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文國現의 대선 출마선언과 스톡옵션 : 월간조선

文國現(문국현·58) 前 유한킴벌리 사장이 자신에게 주어진 60여억원대의 「스톡옵션」(주식매수 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지는 2007년 8월20일의 다음날인 지난 8월21일 회사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한킴벌리 측은 다음날인 8월22일 이사회를 열어 文사장의 사임을 받아들였고, 8월23일 文前 사장의 퇴임을 공식 발표했다.

文國現씨는 회사 측이 사임을 공식 발표한 날(8월23일) 독자신당 창당을 통한 大選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文씨가 자신의 공식 大選 출마 선언 시점에 대해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8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 때문에 스톡옵션 행사를 위해 출마 시점을 늦춰 오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진대제씨의 경우 2003년 3월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입각하기 위해 삼성전자에서 받은 56억원 상당의 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했다.

陳前 장관이 삼성전자에서 받은 스톡옵션의 행사가능 시점은 2003년 3월9일이었다. 陳前 장관은 스톡옵션 행사 가능기준일(3월9일)을 불과 4일 앞둔 3월5일 회사 측에 스톡옵션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盧武鉉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그랬으면 진작 알려 주시지』라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文國現씨는 1974년 유한킴벌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전산실장과 기획조정실장, 사업본부장, 부사장 등 고속승진 코스를 거쳐 1995년 46세에 사장에 오른 뒤 12년간 회사경영을 책임져 왔다. 2003년부터는 유한킴벌리의 최대 지주회사인 「킴벌리클라크」의 北아시아 총괄사장을 겸임했다.

유한킴벌리 측에 따르면, 文國現씨가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은 60억원 규모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출마 선언 시기

최열 환경재단 대표.

文國現씨는 「출마 선언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시민단체 혹은 「대통합민주신당」 측의 요청에 대해 『출마를 하더라도, 그 시점은 8월 중순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文國現前 사장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해 온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지난 5월7일 『文사장이 아직 최종 결심을 한 단계는 아니지만, 늦어도 6월까지는 결심을 이끌어 내야 하며 주변에서 힘이 보태져야 한다』며 조기출마 선언을 강조했다.

이때도 文國現씨의 한 측근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大選에 참여할 계획이며, 8월 이전에 大選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신변정리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文씨는 「8월 이후」를 얘기해 왔다.

文씨는 지난 6월17일 金槿泰(김근태) 前 열린당 의장과 서울시내 모처에서 가진 만찬회동 자리에서 「8월 이후 출마 선언 가능」 의사를 밝혔다. 그는 「조속한 시일 내 경선 참여」를 요청하는 金槿泰前 의장의 주문에 『사업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8월 중순까지는 범여권이 추진 중인 국민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

文前 사장은 지난 6월24일 통합신당 千正培(천정배) 의원 부부와 천리포수목원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8월까지 시간을 달라』고 했다.

文國現씨의 정계 진출을 이끌어 온 것으로 알려진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지난 7월4일 『文國現 사장은 스톡옵션을 포기하면서 8월10일께 정치참여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며, 「스톡옵션」의 존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최열 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文사장은 60억원대의 스톡옵션을 포기하면서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는 결심을 굳힌 상태』라면서 『다음달(8월) 10일께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으며 이달 중순부터 한나라당 후보들의 공약과 교육문제 등 현안에 대한 목소리도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최열 대표는 文前 사장의 출마 결심이 스톡옵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文사장이 결단을 내리려 해도 株主(주주)나 외국과의 계약, 스톡옵션 등 정리할 문제가 있어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文前 사장은 지난 7월19일 서울시내 한 레스토랑에서 鄭東泳(정동영) 前 열린당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회사 일정 때문에 8월 하순 이전에는 현실정치에 뛰어드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文國現씨는 결국 지난 8월21일 사의를 표명했고, 다음날 유한킴벌리 측은 이사회를 열어 文前 사장의 사임서를 수리했다.

