卜鉅一
1946년 충남 아산 출생. 서울大 경제학과 졸업. 소설 「碑銘을 찾아서」로 등단. 소설 「보이지 않는 손」, 「목성잠언집」, 「캠프 세네카의 기자촌」. 시집 「오장원의 가을」, 「나이 들어 가는 아내를 위한 자장가」. 평론집 「자유주의 정당의 정책」, 「조심스러운 낙관」 등을 펴냄.
1946년 충남 아산 출생. 서울大 경제학과 졸업. 소설 「碑銘을 찾아서」로 등단. 소설 「보이지 않는 손」, 「목성잠언집」, 「캠프 세네카의 기자촌」. 시집 「오장원의 가을」, 「나이 들어 가는 아내를 위한 자장가」. 평론집 「자유주의 정당의 정책」, 「조심스러운 낙관」 등을 펴냄.
「세금 폭탄」
근년에 우리 시민들은 아주 무거운 세금에 짓눌려 왔다. 세금이 하도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세금 폭탄」이란 말까지 나왔다. 시민들의 재산에 대한 세금이 특히 무거워져서, 경제의 효율을 크게 낮출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성격을 근본적 수준에서 바꾸고 있다.
당연히 많은 시민들이 소리 높여 무거운 세금에 대해 항의한다. 그러나 그런 항의는 대체로 「稅率(세율)이 너무 높다」거나 「특정 租稅(조세)의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사정에 초점이 맞춰진다.
과도한 課稅(과세)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리에 어긋나며, 그것은 우리 사회에 전체주의적 특질들을 도입하는 것이며, 그런 부당성이 우리 사회의 피륙 자체를 약하게 만든다는 점이 지적되는 경우는 드물다.
조세는 권력의 물질적 바탕이므로 정치적 집단들의 이념적 지향이 뚜렷이 드러나는 분야다. 자유주의자들은 세금을 될 수 있으면 줄이려 애쓴다. 비록 필요하지만, 조세는 여러 가지 부정적 효과들을 지녔고, 지나친 조세는 특히 해롭고 부당하다고 믿는다.
전체주의자들은 세금이 많을수록 좋다고 여긴다. 전체주의 사회의 궁극적 모습은 모든 재산들을 사회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상태이므로, 전체주의자들은 점점 높아지는 세금이 전체주의 사회로 가는 현실적 방안이라고 여긴다.
現 정권이 지향하는 이념은 본질적으로 전체주의다. 집권한 뒤의 행태에서 뚜렷이 드러났듯이, 現 정권은 대한민국의 이념과 체제에 호의적이지 않다. 과도한 課稅는 그런 이념적 지향에서 나왔다.
現 정권 아래서 점점 커진 사회적 혼란은 대부분 거기서 비롯했다.
자유는 재산에서 나온다
합당한 절차를 통해서 본질적으로 부당한 목표들을 이룬다는 책략은 現 정권이 들어선 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추구되었다. 그런 책략이 가장 심각한 모습으로 나타난 경우들 가운데 하나는 과도한 課稅다.
자유민주주의는 개인이 자유를 한껏 누리는 사회를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 이루려는 이념이다. 개인의 자유를 가장 근본적 수준에서 떠받치는 토대는 그들이 자신의 노동을 통해서 얻은 재산이다. 재산 없이는 누구도 살 수도, 자유를 누릴 수도 없다. 재산은 개인의 몸이 확장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개인의 몸과 재산을 뚜렷이 구분하기는 어렵고, 재산권과 인권은 실질적으로 많이 겹친다. 당연히, 재산권에 대한 훼손은 인권에 대한 훼손을 뜻한다. 로버트 노직이 지적한 것처럼, 어떤 목적을 위해서 사회가 개인의 재산을 세금으로 가져가는 일은 그 사람을 그 목적에 강제로 노역시키는 것과 실질적으로 같다.
재산권이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번영에 필수적이므로, 課稅는 아주 조심스러워야 한다.
사회를 이루고 유지하려면, 물론 세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유주의를 따르는 우리 사회에서 세금은 될 수 있으면 적어야 하고, 결코 과도하게 매겨져서는 안 된다. 과도한 課稅는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가장 근본적 수준에서 해친다. 아울러 그것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위축시키고 전체주의의 특질을 짙게 만든다. 이보다 더 우리 헌법의 정신을 거스르는 일을 우리는 쉽게 생각해 낼 수 없다.
