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孔柄淏 경제 時論] 前 정권 10년의 정신적 해악 심대<br>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책을 읽히자! : 월간조선

『2004년 당시 육군사관학교 假(가)입교생 205여 명에게 「우리의 主敵(주적)이 누구인가?」라고 물었더니 34%가 미국을 꼽았다. 반면에 북한을 꼽은 입교생은 33%였다. 깜짝 놀라 이유를 물었더니 「全敎組(전교조) 교사들에게서 그렇게 배웠다」고 답했다』

한국국방연구원장으로 있는 金忠培(김충배) 前陸士 교장이 털어놓은 이야기이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볼 때, 한국 사회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칭하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한다.

하지만 우리가 지난 10년을 두고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얘기할 때에는 단순히 경제성장률만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2004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우리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나라」를 묻는 질문에 「미국」을 꼽은 사람이 39%나 되었다. 반면에 「북한」이라고 답한 사람은 33%에 지나지 않았다.

2005년 16~25세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 갤럽조사에서 「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하면 북한을 돕겠다」는 데 동의한 응답이 65%나 된다.

2006년 사법시험 2차 합격자 면담에서 「우리의 主敵은 미국이다」, 「북한의 核(핵)은 우리 안보에 위험이 아니다」, 「北(북)의 南侵(남침) 가능성이 없으니 남한 군대는 필요 없다」와 같은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 면접에 참가한 한 심사위원은 『응시생의 80% 정도가 국가관이 뚜렷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강한 상식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이런 답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한탄이 절로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사회의 실상이다.

지난 10년 동안 집권했던 정권들이 행한 일들 중 가장 한탄스럽고 슬픈 일 가운데 하나가 이처럼 왜곡된 생각을 주입한 일이다.

지난 10년 동안 공영방송의 특집 프로그램에서 의도적으로 혹은 교묘하게 왜곡된 역사관이나 세계관을 가르치는 것을 보았다. 우리가 지탱하고 있는 이 체제에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내용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챙겨 볼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 물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지는 충분히 예상했다. 앞에서 든 사례들은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학교 교실에서 어떤 교육이 행해졌는지 여실히 보여 준다.

세상을 바라보는 窓

금성출판사刊「한국근현대사교과서」에 실린 만평. 우루과이라운드와 세계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 주고 있다.

인간은 사실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假說(가설)을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혹자는 이를 두고 「비전」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이를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 혹은 窓(창)」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하나는 「세계관」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관」이다. 이 두 가지를 통해서 우리는 사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구성된 세계」로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안경」 자체가 잘못된다면 현실과 동떨어진 엉뚱하게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세계관과 역사관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고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後天的(후천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가진 세계관과 역사관, 학교교육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되는 것이다.

올바른 세계관과 역사관을 가진 부모가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부모가 그런 것들을 자식에게 교육할 정도로 탄탄한 토대를 구축하고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정규 교과 과정을 통해서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현행 사회 교과서나 역사 교과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면밀히 따져 보자.

새 정부가 할 일이 많겠지만, 지난 10년 동안 前 정권들이 뿌려 놓은 정신적 害惡(해악)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 사회는 物的(물적) 인프라에 의해서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세계관과 역사관이라는 知的(지적) 인프라에 의해서 지탱된다.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가진 사람들,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 자신이 책임지기보다는 사회에 책임을 돌리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 나오는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잘못된 세계관과 역사관이다.

이런 잘못된 세계관·역사관은 개인에게 가난이나 실패를 가져다 줄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는 시대정신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잘못된 시대정신은 엉뚱한 정치세력의 집권을 도울 수 있고, 이들이 주도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共同體(공동체)를 이끌 수 있다. 이는 공동체 전체가 가난의 길로 달려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선현장에서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일부 경제단체나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제·역사 代案(대안) 교과서 만들기는 중요하다. 그런 교과서들이 代案 교과서가 아니라 主流(주류) 교과서로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

軍부대에 좋은 책을 보내자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들 -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대한민국 이야기」, 「대한민국 歷史의 岐路에 서다」,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필자는 젊은이들이 軍(군)복무하는 동안 접하는 책들이 그들의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제한된 자원을 갖고 있는 軍에서 어떤 기준으로 책을 비치하는지는 잘 모른다.

필자는 軍에서 필자의 책을 읽은 군인들의 생생한 반응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좀더 많은 젊은이들이 軍복무 기간 자신의 생각을 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개인으로 보나 국가 전체로 보나 바람직한 일이다. 젊은이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들이 지속적으로 軍에 공급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아야 한다.

