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盧武鉉 경제」3년 8개월의 유산 : 월간조선

現 정권이 들어선 지 3년 반이 지났다. 이제 現 정권의 치적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 現 정권이 지금까지 이룬 것들, 남은 임기 안에 이룰 만한 것들이 상당히 또렷해졌다.

경제 분야에선 특히 그렇다. 경제는 다른 분야보다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외부의 영향을 덜 받아, 정책의 효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現 정권의 경제 운영에 대해선 모두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 『경제는 좋은데, 民生(민생)이 어렵다』고 自評(자평)한 盧武鉉(노무현) 대통령과 그를 보좌하는 관리들을 빼놓고는, 누구도 『지금 우리 경제가 건강하다』거나 『現 정권이 경제를 잘 운영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첫째, 모든 지표들이 우리 경제의 부진과 허약을 가리킨다. 불황은 점점 깊어졌고, 경제는 아주 느리게 성장하고, 투자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자본은 해외로 많이 빠져나가며, 높은 실업률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民生이 어렵다』는 盧대통령의 인정이 바로 경제의 어려움을 말해 준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한계적 일자리들에 종사하는 가난한 사람들, 공사장의 인부들, 회사의 임시직 사원들이 먼저 일자리를 잃는다. 경기가 되살아나면, 먼저 생기는 것이 바로 그런 한계적 일자리들이다. 그래서 民生이 경제적 건강의 가장 예민한 징후다.

匹夫匹婦(필부필부)가 「擊壤歌(격양가)」를 부르면, 천하는 태평한 법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경제」라는 말을 입에 담을 필요가 없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고, 우물 퍼서 마시고 밭을 갈아 먹으니,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日出而作日入而息鑿井而飮耕田而食帝力于我何有哉)」는 노래에 그런 사정이 잘 담겼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난한 사람들은 잘사는 사람들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수입이 줄어들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소비 계획을 바꿔서 적응한다. 잘사는 사람들은 이런 적응을 통해서 수입이 감소한 폭보다 훨씬 작은 폭으로 복지가 줄어들도록 한다. 해외관광을 국내관광으로 바꾸고, 名品(명품)들을 실용적 상품들로 바꾼다고 해서 한 사람의 복지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은 그렇게 할 여유가 없다. 원래 가난해서 필수품들만을 소비했으므로, 수입이 줄어들면 그 필수품들 가운데 덜 필수적인 것들을 골라 내서 억지로 줄여야 한다. 당연히 삶의 質(질)이 크게 나빠진다. 그래서 경제가 조금만 어려워져도, 가난한 사람들은 삶의 質에서 큰 위협을 받는다. 불황이 깊어지면 가난한 가정들이 많이 무너지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가난한 이들의 고달픈 삶에 무관심

『경제는 좋으나, 민생이 어렵다』는 얘기를 하는 정치 지도자는 자신이 경제에 대해서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울러 드러내는 것이다. 원래 盧대통령은 가난한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깊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그의 이력 어디에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마음이나 재산을 쓴 자취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잘사는 사람들에게 품게 되는 부러움과 미움을 부추겨서 정치적 자산을 쉽게 늘려 왔다. 그런 僞善(위선)의 결과가 이제 사람들 앞에 그대로 나타났다. 盧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했던 가난한 사람들이 이제는 깊이 미워하는 까닭이 바로 거기 있다.

둘째, 盧대통령 정권 3년 반 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부진했다. 처지가 비슷한 나라들보다 경제가 훨씬 느리게 성장했을 뿐 아니라, 세계 평균에도 못 미쳤다. 그래서 우리보다 뒤진 나라들이 우리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이런 추격은 특히 음산한 함의를 품었다. 우리는 빠르게 발전했지만 아직 앞선 나라들을 따라잡지 못했다. 「개인 소득 2만 달러」라는 구호가 나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이제는 「개인 소득 3만 달러」는 돼야 선진국에 합류할 수 있다.

우리는 아직 기술 수준이 낮다. 꾸준히 늘어나는 對日 무역赤字(적자)가 보여 주는 것처럼, 우리는 아직도 「우리 것」이라 부를 만한 기술을 많이 지니지 못했고, 원천적 또는 핵심적 기술들을 일본에 많이 의존한다. 반면에, 싼 임금과 中位(중위) 기술에 의존한 우리나라 상품들은 우리보다 늦게 산업화한 나라들의 좀더 싼 상품들에 밀린다.

