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의 발상지(發祥地)를 찾다

  •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 업데이트 2012-12-24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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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따끈한 우동 한 그릇이다. 이 우동은 일본 음식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의 우동은 발상지(發祥地)가 어디일까. 대체로 '시고쿠(四國)' 지방으로 알고 있다. '사누키(讚岐)' 우동이 일본 전역에서 유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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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가사(山笠)의 발상지
'사누키(讚岐)'는 '가가와(香川)'현의 옛 이름으로 '세토(瀨戶)' 내해에 연해있는 '시고쿠' 북동쪽에 있는 현이다. 이곳은 전국 현 중에서 일인당 우동 소비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우동이 유명해서 일명 우동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동의 발상지는 '하카다(博多, 현 후쿠오카)'라는 것이다.

'하카다(博多)'에는 '가마쿠라(鎌倉, 1241년)' 시대에 탄생한 전통적인 축제 '야마가사(山笠)'가 있다. '하카다(博多)'에 전염병이 창궐하여 많은 사람이 죽어나갈 때, 중국 송(宋)나라에서 귀국한 '승천사(承天寺)'의 국사(國師)가 '가마(施餓鬼棚)'를 탄 채 감로수를 뿌리고 다니면서 전염병을 물리쳤다. 그 가마가 오늘날 '야마가사(山笠)'로 발전했다.

하카다(博多)가 우동의 발상지(發祥地)

"하카다(博多)가 일본의 우동 발상지(發祥地)입니다. 다름아닌 '죠우텐지(承天寺)'입니다."

'와타나베 아키라(渡邊章·65)'씨가 먼저 말했고, 옆에 있던 '오츠보 시게다카(大坪重隆·72)'씨가 맞장구를 쳤다.

"그렇습니까? 거기가 어디죠? 빨리 그곳을 확인하러 갑시다."

필자는 일본 우동의 발상지가 '후쿠오카'라는 것도 생소했지만, '절(寺)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어리둥절해서 마음이 급했던 것이다.

'와타나베(渡邊)씨는 별도의 약속이 있어서 먼저 내리고, 오츠보(大坪)씨가 하카다(博多) 역을 향해 달렸다. '하카다 '역 근처는 수 백 년 이어오는 절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죠우텐지(承天寺)'를 찾았다.

'죠우텐지(承天寺)가 야마가사(山笠)의 발상지이면서 우동의 발상지라니?'

그러나, 마음만 급할 뿐 '죠우텐지(承天寺)'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일상적으로 자주 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저-'죠우텐지(承天寺)'가 어디입니까? 이 근처로 알고 있는데 도무지 찾을 수 없어서요."

"네 바로 길 건너입니다."

'오츠보(大坪)'씨가 미안해했다. '후쿠오카에 살고 있으면서도 잘 몰라서 창피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괜찮아요.'를 연발하면서 길을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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承天寺 입구
절(寺) 내부를 밖에서 기웃거리면서 들여다봤으나 사람이 보이질 않았다. 적막이 감도는 분위기. 다만 오랜 역사를 안고 살아온 아름드리나무들이 길고 긴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중문으로 들어서자 다음과 같은 비(碑)가 서 있었다.

<1241년(仁治 2년) 중국 송나라에서 귀국한 쇼이치(聖一) 국사는 갱(羹), 만(饅), 면(麵)의 제법과 함께 제분 기술도 일본에 들여왔습니다. 갱(羹)은 양갱(羊羹), 만(饅)은 만두(饅頭), 면(麵)은 온돈(饂飩)·소바(蕎麦)를 지칭합니다. 쇼이치(聖一) 국사에 의해 전해진 제법·제분기술의 덕택에 일본의 분식문화가 크게 발전하였습니다. 이 비(碑)는 하카다(博多) 지방에 있어서 쇼이치(聖一) 국사의 위업을 후세에 전하려고 세운 것입니다.>

1241년이라면 지금으로부터 771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여기에 나오는 온돈(饂飩)이 바로 우동(うどん)을 지칭한다. 어원을 따져보면 우동은 따뜻하게 먹는 음식이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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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발상지의 비(碑)


중국-한국-일본으로 이어지는 우동의 흐름

필자는 '죠우텐지(承天寺)'를 돌아본 후 나카무라(中村) 조리학교의 이사장 나카무라테쓰(中村哲·59)씨를 만났다. 실제로 우동의 발상지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나카무라(中村)씨는 사실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역사적 사실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여러 가지 설(說)있지만, 하카다의 '죠우텐지(承天寺)'가 일본 우동의 발상지입니다. 만두와 오차도 그 시절에 함께 건너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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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中村)씨의 진지한 모습
그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하카다는 예로부터 중국과 조선을 상대로 하는 무역항의 역할을 했고, 절이 우동의 발상지라는 것은 그 당시 스님들이 선진 문화를 배우기 위해 당나라나 조선에 유학을 많이 갔기 때문이란다.

"그 당시에 유학을 갈 수 있는 신분은 정부 관계자나 스님뿐이었습니다. 일반인이 유학을 꿈이나 꾸었겠습니까?"

참으로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면서 '나카무라'씨는 "우리가 먹는 음식 하나하나가 문화의 흐름이다"고 강조했다.

스님들이 중국이나 조선에 유학을 간 것은 문화를 배우면서 덤으로 들여온 것이 우동·만두·오차다. 일본에서 우동이 이렇게 탄생했으나 요즈음처럼 인기를 끈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70년대부터 널리 번지게 됐던 것이다.

모든 것은 자연의 섭리

이유는 쌀값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아무리 벼농사가 잘 돼도 세금을 많이 내야 했고, 그나마 남는 것은 팔아야 생활이 가능했다. 그래서 농민들이나 일반인들이 간단하게, 맛있게, 그리고, 배불리 먹는 음식인 우동이 인기를 끌었던 것이다. 한편, 일본인들이 즐기는 소바(蕎麦)는 우동보다는 다소 비싼 음식으로 손꼽힌다. 출생의 비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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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방식으로 만드는 전통 우동
일본의 우동은 따뜻한 남쪽에서 많이 재배되고, 소바(蕎麦)는 북쪽에서 주로 재배된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다시 나카무라(中村) 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남쪽은 평야지대라서 일찍이 벼농사나 밀농사가 발달했습니다. 하지만, 홋카이도(北海道) 같은 북쪽 지방에는 논밭이 없어서 산악지대에 메밀을 심게 됐습니다. 한국의 강원도에도 메밀을 많이 심지요? 그러한 이치(理致)입니다."

나카무라(中村)씨의 분석은 정확했다. 우동에도 소바(蕎麦)에도 자연과 문화와 인간의 노력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기름진 땅에서 재배되는 쌀과 밀, 그리고,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소바(蕎麦)-. 참으로 신비스러운 자연의 조화로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다. 기름진 땅에서 보다는 척박한 땅에서 영웅이 탄생하는 자연의 이치(理致)와 섭리(攝理)-

우동(饂飩) 한 그릇, 소바(蕎麦) 한 그릇, 소홀하게 다루지 말아야 할 일이다. 우동 발상지(發祥地) '하카다'에서 깨달은 인간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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