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한국형 勞組」가 사라져야 할 여섯 가지 이유 : 월간조선

근자에 노동조합들의 극단적 행태들이 많은 시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노동조합에 대해 너그러운 우리 사회의 기준으로 살펴도, 지금 많은 노동조합들의 행태들은 너무 지나치다. 그런 행태들은 당해 기업을 해칠 뿐 아니라 사회의 틀까지 허문다.

두드러진 예는 左派(좌파) 교사 노동조합의 행태다. 그들은 公교육의 수준을 높이려는 정부의 개혁 조치들에 대부분 반대했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해로운 얘기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왔다. 한 자동차 회사 노동조합은 사소하고 상식적으로는 파업의 대상이 되지 않는 이유로 파업했다.

그들의 파업은 자신들의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을 뿐 아니라 연관 기업 종업원들의 어려운 처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가장 흥미롭고 시사적인 것은 자신들의 일자리들을 자식들에게 물려 달라고 회사에 요구한 어느 재벌 계열사의 노동조합이다.

개별 노동조합들의 이런 행태들이 비록 극단적이고 사리에 맞지 않지만, 그것들은 노동조합 上位(상위) 연합체들의 잘못된 행태들보다는 정도와 害惡(해악)에서 훨씬 덜하다. 그 연합체들은 엄청난 자원을 우리 사회의 이념과 체제에 적대적인 정치적 행위들에 투입해 왔다.

반면에, 노동조합들의 활동 덕분에 노동자들의 복지가 전반적으로 나아졌다고 믿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우리 경제의 침체는 전투적 노동조합들의 존재에서 큰 부분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복지를 전반적으로 올릴 힘이 없다. 따라서 전투적 노동조합들이 임금을 올리는 데 성공하면, 결국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약한 노동자들로부터 인상분을 가져가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현상이 나왔는가? 노동조합은 사용자들의 횡포로부터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키는 장치로 나왔다. 왜 노동조합은 그런 훌륭한 목적을 외면한 채 가장 나쁘고 어리석은 이기주의에 빠지고 그릇된 정치적 목표들에 자원을 쏟게 되었는가?

지난 7월19일 포스코 본사 건물을 점거 농성 중인 건설노조원들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 항의 시위를 하고 있는 민주노총 노조원들.

勞組는 일종의 獨占이다

노동조합은 한 기업에 노동력을 제공할 권리를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단체에 獨占的(독점적)으로 부여한 제도다. 그것은 獨占이 나오지 않은 곳에 일부러 獨占을 만들어 낸 조치다.

잘 알려진 것처럼, 獨占은 좋은 것이 아니다. 獨占이 나오면, 경쟁의 혜택들이 사라진다. 시장경제의 혜택은 주로 경쟁에서 나오므로, 獨占으로 인한 전반적 폐해는 독점자들이 누리는 작은 이득을 압도한다. 자연히, 사회 전체는 큰 손실을 본다. 노동시장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노동조합에 속한 少數(소수)의 노동자들은 獨占的 이득을 보지만, 사회 전체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우리 사회는 자유주의 이념에 바탕을 두고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채택했고 덕분에 크게 번영했다. 즉, 우리 사회는 자유로운 거래와 경쟁을 바탕으로 한다. 어떤 형태로 나오든, 獨占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리에 어긋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노동조합이 많은 문제들을 일으키는 근본적 원인이 바로 거기 있다. 사회의 구성원리에 어긋나는 기구가 경제의 한복판에 자리 잡았으니, 그것과 다른 기구들이 늘 충돌하게 되어 갖가지 부작용들이 나오고 우리 경제의 효율이 떨어진다.

원인이 노동조합이라는 기구 자체에 있으므로, 노동조합이 있는 한 노동조합과 관련된 문제들은 결코 없어질 수 없다. 설령 노동조합원들이 극단적 행위를 자제하고 파업을 줄이더라도, 노동조합의 독점적 지위에 內在(내재)하는 非효율과 不義(불의)는 여전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경제의 효율은 잠재적 능력보다 영구적으로 낮은 상태에 머물고,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잠재적 임금 수준보다 낮은 임금을 받게 된다. 노동조합에 人爲的(인위적)으로 부여된 獨占이 사라져야, 우리 경제의 잠재적 효율이 실현되고 힘이 약한 노동자들과 소비자들의 權益(권익)이 제대로 지켜질 것이다.

