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勝俊의 中國 바로보기] 중국에선 하루 300건씩 집단시위가 벌어진다 : 월간조선

중국에서 한 해 10만 건이 넘는 집단시위가 발생하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10만 건이라면 하루 300건 꼴이다. 중국 대륙이 아무리 넓다지만 하루 300건 꼴로 집단시위가 1년 내내 전국에서 벌어지고도 중국이라는 나라가 유지될 수 있는 걸까.

그러나 사실이다. 지난해 9월에 발행된 중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신원저우칸(新聞週刊)>은 ‘유관 부문의 통계에 따르면 1993년 8700건 발생한 사회 群體(군체)사건은 2005년에는 8만7000건, 2006년에는 9만 건을 넘어서서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고 보도했다.

‘군체사건’이란 집단시위를 가리키는 중국 매체들의 표현이다. 성균관대 정외과 李熙玉(이희옥) 교수는 최근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 집단시위가 지난해 12만건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있다’고 전했다.

아직도 헌법상 ‘중국공산당이 領導(영도·lead)하는’ 非(비)민주적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군체사건 통계수치 같은 것이 공개될 리는 없다. <신원저우칸>이 인용한 수치는 공안국 같은 데서 공안대책 마련을 위해 조사한 수치일 가능성이 있다.

충칭市, 경찰이 장갑차로 순찰 돌기도

중국에서 한 해에 10만 건이 넘는 집단시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렇다 하더라도, 중국의 지방도시에서는 집단 시위나 군중들의 경찰에 대한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경찰이 장갑차로 순찰을 도는 일까지 벌어졌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 또한 사실이다. 단일 도시 인구가 3000만을 넘는 충칭(重慶)시에서는 2년 전인 2007년 4월부터 경찰들이 장갑차를 동원해서 순찰을 돈 일이 있다. 당시 중국의 半(반)관영 매체인 <중궈신원(中國新聞)>이 전한 광경을 보자.

“충칭시의 경찰들이 두 대의 장갑차를 동원해서 거리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네거리로 몰려나와 장갑차가 순찰을 돌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충칭시 特警(특경)총대 대장은 “대당 가격이 100만 위안(元·약 2억원)이 넘는 장갑차로 순찰을 도는 것은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를) 선진화하고 고급화한 것”이라며 “장갑차 순찰은 범죄인들에게는 두려움을 안겨줄 것이고, 시민들에게는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충칭 경찰의 장갑차 순찰은 오래 가지는 못했다. 4월 4일 등장했던 장갑차 순찰은 “여기가 바그다드냐, 중국이냐”는 등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의 십자포화를 맞고 4월 11일 자취를 감추었다.

경찰들이 집단시위에 장갑차를 동원해서 순찰을 돈 것은 또 그렇다고 치자. 놀라운 일은 중국의 조직폭력배들이 장갑차로 무장하고 실탄이 든 총기로 중무장을 한 채 거리를 횡행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1일 허베이(河北)성 고급법원은 양수콴(楊輸寬)과 리파린(李發林)이라는 조폭 두목이 이끄는 조직폭력배 68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해서 최고 유기징역 20년을 선고했는데, 이들의 죄목 가운데에는 ‘각종 총기 38정 소지, 경찰용 최루탄 12발 소지, 실탄 1만여 발, 군용차량 4대를 동원해서 인민들의 재산 8억 위안(약 160억원)을 갈취한 혐의’가 포함됐다.

이들은 돈을 뜯으러 가면서 상대방을 협박하고 조직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군용 장갑차를 끌고 탕산(唐山)시내를 질주해 시민들을 기겁하게 만들었다. 양수콴이라는 조폭 두목은 탕산시의 정협(인민정치협상회의)위원 겸 재벌그룹 회장직까지 겸하고 있어 중국 인민들을 놀라게 했다.

따짜창사오 사건

지난해 6월 주민들의 폭동으로 구이저우성 웡안시 공안국 청사가 불에 탔다.

