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하나가 되도록 설계된 美 골프장들

미국 앤아버에서 LPGA 참관기 ②
  • 김승열 변호사(대한특허변호사협회 회장)
  • 업데이트 2016-05-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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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빅 LPGA 대회 모습.

[미국 앤아버에서 LPGA 참관기 ②]
 이른 아침 대학도시의 목가적 분위기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따스한 햇살을 몸 가득히 받고 싶은 날이다.
다만, 이 호텔은 4성급인데 이상하게 텔레비전이 고장났다. 호텔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냄새가 나는 등 조금 불편한 면이 있었다. 아침에 이런 사정을 프런트에 이야기하니 전망 좋은 스위트룸으로 방을 바꾸어 주었다. 그리고 사과편지와 과일바구니가 배달됐다. 신속한 대응이 놀라웠다.
호텔 내 식당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다. 그런데 계산서를 책 안에 넣어주는 것이 아닌가. 대학도시의 학구적인 분위기랄까. 호텔 이름도 대학원생 내지 졸업생을 의미(Graduate)하는 말이다.
 
볼빅에서 제공한 차량을 이용해 대회장으로 이동했다. 경기장 프레스센터는 여자 골프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수영장, 뒤쪽에는 테니스 코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테니스는 살고 죽는 문제는 아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Tennis isn't a matter of life and death. It's more important than that.)
이 문구를 읽으며 문득 드는 생각 하나. 테니스든, 골프든 모두 인생의 한 조각이 아닐까. 테니스, 골프 만으로 인간의 가장 깊은 곳까지 다가갈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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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는 살고 죽는 문제는 아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
연습장에 가보니 리디아고, 전인지, 렉스 탐슨, 미쉘 위 선수의 모습이 보였다. 때마침 전인지 선수가 일행 중인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는 것이 아닌가. 무례를 무릅쓰고 다가가 사진촬영을 청했다.
 
전인지 선수는 “대회 주최사가 우리나라 기업이어서 너무 좋다”고 했다. 김효주 선수의 아버지도 만났다. 그의 말이다.
“국내 투어와 달리 미국 골프투어는 기본체력 내지 체격이 매우 중요하다. 실력이 좋아도 체력이 없으면 성적을 낼 수 없다.”
 
미국은 국내와는 달리 ‘9홀 프로암’이 일반화 되어 선수들도 만족도가 높다. 프로암이란 프로와 아마 선수가 짝을 이뤄 하는 경기다. 미국에서는 ‘베스트 볼’ 방식을 따른다. 프로 한 사람이 아마추어 4명을 상대로 승패를 가려, 아마 4명 중 제일 성적이 좋은 ‘베스트 볼’에 대항해 매치 플레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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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전인지 프로와 한 컷.
김효주 선수의 아버지는 “베스트 볼 방식이 아마추어에게 부담이 없어서 좋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컷오프 된 프로와 아마가 함께 경기하는 ‘중간 프로암 제도’가 있는데이 프로암 방식은 애매한 컷 탈락 선수의 불만을 달래고, 프로와 라운딩을 원하는 일반 골퍼에게 인기가 있다”고 했다. 국내 대회도 이 방식을 참조하면 어떨까.
각 홀마다 쓰레기통이나 생수박스가 잘 배치되어 있었지만 대회관계자나 갤러리들은 사용하지 아니 하였다. 오직 선수들만 마시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대회장 내 많은 한국선수와 대회 관계자가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눈길이 갔다. 미국여자 골프계에 높아진 한국 위상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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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가 열린 골프장 전경.

점심을 먹은 뒤 인근 현지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고급 대중제 골프장인 ‘스톤브릿지( Stonebridge) 골프장’은 코스 내 멋진 집들이 자리하고 있어 이채로웠다. 팀 없이 혼자 라운딩을 즐기는 이도 눈에 띄였다. 코스관리가 잘 되어 있고, 코스 사이사이 멋진 주택들, 자연경관이 조화를 이뤄 인상적이었다. 호수에 ‘오리엄마’가 앞장서고 ‘아기오리’ 4마리가 뒤의 ‘아빠오리’ 호위를 받으며 정답게 나아가는 모습이 한폭의 동화 같았다.
 
다행스럽게 필자의 골프성적은 어제보다 조금 나아져 버디를 기록,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었다.
전반 홀을 돌고 클럽하우스 내 식당에서 가볍게 생맥주를 마시는데 많은 노인들이 모여 대화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 골프장은 평범한 지역사회의 사교장, 만남의 장소였다. 이번 골프대회 자원봉사자 모집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무료봉사가 아니라 봉사자가 75달러를 내고 참여할 수 있다고 적혀 있는 게 아닌가. 대회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자원봉사자 수가 너무 많아 부득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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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중 높아진 한국인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사진 왼쪽 두번째가 미쉘 위 선수.

오늘 라운딩을 한 골프장의 경우 골프코스 내에 집을 지어 생활하면서 골프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돼 골프장이 지역사회와 동떨어져 있지 않고 하나가 돼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노령화 사회의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아닐까. 연이은 강행군에 피로가 몰려와 오늘은 조용하고 자유로운 저녁시간을 가질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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