사임서 처리 다음날 大選 출마선언

文前 사장은 자신에 대한 사임서가 공식적으로 처리된 8월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文前 사장은 이 자리에서 『10월 말까지 신당을 창당, 독자적으로 이번 大選에 출마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文國現씨는 지난 8월29일 중앙선관委에 大選 예비후보 등록절차를 마쳤다. 지난 9월1일에는 千正培前 법무부 장관과 만나 大選까지 정책공조를 하기로 합의했고, 9월2일에는 자신의 지지조직인 「창조한국」 발족식을 가졌다.

月刊朝鮮은 文國現씨가 「大選 출마 시기를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한 이후로 미뤄 왔다」는 의혹에 대해 文國現씨 측의 입장을 들었다. 다음은 文前 사장 캠프의 高원 공보담당과의 대화다.

―文國現前 사장이 공식 출마 선언을 8월23일로 미룬 것은 스톡옵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가.

『스톡옵션을 포함한 文前 사장의 각종 재산문제에 대해 현재 정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정리가 다 끝나면 국민에게 발표할 방침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 부분에 대해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

―최열 대표는 『文前 사장의 스톡옵션이 60여억원대에 달한다』고 했다. 사실인가.

『文前 사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스톡옵션 규모가 60억원이니, 70억원이니 하는 말들이 있지만, 직접 언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다만, 文前 사장은 「스톡옵션에 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은 (최열 대표와 같이) 그렇게는 말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적은 있다』

―文前 사장이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의 규모는 정확하게 어느 정도인가.

『이미 행사를 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그 규모를 얘기할 수는 없다. 현재 스톡옵션을 포함해 文前 사장의 재산을 정리 중인데, 재산들이 모두 패키지로 묶여 있기 때문에 일부분만 가지고 말을 할 수는 없다. 이해해 달라』

―文前 사장의 스톡옵션 규모는 곧바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인데, 왜 지금 시점에서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인지.

『앞에서 언급했듯이, 스톡옵션 중에 행사를 한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기술적으로 아주 복잡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하게 계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톡옵션의 규모에 대해 文國現前 사장 본인은 알고 있을 것이 아닌가

『본인(文前 사장)도 잘 모를 것이다. 文前 사장은 평소에 사회기부를 많이 해왔다. 어쩌면 文前 사장은 「돈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적합할지 모르겠다. 조금만 기다려 주면, 재산상황을 정리해 공개하겠다』

CEO 文國現의 성적표

CEO로서 文國現의 성적은 어떨까.

文國現前 유한킴벌리 사장은 자신이 대표이사를 맡은 뒤, 회사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한다. 외형상으로 보면 그가 취임할 당시인 1995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8340억원을 기록하며,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 12년 동안 회사의 매출이 네 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財界(재계) 관계자들은 『유한킴벌리의 매출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국내에 진출한 다른 외국계 중소기업의 사정은 어떨까. 2000년과 2006년을 중심으로 비교해 보자.

네덜란드 회사인 「필립스 전자」는 이 기간 매출이 1918억원에서 6715억원으로 3.5배 신장했고, 한국IBM은 7315억원에서 1조332억원(1.4배)으로 늘어났다.

일본 회사인 「소니코리아」의 매출은 2349억원에서 8037억원(3.4배)으로, IT 기업인 「야후코리아」의 매출은 185억원에서 785억원(4.2배)으로 늘었다. 이에 반해, 유한킴벌리의 매출은 같은 기간 5769억원에서 8340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업종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유한킴벌리의 매출 증가세가 다른 기업과 비교할 때 폭발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財界의 한 관계자는 『유한킴벌리의 매출이 늘어난 데에는 IMF 외환위기를 전후해 「쌍용제지」, 「동일제지」, 「신무림제지」 등 종이업계가 몰락함에 따라 반사이익을 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유한킴벌리는 이렇다 할 경쟁사가 없는 상황이다.

과할 정도의 배당금 지급

文國現 사장이 株主들에게 제공한 주식배당과 관련해서도 말이 많다.