중국에서 벌어지는 그런 놀라운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떠오르는 글귀가 荀子(순자) ‘王制(왕제)’ 편에 나오는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어 가라앉힐 수도 있다(水則載舟水則覆舟)’는 구절이다. ‘傳(전)에 이르기를, 군주는 배와 같고, 백성들은 물과 같으니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배를 뒤집어 가라앉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들의 집단시위가 더 규모가 커지고, 횟수도 잦아지고, 폭력과 부패의 양상이 심해지면, 배를 띄우고 있는 물이 출렁여서 배가 전복되지 말란 법이 없는 것이다.

지난해 발생한 집단시위 가운데 중국 지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것은 구이저우(貴州)성 웡안(瓮安)현에서 발생한 ‘따짜창사오(때리고 깨고 약탈하고 불지르는)’ 사건이다.

따짜창사오란 시위대들이 정부 청사와 공안국 경찰 파출소 등에 난입해서 경찰에 폭행을 가하고, 유리를 깨고, 집기를 파손하고, 불을 지르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지난해 3월에 발생한 티베트 라싸 시민들의 집단시위도 중국 매체들은 ‘따짜창사오 사건’이라고 묘사했다.

웡안현의 따짜창사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6월 22일 리수펀(李樹芬)이라는 17세의 여중 2학년생이 마을 호수에서 溺死(익사)한 시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날 오후 8시 시체를 부검한 현 공안국 소속의 法醫(법의)는 리수펀의 사인을 익사라고 결론 짓고 유족들에게 통보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부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리수펀은 물에 빠져 익사한 것이 아니라 함께 있던 남자 친구가 강간 살해한 것이 분명하며, 현 공안당국은 파출소장의 친척인 강간범을 보호하기 위해 리수펀의 사인을 익사로 몰았다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현 공안경찰의 수사 결과 가운데 ‘푸워청(俯臥撑·팔굽혀펴기)’이란 말이 웡안현 주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죽은 리수펀은 죽기 직전 남자친구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목격됐는데, 경찰의 수사결과는 ‘남자친구가 팔굽혀펴기를 하는 동안 물에 빠져 익사했다’는 것이었다.

푸워청이란 말은 웡안현 주민들뿐만 아니라 전국의 네티즌도 분노하게 만들었다. 와중에 ‘현 당위원회 서기의 딸이 사건에 개입돼 있다’느니, ‘리수펀의 삼촌이 경찰에 폭행을 당해 숨졌다’느니, 하는 소문들이 나돌았다.

리수펀의 가족들은 세 차례에 걸친 부검 결과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침내 6월 28일 웡안현 주민 2만여 명이 웡안현 정부 청사와 현 공안국 청사로 몰려가 따짜창사오라는, 폭동과 비슷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현 주민들은 현 청사와 현 공안국 파출소에 불을 지르고, 차량 54대를 불태웠고, 경찰과 충돌과정에서 주민 150여 명이 다쳤다.

당황한 중국 지도부의 밀어붙이기

중국 매체들이 ‘6·28 사건’이라고 이름 붙인 웡안현 주민 집단시위 사건은 8월 8일 개막 예정이던 베이징(北京)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벌어져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 집단 거주하는 중국 지도자들의 속을 태웠다.

그해 2월에 빚어진 중국 남부지방의 폭설 피해와 3월에 벌어진 티베트 라싸의 따짜창사오 사건, 5월에 쓰촨(四川)성을 뒤흔든 지진에 이어 웡안현 사건이 터져 중국 지도부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2월의 사건이야 이상기후로 빚어진 것이고, 라싸 사태는 소수민족 문제이고, 5월의 지진 역시 자연재해지만 웡안현 주민들의 집단폭동 사건은 중국의 권력이라는 배를 띄우고 있는 물에 해당하는 인민들이라는 물이 출렁거린 사건이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는 더욱 긴장했다.

더구나 이 사건은 ‘권력자의 친척인 남자친구가 팔굽혀펴기를 하는 동안 물에 빠져 숨졌다’는 말도 안되는 수사발표 때문에 중국 지도층 불신 사건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웡안현사건은 ‘잘못 처리하면 베이징 올림픽은 물론 정권이 위험해질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중국 지도부가 밀어붙이기 식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현 공안국은 리수펀의 사인은 익사가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신을 화장토록 하고, 웡안현 인민법원은 7월 14일 때리고 깨고 약탈하고 불 지른 주동자 59명 가운데 6명에게 유죄판결을 내리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처벌을 최소화한 것은 강도 높은 처벌을 할 경우 아무래도 현 주민들의 반발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맹아촌에서 일어난 7·19 사건

지난해 11월 광둥성 둥관에서 실직자들이 공안 차량을 공격하고 있다.