자연히, 미국과 유럽의 시장에 우리 상품들이 차지하는 몫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우리나라는 선진국들과 후진국들 사이에 끼어 몰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아 왔다. 이제 그런 「호두까기 이론」이 점점 구체적인 현실이 되어 간다.

사유재산권에 대한 난폭한 공격

셋째, 경제를 떠받치는 사회 기구들이 크게 허물어졌다. 시민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사회 기구들이 경제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것은 이제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그런 사회 기구들의 핵심은 재산권이다. 재산권은 실은 경제 발전만이 아니라 정치적 자유까지 보장하는 기구여서, 개명된 사회들에선 그것을 보장하는 데 늘 마음을 쓴다.

정말로 불행하게도, 現 정권 아래서 재산권은 끊임없이 난폭한 공격에 시달렸다. 「세금 폭탄」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처럼, 시민들의 재산은 세금이라는 형태의 폭탄 공격에 많이 허물어졌다.

아무리 절차가 합법적이라도, 그렇게 가파르게 올린 세금은 우리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 과도한 徵稅(징세)는 국가 권력에 의한 시민들의 재산의 약탈에 다름 아니다. 그렇게 징발된 재산들은 대다수 시민들이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목적들에 쓰여 사회의 자원이 많이 낭비되었다.

재산권에 대한 공격은 나라 빚의 빠른 증가라는 모습으로 나왔다. 늘어난 나라 빚은 결국 늘어난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당장은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 없어서 저항이 적으나, 이것은 재산권에 대한 음산한 위협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재산권의 침해는 갖가지 규제의 모습으로 나온다. 우리 사회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 활동에 대한 非합리적 규제다. 이미 오래 전부터 기업에 대한 규제가 큰 害惡(해악)이고, 그것을 푸는 것이 옳다는 합의가 우리 사회에 존재했다. 그러나 現 정권 아래서 기업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심해져서 『외국 기업에 비해 오히려 차별을 당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반면에, 現 정권은 노동조합의 불법·폭력적인 행위들은 방관했다. 그런 방관은 기업 株主(주주)들의 재산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로 이어졌고, 그런 침해는 투자의 위축을 불렀다. 국내의 기업을 처분하고 그 돈으로 외국의 부동산을 구입하는 기업가들의 모습은 비록 극단적 사례이긴 하지만, 재산권의 침해가 불러오는 폐해의 모습을 잘 보여 준다.

다양한 형태의 재산권에 대한 침해는 우리 사회 기구들을 크게 弱化(약화)시켰다. 당연히, 우리 경제의 건강은 가장 근본적 수준에서 위협을 받는다.

단체주의의 위협

넷째, 좀더 근본적 수준에서 우리 사회의 구성 원리인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체제가 많이 훼손되었다. 金大中 정권이 들어선 뒤, 우리 사회질서에 이질적인 정도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적극적으로 허무는 이념과 관행들이 여러 방식들로 도입되었다. 그런 추세는 現 정권이 들어선 뒤 급격히 가속되었다.

특히 위협적인 것은 민족사회주의를 떠받치는 이념인 「단체주의」가 노동 분야의 공식 이념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단체주의는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모두 부정하는 이념이다. 그것은 가치의 귀속처가 국가라는 명제 아래 개인들을 국가가 철저하게 통제하는 체제를 지향한다.

지금 이론적으로는 「勞使政(노사정)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서 모든 노동자들에게 적용되는 원칙들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구성 원리를 본질적 수준에서 허문다.

우리 사회의 구성 원리가 그렇게 훼손되면서, 갖가지 병폐들이 나왔다. 경제 분야에서 나온 두드러진 병폐는 널리 퍼진 「反기업 정서」다. 이 현상은 우리 경제에 거의 치명적인 害毒(해독)으로 작용해 왔다. 우리는 反기업 정서가 본질적으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반감이라는 점을 새삼 인식해야 한다.

現 정권의 경제 운영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원래 盧武鉉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했던 가난한 사람들이 그를 버린 것이다. 그들의 離叛(이반) 없이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20% 아래로 떨어질 수 없다.

