의사와 잘 상의하여 몸을 관리하여야 한다. 또한 영양불균형을 막고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담당의사와 영양사가 지시하는 대로 수술 후 조심해야 할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이 수술은 한국에서도 받을 수 있다. 비만수술을 하는 의사가 많진 않지만 비만수술 전문병원도 한국에 있다. 그리고 외국에서도 한국으로 수술을 받으러 온다. 이 수술은 성형외과의가 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외과의 중 복강경전문의들이 하는 수술이다. 수술 자체는 간단하다고 하지만 의사의 노련함과 실력이 매우 중요한 수술이다. 병원을 찾을 때는 가능한 한 비만수술에 경험이 많은 의사가 좋고, 영양사가 있어 수술 후 관리가 잘되는 병원이 좋다.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병원마다 다르지만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슬리브 시술비용은 미화 1만4000달러에서 1만9000달러 사이이다. 보험이 적용될 경우에 환자 부담금은 1000달러에서 3000달러 사이가 된다. 미국사람들이 일주일에 다이어트에 소모하는 비용이 평균 85달러라고 하니, 일 년이면 4400달러가량이다. 그래서인지 적은 돈이 아니지만 평생에 한 번이라고 생각하고 보험이 없는 사람들도 사비로 비만수술을 받는다. 한국에서는 아직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수술이다. 때문에 해당 병원에 직접 문의해야겠지만 대략 600만원에서 1000만원 사이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미국 어른 3명 중 2명은 과체중이고, 3명 중 1명은 비만이라고 한다. 2004년에 다이어트로 미국인이 소모한 비용만 46억 달러라고 하는데 온갖 다이어트로 살 빼는 데 성공한 사람들의 97%가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소아비만 인구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010년에 미국 소아청소년 3명 중 1명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었다고 한다. 이를 심각하게 여긴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비만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학교에서 탄산음료를 없애는 방안을 시행하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청소년들도 비만수술을 받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음식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고 거듭 경고하지만,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 뿐 미국의 비만문제는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만한 사람들은 정상 몸무게인 사람들보다 암, 당뇨, 심근경색, 뇌경색 등의 발병률이 월등히 높다. 또한 비만한 어린이들을 조사해 본 결과 동맥경화가 어린이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비만은 더이상 운동을 안 해서 그렇지, 음식 조절이 안 되어서 그렇지라고 손가락질하여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비만한 이들은 운동해서 살 빼려고 하다가 관절이 상하고, 관절이 상하면 많이 못 움직이니 다시 살찌는 게 반복되기도 하고, 다이어트로 살 빼려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더 많이 먹게 되기도 한다.
아직 한 번도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으로 살 빼려고 노력해 본 적이 없다면 먼저 해 보아야 한다. 개인마다 살이 잘 빠지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식이요법과 운동은 항상 제일 먼저 시도되어야 한다. 미국에서도 비만수술을 받으려면 6개월 이상 식이요법과 운동을 먼저 하도록 보험회사에서 요구한다. 하지만 여러 번 해 보았는데도 실패로 돌아갔다면 비만수술을 생각해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살이 빠지고, 빠진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때문에 계속 실패로 돌아가는 식이요법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비만한 상태로 몇 년을 더 보내는 것보다는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낫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권유해 본다.⊙
‘비만 선진국’인 미국에서 최근 부쩍 많이 하고 있는 비만수술(bariatric surgery)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비만수술은 지방흡입술 등과 같이 현재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날씬해지는 수술’과는 다르다. 그리고 그런 수술들같이 일시적이지도, 갑작스럽지도 않다. 복강경으로 시술해 회복기간은 1주일 정도이고, 살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여 1년 후면 그 양이 20~30kg가량에 이르게 된다. 물론 사람마다 수술받을 당시 몸무게가 다 다르기 때문에 빠지는 정도에는 개인차가 있다. 그러나 다른 어떤 다이어트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누가 받을 수 있는 수술인가
비만수술은 미국에서 인정된 가장 안전한 수술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래도 수술인 만큼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누구나 함부로 할 수 있는 수술은 아니다. 고도비만으로 분류된 사람이나, 고도비만까지는 아니지만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도비만의 기준은 체질량지수 30 이상, 비만의 기준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다(체질량지수 계산방법은 그림1 참조). 다시 말하자면, 건강하고 비만이 아닌데 통통한 사람이 받는 수술로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살이 쪄서 생활이 불편하고,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는 때로 생명과 같은 수술이기도 하다.