勞組의 역사적 임무는 끝났다

산업혁명 초기의 계급 간 빈부 격차를 묘사한 만화.

위의 지적은 노동조합의 정당성을 원리적 차원에서 부정한다. 그것에 무게를 더하는 것은 역사적 차원에서의 비판이다. 이제 노동조합은 역사적 임무가 끝난 제도다. 그래서 자신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다른 제도들처럼, 노동조합은 무대에서 물러나는 것이 순리다.

노동조합은 많은 노동자들이 비참한 조건 아래서 일하던 시기에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생겨났다. 산업혁명이 시작되어 공장들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주 열악한 여건 속에서 힘들게 일해야 했다. 산업혁명이 먼저 일어난 영국의 경험은 전형적이고 잘 알려졌다.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이처럼 비참한 처지에서 일한 사람들이 단결하여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려 한 것은 당연했다.

사회가 발전하고 경제가 성장하자,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노동조합은 빠르게 합법화되었다. 그런 조치는 물론 노동자들의 처지를 크게 향상시켰다.

일그러진 한국의 勞組

이제는 사정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발전된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권익은 노동조합에 의존하지 않아도 충분히 보장된다. 법은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한다. 사회보장제는 노동자들의 기본 생계를 보장한다.

무엇보다도, 경제가 성장하고 시장이 원숙해지면서 노동자들의 삶이 빠르게 나아졌다. 노동자들의 임금을 궁극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경제성장이다. 경제가 침체하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임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임금도 오른다.

노동자들의 복지를 궁극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法이나 노동조합이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사용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경쟁이다. 그런 경쟁을 통해서 임금이 오른다.

노동조합이 정말로 필요했던 시절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는 것은 지금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사항들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외국어大 노조 200명 조합원의 파업이 120일을 넘었다. 지난달 31일부터는 파업 피곤증이 생겼다며 일주일 쉬고 하겠다고 일제히 휴가를 갔다고 한다. (中略)

노조는 직원 인사·징계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3분의 2 이상」으로 정한 종전 단체협약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사·징계위는 학교 측 5명, 노조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노조 주장대로 의결 정족수를 3분의 2 이상으로 하면 노조의 허락 없이는 직원 인사도, 징계도 불가능한 것이다.

외국어大 단체협약엔 「예산상 이유로 노조원 임금을 현재보다 저하시킬 수 없다」 같은 황당한 내용도 있다> (「외국어大 폭력勞組」, 2006년 8월4일 朝鮮日報 사설)

위에 그려진 노동조합의 모습은 지금 우리 노동조합의 평균적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노동조합들은 좀더 많은 임금이나 자신들의 권익의 보호를 넘어 어떤 기준으로 살피더라도 자신들의 것이 아닌 것들을 요구한다. 그렇게 무리한 요구들이 이제 노동조합의 역할은 끝났음을 말해 준다.

원래 우리 사회의 이념과 체제에 어긋나는 기구인데다 역사적 역할까지 끝났으므로, 노동조합은 여러 모로 사회에 부담이 된다. 경제가 원숙해지면서, 그런 부담은 갈수록 무거워진다.

勞組의 폐해

114일째 파업을 벌이던 한국외국어大 노조는 휴가를 떠나기 위해 6일간 파업을 접었다. 도서관에는 직원도 없이 방치된 채 책들만 이리저리 내동댕이쳐져 있다.

첫째,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는 노동조합의 존재 때문에 시장이 자원의 배분이라는 근본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서 겪는 어려움이다. 노동조합은 노동 시장의 탄력을 줄여서 그것이 외부의 충격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런 방해가 기업이 불필요한 인원들을 줄이지 못하도록 하거나, 새로운 수요와 기술의 출현에 따른 경제적 생산방식을 채택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경쟁성을 잃은 기업이나 부서를 존속시키는 것처럼 극단적 모습들로 나타나면 어려움은 특히 커진다.

그렇게 되면, 해당되는 기업들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자원이 합리적으로 배분될 수 없으므로, 사회 전체가 손해를 보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에 그런 조치들을 강요하여 단기적 이익을 보는 노동자들도 손해를 보게 된다.