웡안사건 다음으로 중국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든 군체사건은 지난해 7월 19일 윈난(雲南)성 멍롄(孟連)에서 벌어졌다. 이날 새벽 4시 175명의 멍롄현 경찰이 현 소재지를 출발해 40㎞ 떨어진 시골마을로 출동했다. 이들 경찰은 해뜰 무렵 시골마을을 포위한 채 5명의 범죄 혐의자를 체포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이때부터 피를 부르는 전쟁상태에 돌입할 줄을 경찰들은 몰랐다. 오전 8시 맹아촌이라는 이름의 이 시골마을 사람 수백 명이 칼과 곡괭이, 철봉, 목봉, 활 등으로 ‘무장’하고 마을로 들어와 ‘법 집행’을 하던 58명의 경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신속히 네 겹의 방어대형을 형성하고, 확성기로 주민들을 저지하려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마을 중앙도로와 마을주변 산기슭의 지형을 활용해서 경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 2명이 사망하고 경찰 여러 명이 다쳤다. 마을 주민들은 돌과 벽돌을 던지고 활을 쏴댔다. 경찰은 공포탄을 쏘고 최루탄으로 촌민들의 공격을 저지하고 해산을 시도했다. 촌민들과 경찰들의 ‘전투’는 무려 11시간 동안 계속됐고, ‘전황’은 마을 주민 사망 2명, 17명 부상, 경찰은 44명 부상, 차량 9대 파손과 무기 102건 분실이었다.

7·19 사건은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와 저우융캉(周永康) 공안담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중국공산당 지도부에 보고돼 그들을 놀라게 했다. 즉각 조사팀을 구성해서 윈난성 멍롄현으로 파견했다.

이들의 조사 결과, 촌민들의 불만은 “여러 차례 마을의 관심사에 대해 현 정부 당국에 건의를 했는데 현 간부들이 코빼기도 안 보이면서 거들떠 보지도 않아 불만이 가득한 터에 경찰들이 와서 마을 사람을 잡아가려 하니 흥분했다”는 것이었다. 현지 조사팀의 보고에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인민들이 경찰과 충돌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는 격렬한 공격행동을 보인 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

권력에 대한 불신이 커져 주민들이 지방정부 청사와 공안국 청사로 몰려가 때리고 깨고 부수고 불지른 사건은 지난 3월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성 둥팡(東方)시 간청진(感城鎭)에서도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사소한 것이었지만 주민들은 鎭(진) 정부 청사와 공무 차량에 불을 지르고, 진 정부 문서고를 불태웠다.

진 정부 청사 건너편의 공안 파출소도 불타고, 경찰 차량 한 대와 모터 사이클 10대가 불탔다. 사건의 발단은 간청진의 서로 다른 마을에 사는 두 명의 중학생이 서로 몸싸움을 벌인 끝에 한 학생이 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얻어맞았다.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맞은 중학생이 사는 마을 사람들이 진 정부로 몰려가 항의하던 도중 밤이 되고, 몰려든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폭력과 방화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정부 청사와 공안 파출소가 불에 타고, 유리가 깨지고, 공무 차량과 컴퓨터·집기 등이 소실되고 많은 사람이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로 번졌다.

술래잡기 사건

비슷한 사건은 작년 7월 5일 산시(陝西)성 푸구(府谷)현에서도 벌어졌다. 경찰의 검문 검색을 피해 부근의 강물로 뛰어들었다가 숨진 농민의 屍身(시신)을 놓고 경찰과 주민이 충돌했다.

