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의한 창작, 저작권 보호 대상일까

창작 문호 넓힌 미국법원과 일본정부의 전향적 자세 본받아야
  • 김승열 변호사(대한특허변호사협회 회장)
  • 업데이트 2016-05-04  13:28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김승열(金承烈) 변호사·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現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본문이미지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작품은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그간 인간의 독점적인 영역으로만 여겨져 온 소설, 음악 등 창조적인 분야까지 인공지능이 진출하고 있어 놀라울 따름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공상과학 문학상 공모 1차 심사에 통과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간단한 지시로 음악을 만드는 자동작곡시스템도 개발되었고, 나아가 핵심단어 몇 개를 집어넣고 리듬과 곡조를 선정하면 자동으로 가사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작품의 경우에도 저작물로서 현행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한정하는 명문의 정의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작품은 ‘표현’되고 독특한 ‘창작물’로 볼 수는 있으나,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작품은 현행 저작권법상으로는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기 어려운 사정에 있다. 다만 침해행태에 따라서는 부정경쟁 방지법의 소위 말하는 ‘차’목 즉, “타인의 상당한 투자 등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로 보아 보호를 받을 수는 있다.
 
그렇다면 외국의 관련 법제도는 어떠할까? 먼저 이를 명시적으로 보호하는 법제도를 두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영국이다. 영국의 저작권법에서는 명문으로 ‘컴퓨터가 생성한 음악 (등의) 작품의 경우에 저작권자를 그 저작물의 창작을 위해 필요한 작업을 한 자로 본다’ 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경우는 이 같은 명문 규정이 없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저작권법상으로 저작권자에 대하여 이를 명시적으로 ‘인간’으로 한정하고 있지는 않아 법 해석 상으로 보호가 가능하다.
 
한국과 일본, 저작권자를  ‘인간’으로 한정
 
이에 반하여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같이 ‘인간’으로 한정하고 있다. 인공지능 산업이 발달한 일본은 이 분야의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 자국의 인공지능 산업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저작권법을 차제에 정비한다고 한다. 나아가 인공지능의 예술작품 활동에 있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조건, 즉 여러 예술작품에서 각각의 특징을 추출하여 이를 창작에 활용하는 점을 감안해 별도의 특칙을 마련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하면 기초 데이터베이스로 제공되는 예술작품에 대하여는 달리 해당 저작권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창작할 수 있게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기존의 일반 저작권법리에 비추어 보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최근의 독특한 미국 저작권 관련 판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글이 전자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모든 책자를 스캔하는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미국법원은 이 행위가 저작권침해가 아니라고 판시했다. 그 논거는 저작권자와 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라는 본 것이다. 이는 저작권법상의 ‘공정이용’에 해당된다고 미국법원은 판단했다.
 
이런 맥락에서 살펴보면 일본정부의 노력도 어느 정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다시 말하면 일본정부는 자국의 인공지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를 ‘공정이용’의 하나의 형태로 명시적으로 이를 합법화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문이미지
김승열 변호사
곧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는 시기가 그리 멀지 아니한 현 시점에서 인공지능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차제에 인공지능 관련 전반적인 국내법 제도를 검토해, 만에 하나 조금이라도 걸림돌이 되는 관련법 규정이 있다면 이를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관련된 사회지원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여 인공지능 산업의 발전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특히 최근의 저작권 법리와 관련하여 미국법원과 일본정부가 자국산업의 발전을 위해 취하고 있는 전향적이고도 적극적인 자세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아무쪼록 4차 산업혁명에 즈음하여 범정부 차원의 신속한 개혁을 통하여 인공지능 관련 산업에서의 국제경쟁력을 더 한층 높일 수 있는 일대 전환점이 되기를 감히 기대해본다.
 
  • 스크랩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
많이 본 뉴스
  • 세계속 코이카'
  • 배진영의 '어제 오늘 내일'
  • 김태완 'Stand Up Daddy'
  • 권세진 ‘별별이슈’
  • 정혜연 ‘세상 속으로’
  • 박희석 ‘시시비비’
  • 이정현 ‘블루오션을 찾아서’
  • 박지현 ‘포켓 저널리즘’
  • 하주희 ‘블루칩’
  • 이경훈 현장으로’
  • 김광주의 뒤끝
  • 백재호의 레이더
  • 고기정의 特別靑春
  • 슬기로운 지방생활
  • 이상곤의 흐름
  • 서봉대의 되짚기
  • 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 취재본부는 지금’
  • 조갑제 기자의 최신정보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