둘째, 노동의 質(질)을 낮춘다. 한편으로는 임금에서 성과급 부분을 줄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인원들을 줄이지 못하게 하면 노동자들이 기업에 제공하는 노동의 질이 떨어질 것은 분명하다.

셋째, 단체협약을 통한 임금 결정은 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넷째, 失業(실업)을 늘린다. 노동조합은 일반적으로 임금을 명목적으로는 올리지만 실질적으로는 올리지 못한다. 노동조합이 조직된 산업에서의 실질적 임금 상승은 조직되지 않은 산업에서의 하락으로 相殺(상쇄)된다. 그래서 임금 인상은 거의 그대로 물가에 반영되고, 자연히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긴축 정책을 피할 수 없게 해서 失業을 늘린다. 노동조합이 만들어 내는 산업 사이의 인위적 임금 격차도 실업을 늘린다.

다섯째, 獨占的 지위를 누리는 다른 기구들처럼, 노동조합은 자신의 지위에 위협이 될 만한 모든 변화들을 싫어한다. 그래서 모든 자유화 정책들에 적대적이다. 해외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터라, 우리 사회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자유무역에 대한 노동조합의 반대다.

여섯째, 罷業(파업)이나 怠業(태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물론 크다. 그러나 비록 눈에 크게 띄지만, 위에서 든 여러 문제들이 비하면, 파업이나 태업으로 인한 손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勞組의 불법은 왜 용인되나?

이처럼 노동조합의 폐해가 큰데도, 왜 노동조합에 대한 지지는 높은 것일까? 왜 노동조합에 부여된 獨占的 지위를 회수해서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이상에 좀더 가까이 가려는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가? 심지어 불법적 폭력이 용인되는 관행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근본적 이유는 시민들이 노동조합의 성격과 영향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弱者(약자)인 노동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있고, 실제로 처음에는 그렇게 했던 터라 사람들은 일단 노동조합에 대해서 호의를 품는다. 그것이 인위적 獨占을 만드는 제도라서 우리 사회의 원리에 어긋나고 큰 문제들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직관에 어긋나고 이해가 쉽지 않다.

다음엔, 정치적 지형이 노동조합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이익집단들이 번창한다. 少數의 뭉쳐진 힘은 多數의 분산된 힘을 쉽게 누른다. 사회 전체에 이득이 되는 일도 그 이득이 多數에게 분산되면 그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세력이 없게 된다. 그래서 그 일로 손해를 볼 少數의 뭉쳐진 힘을 당해 내지 못한다. 노동조합의 경우엔 이런 사정이 특히 두드러진다.

이 두 가지 사정은 비교적 잘 알려졌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득세에는 덜 알려진 사정 하나가 또한 작용한다. 근년에 「자유」와 「권리」라는 근본적 개념에서 일어난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자본주의의 앞날에 대한 깊은 회의에 고양되어, 루스벨트와 그의 보좌관들은 私有(사유)재산에 대한 태도에서 근본적이고 耐久的(내구적)인 변화를 조장했다. 긴급 조치들로 구상되고 제안된 법들이 처음엔 정부의, 다음엔 사법부의 소유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꾼 혁신적 원리들로 교묘하게 변형되었다.

이것은 기본적 「권리들」의 원리를 정치 분야에서 경제 분야로 확장함으로써 이루어졌는데, 그것은 「권리」라는 개념의 뜻을 「~로부터의 보호」에서 「~에 대한 권리」로 바꾸는 효과를 지녔다. 그 과정에서 「보호」라는 말은, 루스벨트의 말을 따르면 「공격자들의 공격으로부터의 육체적 보호만이 아니라 경제적·사회적·도덕적 보호까지도 뜻하도록 再정의되었다」> (리처드 파이프스, 「재산과 자유」)

자유와 권리 개념의 변질

지난 7월20일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텅 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권리」의 뜻에 대한 이런 변화는 루스벨트가 내건 「궁핍으로부터의 자유」에서 잘 드러난다.