일주일 쯤 뒤 저장(浙江)성 위환(玉環)현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는데, 이 경우는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경찰이 외지인을 구타하자 역시 외지인 신분인 ‘따궁(打工·잡역 노동자)’ 1000여 명이 파출소로 몰려가 깨고 부수고 약탈하고 불지르는 사건을 벌인 것이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이전에는 절대적이던 국가권력에 대한 도전을 서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중국 교도소에서 상습적으로 벌어지던 이른바 ‘둬마오마오( 猫猫·술래잡기)’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한 인민들의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 2월 8일 윈난성의 한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20대 청년이 머리를 다쳐 치료를 받던 중 나흘 뒤에 숨졌는데, 공안당국이 “감옥에서 술래잡기를 하다가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가 “말도 안된다”고 네티즌들이 흥분하고 있는 것이다. 2월 16일 결혼 예정이던 이 청년은 결혼을 불과 보름 앞두고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나무를 벤 혐의로 붙들려 교도소에 갔다가 두개골 손상으로 사망했는데 당국의 발표가 “술래잡기를 하다가 사망했다”니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아무 것도 없는 감방에서 무슨 술래잡기를 하고, 술래잡기를 하면 감방 어디에 숨느냐”면서 기막혀 하고 있는 것이다.

석자 두께의 얼음은 하루 추위로 언 것 아냐

중국 대륙 곳곳에서 공산당과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는 집단폭력과 시위 방화가 잦아들지 않자 지난 2월 19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군체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행정당국에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유도하는 장문의 논평을 대륙 전역에 타전했다. 이 논평에는 케이스 스터디도 포함돼 있었다. 중국 지도부의 고민이 그대로 반영돼 있는 신화통신의 논평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지난 2008년은 군체사건이 多發(다발)한 1년이었다. 6월 구이저우에서 발생한 웡안 사건, 7월 윈난의 자오눙(膠農) 사건, 11월 충칭의 택시운전사 사건, 간쑤(甘肅)성 룽난( 南) 사건은 모두 격렬한 충돌을 빚었다.

대항과 파괴는 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극단적으로 충돌하는 군체사건은 풀뿌리 당조직과 행정조직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군체사건이 다발하는 것을 정부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모두가 아는 것처럼 서로 다른 사고는 서로 다른 행위를 낳고, 서로 다른 행위는 서로 다른 결과를 낳는다. 군체사건을 공평하면서도 適時(적시)에, 그리고 관용의 자세로 처리하는 것과, 고정된 사고로 거칠게, 그리고 적시에 처리하지 못하면 결과는 모순의 격화와 비극의 생산으로 끝을 맺을 것이다. 우리는 이 군체사건에 대해 새로운 사고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신화통신의 논평이 내린 첫 번째 처방은 ‘군중들의 이익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얼음이 석 자 길이로 어는 것은 하루 추위로 되는 것이 아니다. 군체 사건들은 돌연 폭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년간 모순이 축적된 결과 폭발하는 것이다. 비록 도화선은 다를지 모르지만 심층 원인은 대체로 비슷하다.

군중들의 요구를 장기간 해결해주지 않고, 극소수 지도층들이 군중들의 감정을 냉담하게 무시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다. 당과 군중들의 관계가 긴장상태에 있으면, 어떤 조그만 사건이라도 민중들의 감정 폭발로 이어질 수 있고, 과격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이미 발생한 군체사건들이 우리에게 주는 심각한 교훈은 행정조직들이 군중들의 이익에 대해 절대 눈감지 말고,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며, 각종 소원수리 창구를 활짝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백성들의 각종 희망과, 그런 희망을 전달하는 언론을 마치 계곡이 막혀 생긴 堰塞湖(언색호)에 가두어 둔다면 언젠가는 그 언색호의 모순이 폭발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윈난성 푸얼(普 )시 양진쿤(楊錦昆) 부시장이 해당 지역의 군체사건에 대한 보고를 하면서 한 말, ‘간부들이 군중들을 떠나 높은 데 앉아 군중들의 이익을 거들떠 보지 않고 군중들로부터 점점 멀어져 있었다’라는 말을 잊지 말도록 하자.”

정보공개와 루머의 방지

작년 3월 티베트 종디안에 배치된 중국군. 중국에서는 티베트의 독립요구 시위도 ‘따짜창사오 사건’으로 간주한다.