청년 실업 증가

청년 실업은 우리 사회의 앞날에 짙은 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졸업식을 마친 후 취업게시판을 살펴보는 대학 졸업생.

장기적 전망은 더욱 어둡다. 구성 원리에 이질적인 이념과 관행들이 도입되고 재산권에 대한 침해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장기적 전망이 밝을 수 없다.

경제 활동의 바탕인 사회 구성 원리와 사회 기구들이 흔들리니, 투자가 낮을 수밖에 없다. 투자가 낮으니 우리 경제의 활력은 빠르게 줄어든다. 게다가 좀더 나은 환경을 찾아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니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위에 북한의 군사적·이념적 위협이 짙은 그늘을 던진다.

우리 사회의 앞날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또 하나의 요인은 청년 실업의 가파른 증가에 따른 보이지 않는 손실이다.

학교를 갓 나온 젊은이들은 가장 앞선 지식과 기술을 갖추었다. 그런 지식과 기술이 끊임없이 들어와야 기업들은 효율을 높여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청년 실업률이 높다는 것은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당사자들에겐 더욱 큰 문제다. 과학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선 「지식의 노후화」가 큰 문제가 된다. 전공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제대로 쓸 일자리를 여러 해 동안 찾지 못한다면, 우리 젊은이들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녹슬어 사라질 수밖에 없다.

現 정권이 경제 분야에서 이처럼 참담한 성적을 낸 까닭은 무엇인가? 직접적 답변은 물론 現 정권이 잘못된 정책들을 폈다는 사실이다. 지난 3년 반 동안에 나온 경제 정책들은 거의 모두 우리 사회의 원리와 경제학 이론에 어긋나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정책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책은 본질적으로 이념에서 나온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념이 상정한 사회의 이상적 모습을 목표로 삼고, 정책을 그것에 이르는 수단으로 삼는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적 실패의 궁극적 원인을 盧대통령과 그의 추종자들이 지닌 이념에서 찾아야 한다.

盧대통령의 이념은 사회주의

盧대통령과 그의 추종자들이 지닌 이념은 분명히 「사회주의」다. 그래서 그들은 자본주의에 깊은 반감을 품었고, 시장경제의 원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런 반감과 무지는 경제 문제들에 대한 그릇된 진단을 낳았고, 그릇된 진단은 「病(병)보다 오히려 나쁜 정책」들을 낳았고, 나쁜 정책들은 낮은 경제적 성과로 이어졌다.

이처럼 문제의 근원은 원리를 거스르는 경제 운영에 있다. 사회의 구성 원리를 거스르는 정책들을 편다면, 당연히 혼란과 非능률이 나오고 끝내는 체제가 허물어진다.

체제에 대한 반감과 무지가 그른 진단과 처방을 낳고, 낮은 성취로 이어지는 이 因果(인과)의 사슬은 『기업들이 과도한 이윤을 얻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盧대통령의 발언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과도한 이윤」의 판별에서 그가 제시한 기준은 은행 금리였다.

「이윤」이라는 개념은 여러 뜻을 지녀서 복잡하고 쉽게 혼란을 일으킨다. 이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암묵적 비용들인데, 기업이 소유한 생산 요소들의 기회비용을 뜻한다.

예컨대, 기업이 소유한 건물이나 자영 기업가의 노동은 다른 기업에 쓰이면, 상당하는 代價(대가)를 받는다. 이러한 기회 비용은 분명히 이윤은 아니지만, 회계 서류엔 이윤으로 잡힌다. 회계 서류에 나오는 「영업 이윤」에서 이러한 암묵적 비용을 뺀 이윤은 「경제적 이윤」이라 불리며, 이것이 진정한 이윤이다.

「경제적 이윤」은 「위험 부담에 대한 보상」과 「혁신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다. 보상이 커야 사람들이 위험한 사업을 하고, 혁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점은 「벤처기업」의 경우에서 잘 드러난다.

이렇게 보면, 이윤에서 도덕적으로나 法的(법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부분은 없다. 이윤의 큰 부분은 실은 기회 비용이고, 나머지는 위험 부담과 혁신에 대한 보상이다.