게다가 現 정권은 가장 해롭고 불의한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했다. 現 정권이 드러내 놓고 추진한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懲罰的(징벌적) 課稅는 「課稅의 원칙」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어서 해로울 뿐 아니라 不義(불의)하다.
法을 비롯한 모든 규칙들은 될 수 있으면 보편적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어야, 규칙은 온전한 정당성을 얻는다. 現 정권이 줄곧 추진한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혹독한 課稅는 그래서 정당성을 지니기 어렵고, 당연히 害惡(해악)이 크다.
現 정권의 그런 혹독한 課稅는 累進稅(누진세)에 바탕을 두었다. 누진세는 소득과 재산의 量(양)에 따라 사람들을 차별적으로 대한다. 널리 시행되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누진세는 근본적 문제들을 안고 있는 제도다.
累進稅는 자본주의 파괴 수단
누진세의 문제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누진세의 본질적 문제는 그것의 恣意性(자의성)이다. 19세기 프랑스 정치가 「루이 티에르」는 『비례는 원칙이지만, 누진은 혐오스러운 恣意일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에서 처음 누진세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독일의 법률가이자 정치가인 「루돌프 폰 그나이스트」는 『누진세의 도입은 「法 앞의 平等」이라는 기본 원칙을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모든 사람에게서 그들의 소득이나 재산에 비례하여 세금을 내도록 한다는 원칙을 한번 벗어나면, 세율을 산정하는 데 기준이 될 공식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뚜렷한 논리적 기준을 과세자의 恣意的 판단이 대신하게 되고, 조만간 가파른 누진율이 적용되게 마련이다. 현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세율이 낮았던 中世에서도, 누진세가 도입된 15세기 피렌체에선 세율이 무려 50%까지 올라갔다.
現 정권이 그처럼 부당한 누진세를 추진하는 까닭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가장 근본적 까닭은 누진세를 통한 재산권의 弱化(약화)와 국가권력의 강화가 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 체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허무는 길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실은 처음부터 사회주의자들이 시도했던 프로그램이었다.
「공산당 선언」에서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는 그것의 정치적 우위를 이용하여 점차 부르주아로부터 자본을 빼앗을 것이며, 그 목적을 위해서 초기에는 재산권과 부르주아 생산 조건에 대한 전제적 침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그런 조치들 가운데 발전된 사회에서 적용될 수 있는 것들로 그는 열 가지 조치들을 꼽았다. 그중에는 「무거운 누진적 소득세」와 「모든 상속권의 폐기」가 들어 있다. 조세마다 누진율이 가파르지만, 상속세에서 특히 가파르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정치적 계산도 물론 작용했을 터이다. 부유한 계층에 대한 징벌적 課稅를 통해 가난한 계층을 돕겠다는 정책은, 그것이 불러올 갖가지 부정적인 長期的 효과들에도 불구하고, 일단 多數의 지지를 받는다. 위에서 나온 피렌체의 경우는 전형적이다.
<古代 아테네와 로마 이후로 알려지지 않았던 法 아래의 개인적 자유 체제를 200년 동안 누렸던 피렌체 공화국은 15세기에 메디치家의 지배로 떨어졌는데, 그들은 대중에 대한 호소를 통해 전제적 권력을 점점 크게 얻었다. 그들이 이 목적을 위해서 쓴 도구들 가운데 하나는 누진세였다> (하이에크, 「자유의 헌법」 中에서).
우려되는 민중주의
누진세가 자유에 대해 제기하는 위협에 관한 한, 15세기의 피렌체와 지금 우리 사회는 걱정스러울 만큼 비슷하다.
다른 점은 우리 사회에선 모든 시민들이 참정권을 지녔으므로, 그런 민중주의적 책략이 지닌 잠재력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재벌」·「강남」·「名門대학」 출신과 같은 少數집단을 「악마화된 적」들로 만들어 공격하고, 가난의 문제를 「兩極化(양극화) 문제」라고 부르면서 부유한 계층에 대한 징벌적 課稅를 추진하는 것은 역사적 경험으로 효험이 증명된 책략이다.