엉뚱한 세계관과 역사관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몇 해 전, 필자는 「한국, 번영의 길」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불행히도 우리 사회에는 公的(공적) 교육을 통해 올바른 세계관을 배울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정해진 교육 과정을 거치는 동안 엉뚱한 세계관으로 채색되어 사회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디폴트」 상태의 세계관을 갖고 출발한다. 게다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대중매체들은 군중심리와 원시 본능을 조장하며 젊은이들의 판단을 흐려놓는다.

나는 그런 현상들이 앞으로 한국의 정치 지향과 개인적인 성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만일 여러분이 「디폴트」 상태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거나, 성공하고 싶은 강한 상승의지를 가지고 사회생활을 해나가고 있다면, 먼저 올바른 세계관에 시간과 비용을 좀 더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것은 정말 대단한 투자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결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심적 상태는 자립자존과 기업가정신이 될 것이다. 이 같은 투자는 자신을 성공으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을 승리로, 그리고 공동체를 번영의 길로 이끌어갈 것이다>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책들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들 1 - 「지식인의 두 얼굴」, 「모던 타임스」, 「유대인의 역사」, 「2천년 동안의 정신」.

이름 있는 대학이나 단체들은 저마다 필독서 목록을 제시한다. 누군가 「젊은이들과 일반인들이 건강한 세계관과 역사관을 만들어 내는 데 필요한 필독서 목록을 제시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시중의 교양 독서 목록과 달리 장르별로 몇 권의 책을 선정해서 제시하고 싶다.

이런 목록들을 두고 편향된 시각을 가졌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물론 있을 것이다. 사람의 생각이 행동을 낳고, 그 행동이 한 인간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건강한 생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책의 목록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책들은 젊은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올바른 역사관의 형성은 지식인들이 가지는 名目的(명목적)인 권위를 깨는 작업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교양독서 목록에 인간의 정신세계에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저작들이 들어 있는 경우를 본다.

이런 책들은 「古典(고전)」이라는 이름으로 책 자체가 聖域化(성역화)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인간의 활동과 속성이 법칙이나 구조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마르크스주의나 그 亞流(아류)인 구조주의자들의 저서들은 가능한 한 읽지 않는다. 언어학의 「노암 촘스키」, 심리학의 「자크 라캉」, 인류문화학의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등의 저서들이 그런 책들에 속한다.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들 2 - 「영국사」, 「중간은 없다」, 「상업문화예찬」, 「피터 드러커 자서전」.

古典을 맹신할 필요는 없다

영국의 역사학자 폴 존슨의 책들은 올바른 역사관에 도움을 준다. 지식인의 二重性(이중성)을 다룬 「지식인의 두 얼굴」은 「古典」으로 일컬어지는 책들을 盲信(맹신)할 필요가 없음을 가르쳐 준다. 그의 대표작 「모던 타임스」(1, 2권)는 20세기 역사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의 「유대인의 역사」(1, 2권)와 「2천 년 동안의 정신」(1, 2, 3권)은 유대인에 대한 편향되지 않은 시각과 기독교의 성장사를 중심으로 서양 역사에 대한 관점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박지향 서울大 사학과 교수가 쓴 「영국사」, 「중간은 없다」는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예술의 상업화를 다룬 타일러 코웬의 「상업문화예찬」은 예술의 상품화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말끔히 씻어 줄 수 있는 작품이다. 저자와 다양한 인물들의 만남을 소개하고 있는 「피터 드러커 자서전」은 역사를 보는 시각에 도움을 준다.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 책으로는 李榮薰(이영훈) 서울大 교수의 「대한민국 이야기」, 李榮薰 교수와 安秉直(안병직) 서울大 명예교수의 대담집인 「대한민국, 歷史의 岐路에 서다」를 꼽을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를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은 이들에게는 「해방전후사의 재인식」(1, 2권)을 추천한다. 「한국현대사 이해」도 좋은 책이다. 최근 나온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는 고교생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들 1 - 「경제적 자유의 회복」, 「진화적 풍경」, 「조심스러운 낙관」.

「건강한 생각」이 자리 잡도록 투자하라

「세계관은 어떻게 나누어지고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을 가진 독자에게는 토머스 소웰의 「비전의 충돌」을 권하고 싶다.

소설가 복거일씨의 「경제적 자유의 회복」, 「진화적 풍경」,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 「조심스러운 낙관」 등은 경제학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몸담고 있는 체제와 그 작동원리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좀더 높은 수준의 책을 원한다면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의 「치명적 자만」, 루드비히 폰 미제스의 「자본주의 정신과 反자본주의 심리」 등을 추천한다. 윌리엄 번스타인의 「富(부)의 탄생」, 에릭 바인하커의 「富의 기원」 등은 자본주의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역사관과 세계관의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들 2 - 「선택할 자유」, 「치명적 자만」, 「자본주의 정신과 반자본주의 심리」, 「부의 탄생」.

세상에서 정말 귀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생각의 힘」은 이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 사회가 좀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각이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뜻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사업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