한 사회에서 기업이 전체적으로 큰 이윤을 남기는 경우는 드물다. 발전된 사회에선 총생산액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몫이 대부분이고 꾸준히 늘어난다. 우리 사회에서도 사정은 같으니, 지금 기업의 평균적 이윤이 너무 낮은 것이 걱정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큰 위험을 부담하고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기업에 벌을 주는 일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겠는가? 만일 어떤 이유를 들어 기업들이 어떤 기준을 넘는 이윤을 얻지 못하도록 법으로 억제하거나 세금을 매긴다면,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윤을 얻는 기업은 사회로부터 보조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논리적이다.

盧대통령의 발언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깊은 경제학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상식으로 충분하다. 은행 금리를 넘는 이윤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기업가들은 어렵고 위험한 사업을 하는 대신 자신의 자본을 모두 은행에 예금할 것이다.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려는 기업가들이 줄어들면, 은행 금리는 낮아질 것이다. 아무도 기업을 운영하지 않고 모두 은행에 돈을 넣게 되면, 은행은 이자를 주는 대신 보관료를 받게 될 것이다. 즉, 은행 금리는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은행 금리보다 높은 이윤을 얻지 못하므로, 마이너스 은행 금리 아래의 이윤을 얻어야 한다. 즉, 모두 하는 일마다 손해를 보아야 한다.

盧武鉉 발언, 명령경제 체제에 어울려

盧대통령의 발언이 지닌 근본적 문제는 그것이 無知(무지)에서 나왔다는 사실보다 그것이 본질적으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반감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그의 발언은 전체주의 사회의 명령경제에 어울린다. 명령경제에서 정상보다 지나치게 큰 이윤은 중앙 계획 당국에서 시행한 자원의 배분에 문제가 있음을 가리키는 징후일 수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에선 정상보다 훨씬 큰 이윤을 내는 기업이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경제가 건강함을 가리킨다.

법을 어기거나 「政經癒着(정경유착)」이라 불리는 地代(지대)를 추구하면서 큰돈을 번 경우를 빼놓으면, 초과 이윤은 큰 위험을 부담하고 혁신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뜻한다. 지금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그렇게 초과 이윤을 내는 기업들이 드물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뒤진 사회에선 드물게 좋은 이념과 체제를 지녔다. 光復(광복)에서 美 군정을 거쳐 건국에 이르는 혼란스러운 과정에서 그런 이념과 체제를 채택하게 된 것은 더할 나위 없이 큰 행운이었다. 북한의 경우를 생각하면, 그런 행운의 크기가 이내 드러난다. 그리고 우리는 그처럼 좋은 기본 조건 아래서 사회를 빠르게 발전시켰다. 덕분에 우리는 성공적 발전을 이룬 사회의 전형으로 꼽혀 왔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효율적 체제라는 사실은 이미 충분히 증명되었다. 사회주의와 명령경제가 아주 非효율적일 뿐 아니라 필연적으로 정치적 압제를 불러온다는 사실이 뚜렷이 드러났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원리를 충실히 따르는 것이 경제 운영의 요체다. 그 원리에서 벗어나면,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하든, 조만간 큰 값을 치르게 마련이다.

盧대통령은 경제에서 손을 떼라

우리가 겪는 경제 부진의 해결책은 現 정권이 이념을 바꾸고, 우리 사회의 구성 원리인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체제에 맞는 정책들을 펴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의 이념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盧대통령이나 그의 보좌관들이 이제 와서 자신들의 이념을 바꾸고 정책들을 바로잡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들은 오히려 「정권이 바뀌더라도 우리가 마련한 정책들은 살아남도록 하겠다」고 오기 서린 선언을 거듭했다. 바로 여기에 안타까움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바랄 수 있는 것은 盧대통령 자신과 그의 보좌관들이 경제 분야에서 발을 빼는 것이다. 어차피 경제는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터이므로, 그것은 그들로서 아주 섭섭한 일은 아닐 것이다. 대신 경제를 경제 관료들에게 맡기면 된다.

지금 우리 경제는 사회주의 이념을 따르는 이질적인 정책들이 많이 도입되어서, 생체들의 면역 반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선 이념적 처방을 끊고 일단 부작용들을 줄이는 對症(대증)요법이 필요하다. 경제 관료들의 長技(장기)는 그런 대증요법이다. 관료들은 원래 시장에 호의적이지 않고 시장에 대한 간섭을 즐기지만, 지금 상황에선 그들이 경제를 맡는 것이 가장 현실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