現 정권은 누진세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자산을 손쉽게 늘리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 이미 오래 전에 여당의 전략가는 『다음 대통령 선거에선 우리가 한 표라도 더 얻을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그들의 계산을 非현실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불행하게도, 역사는 그런 민중주의적 책략이 자주 성공했음을 보여 준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다시 일어나는 민중주의 思潮(사조)는 그 점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現 정권의 정책을 맡은 청와대의 관리가 『지금 매겨진 세금은 아무것도 아니고 무거운 課稅는 이제 시작되었다』는 요지의 얘기를 했다. 그 오기 서린 발언은 일시적 多數의 오만을 보여 준다. 그런 오만은 권력에 관한 「길버트 체스터튼」의 통찰을 떠올리게 한다.
『죽어 가는 王政은 늘 권력을, 너무 적게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진 王政이다. 죽어 가는 종교는 늘 적절한 수준보다 적게가 아니라, 많이 간섭한다』
現 정권의 오만
아무리 위세가 크고, 드러내 놓고 우리 헌법의 정신을 무시하고 경멸해도, 現 정권이 헌법을 아예 무시할 수 있을 만큼 큰 권위를 지닌 것은 아니다.
일시적 多數를 누리는 그들이 너무 큰 권력을 恣意的으로 휘두르는 것은 자신들에게도 해롭다. 역사상 종교의 특질을 가장 짙게 띠었던 사회 철학인 마르크스주의는 사람들의 삶에 너무 많이 간섭해서 끝내 무너졌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사회주의 이념을 따르는 세력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의 「삶」과 「자유」와 「재산권」에 너무 많이 간섭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하이에크가 탄식했듯이, 『누진세에 의한 소득 再분배는 정의로운 것』으로 거의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이제 누진세를 폐기하고 比例稅(비례세)로 돌아갈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자유주의자들이 한껏 바랄 수 있는 것은 과도한 課稅를 막는 것이다. 잘못된 것은 원리에 의해 論破(논파)되어야 한다. 논쟁이 정도에 관한 것이 되면, 깔끔히 논파될 수 없다.
자유주의자들은 최선을 다해서 대한민국의 이념과 체제를 지켜야 한다. 지금 당장 긴요한 것은 시민들이 기본적 사실들을 깨닫도록 돕는 것이다. 누진세에 따른 징벌적 課稅는 결코 세금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과, 과도한 課稅를 통한 재산권의 훼손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리와 본질적으로 어긋나고 우리 사회의 자유주의 체제를 근본적 수준에서 해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
시민들의 다수가 그런 깨달음을 얻은 뒤에야, 누진세가 필연적으로 자유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체제에 제기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런 깨달음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대중들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세력에 의한 전제적 체제로 떨어질 위험을 맞을 것이다.●
당연히 많은 시민들이 소리 높여 무거운 세금에 대해 항의한다. 그러나 그런 항의는 대체로 「稅率(세율)이 너무 높다」거나 「특정 租稅(조세)의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사정에 초점이 맞춰진다.
과도한 課稅(과세)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리에 어긋나며, 그것은 우리 사회에 전체주의적 특질들을 도입하는 것이며, 그런 부당성이 우리 사회의 피륙 자체를 약하게 만든다는 점이 지적되는 경우는 드물다.
조세는 권력의 물질적 바탕이므로 정치적 집단들의 이념적 지향이 뚜렷이 드러나는 분야다. 자유주의자들은 세금을 될 수 있으면 줄이려 애쓴다. 비록 필요하지만, 조세는 여러 가지 부정적 효과들을 지녔고, 지나친 조세는 특히 해롭고 부당하다고 믿는다.
전체주의자들은 세금이 많을수록 좋다고 여긴다. 전체주의 사회의 궁극적 모습은 모든 재산들을 사회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상태이므로, 전체주의자들은 점점 높아지는 세금이 전체주의 사회로 가는 현실적 방안이라고 여긴다.
現 정권이 지향하는 이념은 본질적으로 전체주의다. 집권한 뒤의 행태에서 뚜렷이 드러났듯이, 現 정권은 대한민국의 이념과 체제에 호의적이지 않다. 과도한 課稅는 그런 이념적 지향에서 나왔다.
