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빅 LPGA 우승 주타누간 인터뷰, "드라이버도 3번 우드도 불필요"

  • 김승열 변호사(대한특허변호사협회 회장)
  • 업데이트 2016-05-3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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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빅배 LPGA 대회 모습.

[美 앤아버에서 LPGA 참관기③] 
드디어 볼빅배 LPGA대회가 시작됐다. 3인이 1팀을 구성하여 오전 24개팀과 오후 24개팀, 도합 48개팀으로 첫날 경기가 진행되었다. 필자는 미시간대 법대 부근의 호텔에 머무르고 있는데, 기자들이 필자를 픽업해 취재차량으로 ‘트래비스 포인트 컨트리클럽’까지 편안하게 들어갔다.
 
전반 9홀을 관전하는데, 마침 한국의 이미나 선수가 보여 그 팀을 따라가기로 했다. 첫 홀은 파4로서 391야드이고 평지였다. 그린 주변에 벙커가 많을 뿐 무난한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1~2번 홀 사이 호수가 있고 멋진 집들이 보여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경기요원에게 다가가 집값이 얼마인지 물어보니 “대략 30만 달러에서 많게는 300만 달러에 이른다”고 귀띔해 주었다.
“생각보다 아주 비싼 것 같지는 않다”고 하니, “이곳은 1년 내내 따뜻한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가 아니다. 겨울에는 춥고 많은 눈이 내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 곳 사람들은 자연 풍광을 즐기고 집에서 골프도 즐기는 행운을 누리는 것 같아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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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코스 사이로 보이는 주택들. 목가적 느낌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코스의 특징은 ‘업 다운’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런 평이함을 보완하려고 호수나 벙커를 많이 만들어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일까. 특히 그린은 상당히 작고 상당히 어렵게 설계돼 있다. 그래서인지, 그린에 숨어 있는 미세한 변화가 경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바닥도 딱딱해 선수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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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 설치된 광고문구.
속보로 걷다보니 한국계 크리스티나 김이 보였다. 첫날 성적이 가장 뛰어나 ‘-8’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켜보니, 그린 적중률이 높고 퍼팅을 잘했다.
첫날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골퍼를 따라다니는 갤러리가 별로 없었다. 그린 표지판에 빨간색으로 적힌 ‘SOLD’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 경기 진행요원에게 물으니 광고문구라고 한다. 필자가 의아함과 불만스러움을 표시하자, 진행원 말이 “이 대회는 마스터스가 아니고, 미국에서 열리는 LPGA”란다.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광고 하나에도 미국식 자본주의가 느껴졌다. 이 요원에게 “75 달러를 내고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의 말이다.
“골프를 너무 좋아해 나도 돈을 기꺼이 냈다. 대신 2번의 골프 라운딩을 무료로 받았고 각종 다른 혜택이 주어진다. 봉사기간은 나흘 중 사흘만 의무적으로 참가하면 된다.”
75불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는 말이었다.
 
“이 대회는 마스터스가 아니고 미국 LPGA”
 
후반 9홀 경기가 시작됐다. 오늘 취재기자들은 온통 우승후보인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 선수에 쏠려 있었다.
워낙 장타여서 “드라이버를 가지고 오지도 않았고, 3번 우드를 칠 필요조차 없다”고 한 인터뷰가 사뭇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그린이 무척 까다로워 읽기가 어려웠다”고 했지만 오늘 최상위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 주타누간이 기자들과 나눈 문답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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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우승후보 태국 출신의 아리야 주타누간.(사진=뉴시스)

-오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후반 9홀은 다소 바람이 불어 탄도를 조절하였는데, 드라이버와 아이언이 잘 맞았다.”
 
-한국계 크리스티나 김이 많은 격려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녀의 ‘맨토십’이 어떤 영향을 미쳤나.
“너무 좋은 선수다. 작년 내가 성적이 안 좋았을 때 유일하게 다가와 ‘곧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격려해 주었다.”
 
-오늘 몇 번이나 드라이버를 쳤나.
“드라이버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내 골프백에는 단지 우드 3번과 2번 아이언만 있다.
 
-파 5에서도 드라이버를 안치나.
“내 골프백에는 드라이버가 없다.”
 
-그럼 무엇으로 치나.
“3번 우드와 2번 아이언 그리고 3번 아이언.”
 
-비교적 코스길이가 길어도, 드라이버 대신 우드 3번이나 2번 아이언을 쳐도 여전히 유리하다고 생각하나?
“당연하다. 심지어 3번 우드도 칠 필요가 없다.”
 
18홀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고 싶어 달려갔다. 국내라면 할 수 없는 나름 용기(?)였다. 장타자인 브리티니 린시컴과 렉시 톰슨에게 다가가 모자에 사인을 청했더니 의외로 흔쾌하게 받아 주었다. 그런데 때 마침 경기를 마친 박인비 선수가 18홀 옆에 보였다. 표정이 좀 상기된 듯 보였다. 연유를 알고 보니 손가락 부상으로 오늘 성적이 상당히 좋지 못했다고 한다. 나중에 기권했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1년 중 가장 날씨가 좋다는 미시건의 5월. 잘 가꾸어진 잔디와 나무 그리고 목조주택 등의 경관이 너무 좋게 와 닿았다. 다만 골프 코스 사이사이 자동차 등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생소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다. 18번 홀 주변에 이동식 식음료 코너가 다소 혼잡스럽게 배치되어 있었고, 특히 선수들이 퍼팅 중인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근처 가게 등에서 잡담하는 광경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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