文사장이 이끄는 유한킴벌리는 미국의 「킴벌리클라크」가 전체의 70%, 「유한양행」이 30%를 보유하고 있다. 증시에 상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액주주는 물론 단 한 명도 없다.

文사장은 2000년부터 과할 정도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00년 한 해 동안 총 260억원을 배당했다. 한 주당 배당률은 무려 65%다. 2001년에 260억원(주당 배당률 43%), 2002년 350억원(주당 배당률 44%), 2003년 250억원(주당 배당률 28%)을 배당했다. 그는 2005년에 중간과 기말에 거쳐 각각 1660억원과 50억3800만원 등 2163억8000만원을 배당했고, 지난해에는 700억원을 배당했다.

財界의 한 관계자는 『유한킴벌리가 한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이었다면, 이런 高배당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文國現 사장이 사실상 외국 기업에 돈 벌어주는 데 앞장섰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경과 직원복지 우선시

文사장이 좋은 CEO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직원들의 복지후생에 관한 부분이다.

그는 『경영자는 직원들의 평생학습과 평생 再충전을 자신의 첫 번째 임무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환경과 직원복지를 우선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로만 놓고 보자면, 文사장이 특별히 직원복지에 힘을 기울였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유한킴벌리가 금감원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킴벌리는 복지후생비로 18억원을, 지난해 40억원을 썼다. 매년 2억5000만원씩을 더 쓴 셈이다. 전체 매출의 0.4% 정도를 직원복지에 투자했다.

필립스 전자는 2000년 매출의 0.5%(11억원)를 복지후생비로 썼고, 지난해에는 매출대비 0.5%(33억원)을 사용했다.

외국계 기업이었던 「휠라코리아」는 윤윤수 회장이 인수하기 전까지 매년 0.3~0.6%를 직원복지비로 사용했다. 2000~2002년에는 전체 매출의 0.62%(10억~12억원)을, 2003~2004년 사이에 0.3%(12억~13억원)를 직원 복지를 위해 내놨다.

文사장의 취임 후, 그룹의 순익은 지속적으로 늘었다. 1998년 274억원, 2000년 533억원, 2001년 652억원, 지난해에는 907억원을 기록했다. 이 시기동안 우리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회사의 순익이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한킴벌리의 지속적인 순익 신장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이 역시 文사장이 단순히 장사를 잘해서 벌어들인 수익이라고만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 시기에 유한킴벌리의 영업수익은 올랐지만, 영업외 수익을 벌어들인 금액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의 영업 외 수익은 2000년 51억원, 2002년 79억원, 2005년 147억원을 거쳐, 지난해 2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외 수익은 主영업이 아닌 행위로 수익을 창출한 것을 말하는데, 주로 기업의 이자 수입 등이다.●

▣ 유한킴벌리

1970년 3월 미국의 「킴벌리클라크」와 합작투자로 설립한 회사. 주식의 지분은 유한양행이 30%, 킴벌리클라크가 70%를 보유하고 있는 非상장 회사다. 주요 사업분야는 위생용품, 평판미용지, 두루마리 화장지를 생산, 국내 판매와 수출을 하고 있다. 납입자본금(2006년 말 기준)은 2000억원이다.

▣ 킴벌리클라그

1872년 설립된 세계적 제지생산 및 판매업체이며, 본사는 미국 텍사스州에 있다. 주요 사업은 화장지·휴지·종이타월·물티슈 등의 티슈용품과 종이기저귀, 여성 위생용품 및 의료용품을 생산하고 있다.
全세계 42개국 150여 지역에 지사 및 지점이 있으며, 종업원 수는 7만여 명이다.

▣ 스톡옵션 (stock option)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 수량의 自社 주식을 매입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임의대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한 것. 주식매입선택권 또는 주식매수선택권이라고 한다.
보통 액면가 또는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매입되며, 임직원들은 해당 기업의 경영 상태 양호로 주가가 상승할 시 주식을 매각, 상당한 차익금을 남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