신화통신의 충고는 ‘대화와 소통으로 모순을 해소하자’는 것과 ‘군체사건을 이성적으로 객관적으로 보자’는 것으로 이어지고, ‘정보 공개와 루머의 방지’가 군체사건 재발 방지에 중요한 대목임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일부 지방 지도간부들의 문제는 ‘두려워하고, 깔아뭉개고, 거스르는’ 것이다. 작은 일을 보고하지 않다 보면 나중에 큰 일도 보고하지 않게 된다. 할 수 없이 보고하는 지경에 이르면 사태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일 경우가 많다. 모순이 싹트는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웡안사건 때도 그랬고, 윈난 멍롄(孟連)사건 때도 그랬고, 간쑤성 룽난사건 때도 그랬다.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루머가 자라나게 된다. 진상이 불투명해지면 군중들은 모이게 된다. 그러면 군체사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 관원들이 공신력을 잃으면, 뉴스 미디어들의 소리도 믿을 수 없게 된다.

사회가 공신력을 잃고, 정부 기관들이 신용을 잃으면, 민중들은 진상을 알 수 없게 되고, 진상을 알 수 없게 되면 군중들은 쉽게 분노하게 된다. 그러면 감정적으로, 과격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의 군체사건들은 대체로 정부의 정보공개가 늦어져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08년 11월 3일 오전 7시에 발생한 군체사건 때 충칭시 정부는 당일 오후 4시30분에 매체들을 초청해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사건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즉각 정보공개조치를 취했다. 충칭시 정부는 잇달아 세 차례나 기자회견을 열었고,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위원회 서기는 시민대표들과 현지 TV, 라디오 방송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공개토론을 했다.

윈난 멍롄사건 발생 때 리지헝(李紀恒) 당위원회 부서기는 현장에서 지휘를 한 뒤에 ‘루머는 진상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책임 있는 행정조직이라면 대중을 기만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말을 했다.”

신화통신의 논평과 처방은 거의 열린 사회의 언론들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의 현실은 베이징이나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충칭(重慶)시 등 직할시 수준이라면 몰라도, 대부분의 지방도시 행정 간부나 당위원회 간부들이 신화통신의 이런 선진적 처방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돼 있는 수준이다.

열린 사회의 행정조직이 내리는 결론을 받아들이기는커녕 탕산시의 정협위원이 재벌회장을 겸하고, 그 사람이 조폭 두목으로 군 장갑차와 총기를 소지하고 인민들의 돈을 갈취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군체사건은 여전히 올해도 발생건수가 늘어날 전망이며, 물이 배를 전복시키듯 중국의 현 권력을 위협하는 최대의 사회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쟁시스템 도입에 따라 더욱 격렬해져

더구나 작년 10월부터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금융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2억3000만명이 넘는 농민공들의 10%에 해당하는 실직자들이 양산된 환경은 군체사건의 위력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전망이다.

동시에 오는 8월에 대학을 졸업하는 (중국은 9월 학기제) 700만명의 대졸자들 가운데 많은 부분이 취업을 못하게 될 전망인 점을 더하면, 앞으로 중국 사회에서 군체사건이 더욱 격렬한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8% 이상이라야 대졸자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군체사건은 최근 들어 경제적 이익에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의 치열한 경쟁시스템 때문에 더욱 격렬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충칭시의 경우 택시운전사들의 파업이 정부기관에 대한 따짜창사오 사건으로 발전한 경우이고, 인민들 간의 이익 충돌이 걸핏하면 정부나 공안기관에 대한 ‘깨고 부수고 약탈하고 불지르는’ 사건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군체사건 통계는 지난 1994년 연간 1만건 정도였다가 2003년까지 10년 사이에 6만건으로 늘었다는 중국 법원 당국의 통계가 있고, 참여 인원도 73만명에서 307만여 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물론 통계가 그런 정도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봐야 하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발표되지 않고 넘어가는 군체사건도 허다할 것이고, 그렇게 본다면 현재 중국 사회는 물이 배를 띄운 1949년의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에서 60년이 흐르는 동안 물이 배를 뒤집을 기세는 아닌지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올해 초 발행된 중국공산당의 관영 시사주간 <랴오왕(遼望)>은 각급 중국공산당 간부들이 인민들의 요구 사항에 대해 “피해 가지도 말고, 숨지도 말며, 가로막지도 말고,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노력하라”고 촉구하면서도 “2009년은 군체사건의 발생률이 높아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