비만은 비만 자체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신장병, 불임, 암 등이 더 문제이다. 실제로 미국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하루에 당뇨병 약만 세 알, 고혈압 약 두 알씩 복용하던 사람들이 수술 이후에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생하던 여성들은 수술 후 임신하여 나타난다. 또 연구결과에 의하면 비만수술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살이 쪘지만 수술을 받지 않고 있는 사람들보다 10~20년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비만수술은 비만하지 않은데 미용상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이 받는 수술이 아니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체질량지수상으로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게 미용의 목적으로는 시술하지 않는다. 위에 언급하였다시피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위험이 따르고, 정상 몸무게인 사람이 수술받을 경우 심각한 영양실조나 영양불균형이 생길 수도 있다.
정말로 수술 후에 30kg이 빠질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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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1 체질량 지수. |
많이 먹고 싶지도 않고, 배가 고프지도 않고, 살찌는 음식이 먹고 싶지도 않으니 살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비만수술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시중의 다이어트와 운동요법같이 피나는 노력으로 살을 빼는 것이 아니고 수술 후 먹고 싶은 것만 먹는데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다이어트에 실패한 수많은 사람도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살이 서서히 빠진다는 것이다. 지방흡입술이나 성형수술처럼 수술실에서 나오는 순간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매일매일 조금씩, 하지만 지속적으로 살이 빠진다. 때문에 몸이 적응할 시간도 주고 주변의 시선도 덜 따가울 것이다.
수술을 받은 지 일 년이 지난 후에 몸무게가 조금 올라갈 수는 있다. 조금이라고 하면 빠진 30kg 중에 3~4kg 이내를 말한다. 하지만 수술로 살이 빠지는 기전은 요요현상을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거나 더 찌지는 않는다. 물론 모든 일에 있어서 예외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5년, 10년 후에도 빠진 몸무게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비만수술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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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2 슬리브. |
그리고 밴드는 쉽고 편해 보여 환자들이 종종 원하지만, 후유증과 실패율이 높아 그렇게 권장할 만한 방식이 아니다.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 실정에 가장 적합한 수술은 첫 번째인 슬리브로 생각된다.
슬리브에서 위를 절제하는 정도는 의사마다 다른데, 잘라낸 후에 직경 25~35mm 정도인 튜브 형태의 위가 남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수술 전 개개인의 위 사이즈에 상관없이 프렌치 부지(French Bougie)라고 하는 튜브를 사용하여 슬리브의 크기를 결정한다. 위가 긴 옷소매처럼 생겼다고 하여 슬리브(sleeve)라는 이름을 붙인 수술이다.
다시 위가 늘어나지는 않을까?
슬리브가 효과적인 이유는 위의 사이즈가 줄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위에서 식욕을 증진시키는 호르몬과 소화효소가 분비되는 부분을 제거하였기 때문에 체중감량 효과가 오고 입맛이 바뀐다고 한다. 그 부위를 제거하기 위해서 가로방향이 아닌 세로방향으로 위를 절제하는 것이다. 또한 절제하고 남아 있는 위 부위에서 나오는 호르몬과 효소 때문에도 살이 빠진다. 때문에 위를 전부 다 제거하면 살이 빠지는 효과가 슬리브만큼 좋지 않다.
이러한 생리학적 효과로 인해 수술 후 위가 조금은 다시 늘어날 수도 있지만 수술 전의 위로 돌아가지는 않는다고 보면 된다. 식사량도 수술 후 12~18개월 경에는 약간 증가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수술 전만큼 위가 커져서 수술 전만큼 먹게 되는 것은 아니다.
