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미군기지 이전으로 꿈틀대는 평택 ②

“(영내 둘러보니) 500년은 살 것처럼 잘 해놨다. 완전 신도시다”...일부 주민들 국제도시 평택 효과 있을지 의문
  •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kaja@chosun.com
  • 업데이트 2017-08-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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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험프리스 내부전경 사진 = 조선DB
 
‘유흥의 메카’아닌 ‘국제도시’ 꿈꿔  
 
아직 유동인구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캠프 험프리스 인근의 땅값과 집값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캠프 험프리스 일대가 단순히 미군시설지역이 아닌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평택시 주변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단지는 최근 100조원 규모, LG전자는 60조원 규모의 증설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도 고덕면 일대 1743만㎡ 부지에 고덕국제신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평택~수서간 고속철도가 개통되고 동탄 GTX까지 연결되면 평택에서 서울은 30분 거리로 단축된다. 이런 각종 인프라 구축과 개발사업 덕분에 최근 5년간 평택지역 집값 상승률은 24.91%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미군이 대규모로 이동하고 있지만, 영내에 거주하는 기존 미국인 주민들은 아직은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캠프 험프리스에서 수년간 거주해 온 고등학생 B씨는 “영내 고등학생 숫자가 200명인데 최근 다른 기지에서 미군 가족들이 옮겨와 300명까지 늘었다고 알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직은 방학 기간이라 이사해 온 학생들을 만나지 못했다. 8월 마지막째 주에 개학하면 볼 수 있다. 미국 고등학교는 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한 가지는 꼭 해야 한다. 나는 축구를 하는데 학생수가 늘어 참여할 수 있는 리그의 수가 늘었다.” 
미군의 증가에 맞춰 가게를 확장하는 곳도 있었다. 안정리 로데오 메인 거리의 맛집 중 하나인 고기부페 레스토랑인 ‘팬 파티 아메리카’는 최근 확장 공사에 들어갔다. 그는 “더 많아질 가족 중심의 손님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평택 미군들, 주말에 외지로 나가”
 
팽성읍 150여개의 점포들이 가입한 팽성상인연합회의 김정훈 회장은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안정리 상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곳에서 55년 살았는데 여태껏 보지 못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달보름 전부터 미군들의 수가 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이곳 안정리는 평택시에서 가장 잘 나가는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슬럼화가 진행돼 지방 읍내 수준으로 전락했다. 미군기지가 들어서고 나서 정부에서는 주민들에게 안보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만 했지 도움을 주지 않았다. 미군들이 온다 온다 하고 20년 지나니까 상인들이 지쳐버렸다. 오히려 외지 상인들이 의욕이 앞설 정도다. 이태원 상인 중의 20%가 평택 상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 회장은 “평택시가 안정리 로데오 거리 상권개발을 위한 예산을 잡아 놓고도 집행이 더디다”며 이렇게 말했다.
“시골 사람들은 어떻게 상권을 형성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다른 지역상권과 경쟁이 안 된다. 주말에 젊은 미군들은 서울이나 천안 같은 다른 도시로 나간다. 영내 미군의 20~30%만 와도 괜찮을텐데 5%만 오고 있는 것 같다.”
김 회장은 “예전에는 군인들이 총만 들고 왔는데 이제는 자녀들과 함께 물총을 들고 온다. 기지 건설 초기 단계이던 종전에는 계급이 낮은 장병들 위주의 클럽 문화였다면, 이제는 미군과 그 가족들이 늘어나면서 가족들도 함께 즐기는 펍(pub)문화로 바뀌고 있다. 가족 위주의 상권을 형성햐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캠프 험프리스 내부를 들어가 봤던 팽성읍 주민들은 “500년은 살 것 처럼 잘 해놨다. 완전 신도시다”라면서 “모든 부대(附帶)시설이 갖춰진 상태에서 굳이 영내를 나와 돈을 쓸지도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팽성읍을 포함해 평택은 유흥가로 알려져 있다. 팽성읍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평택역에는 ‘쌈리’라고 하는 집창촌도 성행하고 있다. 평택에서 17년 거주한 주부 이다혜씨는 “미군기지 이전을 반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들이 오면서 유흥업소 등이 활성화되면 도시 이미지와 교육환경이 망가지면서 지역주민들에게 피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택시 인구, 2020년까지 80만명으로 늘어날 것
 
당초 정부가 평택으로 미군기지를 옮기면서 지원하기로 한 사업 예산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8조 8016억원이다. 이 중 관광 지원에 집행하기로 한 예산은 20%가 안 된다. 정부는 그 동안 관광 지원이나 상권 개발보다는 미군 주거 용지 등 토지개발에 치중해온 것이 사실이다. 평택시의 올해 예산은 1조 2293억원에 달하지만, 도시재생과에서 쇼핑몰상가 활성화사업 및 커뮤니티광장 조성사업에 집행할 예산은 38억 원에 불과하다.
평택시는 현재 47만 명인 인구가 2020년까지 총 8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덕국제신도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개발되는 북부 생활권에 22만 5000명, 지제 역세권, 소사벌택지지구, 미군기지이전 등 개발이 이뤄지는 남부생활권에 33만 3000명, 황해경제자유구역, 평택항 개발 및 평택항 배후도시가 이뤄지는 서부생활권에는 19만5000명이 거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시는 특히 캠프 험프리스 주변지역을 국제상업도시로 육성하고 가용토지를 최대로 활용한 친환경적 신도시로 개발해 구도심 이미지를 탈피할 계획이다.⊙ 
 
 
글=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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