現 정권 아래서 점점 커진 사회적 혼란은 대부분 거기서 비롯했다.
자유는 재산에서 나온다합당한 절차를 통해서 본질적으로 부당한 목표들을 이룬다는 책략은 現 정권이 들어선 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추구되었다. 그런 책략이 가장 심각한 모습으로 나타난 경우들 가운데 하나는 과도한 課稅다.
자유민주주의는 개인이 자유를 한껏 누리는 사회를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 이루려는 이념이다. 개인의 자유를 가장 근본적 수준에서 떠받치는 토대는 그들이 자신의 노동을 통해서 얻은 재산이다. 재산 없이는 누구도 살 수도, 자유를 누릴 수도 없다. 재산은 개인의 몸이 확장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개인의 몸과 재산을 뚜렷이 구분하기는 어렵고, 재산권과 인권은 실질적으로 많이 겹친다. 당연히, 재산권에 대한 훼손은 인권에 대한 훼손을 뜻한다. 로버트 노직이 지적한 것처럼, 어떤 목적을 위해서 사회가 개인의 재산을 세금으로 가져가는 일은 그 사람을 그 목적에 강제로 노역시키는 것과 실질적으로 같다.
재산권이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번영에 필수적이므로, 課稅는 아주 조심스러워야 한다.
사회를 이루고 유지하려면, 물론 세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유주의를 따르는 우리 사회에서 세금은 될 수 있으면 적어야 하고, 결코 과도하게 매겨져서는 안 된다. 과도한 課稅는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가장 근본적 수준에서 해친다. 아울러 그것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위축시키고 전체주의의 특질을 짙게 만든다. 이보다 더 우리 헌법의 정신을 거스르는 일을 우리는 쉽게 생각해 낼 수 없다.
게다가 現 정권은 가장 해롭고 불의한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했다. 現 정권이 드러내 놓고 추진한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懲罰的(징벌적) 課稅는 「課稅의 원칙」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어서 해로울 뿐 아니라 不義(불의)하다.
法을 비롯한 모든 규칙들은 될 수 있으면 보편적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어야, 규칙은 온전한 정당성을 얻는다. 現 정권이 줄곧 추진한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혹독한 課稅는 그래서 정당성을 지니기 어렵고, 당연히 害惡(해악)이 크다.
現 정권의 그런 혹독한 課稅는 累進稅(누진세)에 바탕을 두었다. 누진세는 소득과 재산의 量(양)에 따라 사람들을 차별적으로 대한다. 널리 시행되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누진세는 근본적 문제들을 안고 있는 제도다.
累進稅는 자본주의 파괴 수단 |
| 누진세 도입 등 포퓰리즘 정책으로 피렌체의 정권을 장악한「코시모 데 메디치」. |
모든 사람에게서 그들의 소득이나 재산에 비례하여 세금을 내도록 한다는 원칙을 한번 벗어나면, 세율을 산정하는 데 기준이 될 공식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뚜렷한 논리적 기준을 과세자의 恣意的 판단이 대신하게 되고, 조만간 가파른 누진율이 적용되게 마련이다. 현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세율이 낮았던 中世에서도, 누진세가 도입된 15세기 피렌체에선 세율이 무려 50%까지 올라갔다.
現 정권이 그처럼 부당한 누진세를 추진하는 까닭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가장 근본적 까닭은 누진세를 통한 재산권의 弱化(약화)와 국가권력의 강화가 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 체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허무는 길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실은 처음부터 사회주의자들이 시도했던 프로그램이었다.
「공산당 선언」에서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는 그것의 정치적 우위를 이용하여 점차 부르주아로부터 자본을 빼앗을 것이며, 그 목적을 위해서 초기에는 재산권과 부르주아 생산 조건에 대한 전제적 침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그런 조치들 가운데 발전된 사회에서 적용될 수 있는 것들로 그는 열 가지 조치들을 꼽았다. 그중에는 「무거운 누진적 소득세」와 「모든 상속권의 폐기」가 들어 있다. 조세마다 누진율이 가파르지만, 상속세에서 특히 가파르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정치적 계산도 물론 작용했을 터이다. 부유한 계층에 대한 징벌적 課稅를 통해 가난한 계층을 돕겠다는 정책은, 그것이 불러올 갖가지 부정적인 長期的 효과들에도 불구하고, 일단 多數의 지지를 받는다. 위에서 나온 피렌체의 경우는 전형적이다.