비만수술은 복강경으로 이루어지는 가장 안전한 수술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래도 수술인 만큼 후유증이 없지는 않다. 슬리브 환자 100명 중 2명 가량은 위 절제면에 작은 구멍이 나는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위내시경과 항생제로 치료가 되지만, 그래도 안 되는 경우에는 재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후유증은 대부분 수술 후 3~4개월 이내에 발생하여, 이 시기를 잘 넘기면 안전하다고 본다. 또 한 가지 후유증은 절제된 위가 너무 좁아서 음식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역시 흔하진 않지만,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면 영양실조에 빠질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여느 수술과 마찬가지로 몸이 회복하는 시간 동안에는 영양불균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몸조리를 잘하여 회복하여야 한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 담당의사와 잘 상의하여 몸을 관리하여야 한다. 또한 영양불균형을 막고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담당의사와 영양사가 지시하는 대로 수술 후 조심해야 할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이 수술은 한국에서도 받을 수 있다. 비만수술을 하는 의사가 많진 않지만 비만수술 전문병원도 한국에 있다. 그리고 외국에서도 한국으로 수술을 받으러 온다. 이 수술은 성형외과의가 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외과의 중 복강경전문의들이 하는 수술이다. 수술 자체는 간단하다고 하지만 의사의 노련함과 실력이 매우 중요한 수술이다. 병원을 찾을 때는 가능한 한 비만수술에 경험이 많은 의사가 좋고, 영양사가 있어 수술 후 관리가 잘되는 병원이 좋다.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병원마다 다르지만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슬리브 시술비용은 미화 1만4000달러에서 1만9000달러 사이이다. 보험이 적용될 경우에 환자 부담금은 1000달러에서 3000달러 사이가 된다. 미국사람들이 일주일에 다이어트에 소모하는 비용이 평균 85달러라고 하니, 일 년이면 4400달러가량이다. 그래서인지 적은 돈이 아니지만 평생에 한 번이라고 생각하고 보험이 없는 사람들도 사비로 비만수술을 받는다. 한국에서는 아직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수술이다. 때문에 해당 병원에 직접 문의해야겠지만 대략 600만원에서 1000만원 사이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미국 어른 3명 중 2명은 과체중이고, 3명 중 1명은 비만이라고 한다. 2004년에 다이어트로 미국인이 소모한 비용만 46억 달러라고 하는데 온갖 다이어트로 살 빼는 데 성공한 사람들의 97%가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소아비만 인구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010년에 미국 소아청소년 3명 중 1명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었다고 한다. 이를 심각하게 여긴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비만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학교에서 탄산음료를 없애는 방안을 시행하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청소년들도 비만수술을 받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음식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고 거듭 경고하지만,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 뿐 미국의 비만문제는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만한 사람들은 정상 몸무게인 사람들보다 암, 당뇨, 심근경색, 뇌경색 등의 발병률이 월등히 높다. 또한 비만한 어린이들을 조사해 본 결과 동맥경화가 어린이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비만은 더이상 운동을 안 해서 그렇지, 음식 조절이 안 되어서 그렇지라고 손가락질하여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비만한 이들은 운동해서 살 빼려고 하다가 관절이 상하고, 관절이 상하면 많이 못 움직이니 다시 살찌는 게 반복되기도 하고, 다이어트로 살 빼려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더 많이 먹게 되기도 한다.
아직 한 번도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으로 살 빼려고 노력해 본 적이 없다면 먼저 해 보아야 한다. 개인마다 살이 잘 빠지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식이요법과 운동은 항상 제일 먼저 시도되어야 한다. 미국에서도 비만수술을 받으려면 6개월 이상 식이요법과 운동을 먼저 하도록 보험회사에서 요구한다. 하지만 여러 번 해 보았는데도 실패로 돌아갔다면 비만수술을 생각해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살이 빠지고, 빠진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때문에 계속 실패로 돌아가는 식이요법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비만한 상태로 몇 년을 더 보내는 것보다는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낫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권유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