<미국에서 복지국가를 만들어 내려는 초기의 주장은 1941년 1월 루스벨트 대통령의 국회에서의 연두 교서에서 나왔으니, 거기서 그는 평화의 목표로서 「네 개의 자유들」을 언급했다. 이 「자유」들가운데 둘은 전통적이었고 헌법에 의해 보장되었다.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가 그것이다. 그러나 다른 둘, 즉 「궁핍으로부터의 자유」와 「공포로부터의 자유」는 새로운 것들이었고, 루스벨트가 다루지 않은 문제들을 일으켰다.

구름 같고 좀 무의미한 구호인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제쳐 놓으면,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는 실은 자유가 아니라 권리를 뜻했다 ─ 공공 비용으로 얻는 삶의 필요들에 대한 권리, 즉 자신의 것이 아닌 무엇들에 대한 권리, 그것은 정부가 모든 시민들에게 필요들을 충족시켜 주겠다는 약속이었는데, 「필요」라는 용어는 바로 성격에 의해 자세하게 정의될 수 없고, 따라서 사회가 부유해지고 특정한 필요들이 충족되면 끝없이 확대될 수 있어 새로운 「필요」를 낳는 말이었다> (위 같은 책)

근대 이전의 정부와 달리 현대의 정부는 자신의 재산이 따로 없다. 자연히 公的 지원에 대한 요구는,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동료 시민들의 돈에 대한 요구가 되고, 정부는 그저 소득 이전을 하는 기구 노릇을 한다.

이와 같은 「자유」와 「권리」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거기서 나온 재산권의 훼손은 미국에 局限(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이런 思潮(사조)는 이내 널리 퍼졌고, 이제는 모든 사회에서 정설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누구도 「궁핍으로부터의 자유가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라고 외치기 어렵다.

이런 사정은 재산권의 훼손이 극심한 우리 사회의 모습이 나온 과정을 잘 설명한다. 아울러, 노동조합의 무리한 요구들이 나오고 용납되는 사정을 잘 설명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노동조합은 복지 국가에서 정부가 하는 기능을 기업 차원에서 수행한다. 관련 법과 정책들은 기업이 노동조합에 든 종업원들에게 그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수준의 복지를 시장에서 형성된 수준과 별 관계 없이 지급하도록 강요한다. 그런 강요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주인들인 株主(주주)들에게 속한 재산을 종업원들에게 이전하는 것이다.

勞組는 이제 기득권자다

파이프스가 지적한 것처럼, 사람이 삶에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은 정의하기가 힘들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꾸준히 늘어난다.

자유로운 시장에서 형성되는 노동의 가격은 여러 요인들이 어우러져서 대체로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된다.

노동조합의 요구에는 그런 장치가 없으므로 계속 늘어난다. 자식들에게 자신들의 일자리를 물려 달라고 요구하는 노동조합원들의 행태는 우리에게 그 점을 섬뜩하게 일깨워 준다.

노동조합은 원래 힘센 기업가들이 종업원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을 막는 장치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그 기능이 달라진 것이다. 노동조합은 이제 기득권을, 그것도 남의 재산을 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를 지켜 주는 기구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달라진 「자유」와 「권리」의 개념들에 익숙해진 시민들은 그런 변질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 사회의 원리인 자유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체제에 맞지 않는 인위적 獨占이라는 이유를 들어 노동조합을 없애는 것은 지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노동조합이 기득권을 지키기 좋은 정치적 지형은 가까운 장래에 바뀔 것 같지 않다.

지금 우리가 한껏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노동조합이 극단적 행태를 줄이면서 우리 사회에 덜 이질적이고 덜 해로운 기구로 진화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작은 목표도 무척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자유주의 원리에 따라 노동조합을 낫게 바꾸는 일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결코 뜻이 사소할 수 없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노동조합의 성격과 문제들에 대해서 잘 이해해야 한다. 만일 시민들이 그런 지식을 갖추어 조건반사적으로 노동조합을 지지하지 않게 된다면, 사정은 나아질 것이다. 시민들이 노동조합에 관해서 옳은 지식을 갖추지 못하는 한, 노동조합의 극단적 행태들에 대해서 그저 「勞使(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서 타협하라」는 식의 처방들만이 나올 것이고, 노동조합도 우리 사회의 원리에 덜 이질적인 모습으로 진화하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