<古代 아테네와 로마 이후로 알려지지 않았던 法 아래의 개인적 자유 체제를 200년 동안 누렸던 피렌체 공화국은 15세기에 메디치家의 지배로 떨어졌는데, 그들은 대중에 대한 호소를 통해 전제적 권력을 점점 크게 얻었다. 그들이 이 목적을 위해서 쓴 도구들 가운데 하나는 누진세였다> (하이에크, 「자유의 헌법」 中에서).
우려되는 민중주의누진세가 자유에 대해 제기하는 위협에 관한 한, 15세기의 피렌체와 지금 우리 사회는 걱정스러울 만큼 비슷하다.
다른 점은 우리 사회에선 모든 시민들이 참정권을 지녔으므로, 그런 민중주의적 책략이 지닌 잠재력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재벌」·「강남」·「名門대학」 출신과 같은 少數집단을 「악마화된 적」들로 만들어 공격하고, 가난의 문제를 「兩極化(양극화) 문제」라고 부르면서 부유한 계층에 대한 징벌적 課稅를 추진하는 것은 역사적 경험으로 효험이 증명된 책략이다.
現 정권은 누진세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자산을 손쉽게 늘리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 이미 오래 전에 여당의 전략가는 『다음 대통령 선거에선 우리가 한 표라도 더 얻을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그들의 계산을 非현실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불행하게도, 역사는 그런 민중주의적 책략이 자주 성공했음을 보여 준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다시 일어나는 민중주의 思潮(사조)는 그 점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現 정권의 정책을 맡은 청와대의 관리가 『지금 매겨진 세금은 아무것도 아니고 무거운 課稅는 이제 시작되었다』는 요지의 얘기를 했다. 그 오기 서린 발언은 일시적 多數의 오만을 보여 준다. 그런 오만은 권력에 관한 「길버트 체스터튼」의 통찰을 떠올리게 한다.
『죽어 가는 王政은 늘 권력을, 너무 적게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진 王政이다. 죽어 가는 종교는 늘 적절한 수준보다 적게가 아니라, 많이 간섭한다』
現 정권의 오만아무리 위세가 크고, 드러내 놓고 우리 헌법의 정신을 무시하고 경멸해도, 現 정권이 헌법을 아예 무시할 수 있을 만큼 큰 권위를 지닌 것은 아니다.
일시적 多數를 누리는 그들이 너무 큰 권력을 恣意的으로 휘두르는 것은 자신들에게도 해롭다. 역사상 종교의 특질을 가장 짙게 띠었던 사회 철학인 마르크스주의는 사람들의 삶에 너무 많이 간섭해서 끝내 무너졌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사회주의 이념을 따르는 세력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의 「삶」과 「자유」와 「재산권」에 너무 많이 간섭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하이에크가 탄식했듯이, 『누진세에 의한 소득 再분배는 정의로운 것』으로 거의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이제 누진세를 폐기하고 比例稅(비례세)로 돌아갈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자유주의자들이 한껏 바랄 수 있는 것은 과도한 課稅를 막는 것이다. 잘못된 것은 원리에 의해 論破(논파)되어야 한다. 논쟁이 정도에 관한 것이 되면, 깔끔히 논파될 수 없다.
자유주의자들은 최선을 다해서 대한민국의 이념과 체제를 지켜야 한다. 지금 당장 긴요한 것은 시민들이 기본적 사실들을 깨닫도록 돕는 것이다. 누진세에 따른 징벌적 課稅는 결코 세금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과, 과도한 課稅를 통한 재산권의 훼손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리와 본질적으로 어긋나고 우리 사회의 자유주의 체제를 근본적 수준에서 해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
시민들의 다수가 그런 깨달음을 얻은 뒤에야, 누진세가 필연적으로 자유주의 이념과 자본주의 체제에 제기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런 깨달음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대중들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세력에 의한 전제적 체제로 떨어질 위험을 맞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