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야! 불이야~!!
사진설명 ;(좌) 화재경보스위치, (우)화재시 탈출용 비상문
선진국을 가늠하는 요소는 많은 것들이 있다. 우선 복지, 환경, 그리고 국민안전 등이다. 이들 중 가장 미국에 살면서 미국이 선진국이라고 느끼게 만든 부분은 바로 국민안전 문제이다. 그 중에서도 화재예방은 미국이 선진국임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미국에는 화재대피 훈련이 있으며, 정기적으로 이 훈련을 실행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도 정기적으로 지진대피 훈련을 한다고 한다. 필자가 미국에서 살면서 이 화재대피 훈련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늘상 있는 일이었다.
화재대피 훈련이라하면 무작위로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기숙사를 포함한 학교건물) 전체에 경보기(알람, Alarm)를 울리는 것이다. 미국의 모든 건물에는 화재경보기가 달려 있어서 화재시 어떤 위치에서도 화재경보 스위치를 작동할 수 있다. 이것을 누르면 건물 전체에 경보기가 울린다. “따르르릉.” 하는 벨소리가 귀청을 찢을 정도로 전 건물에 울려퍼지면, 모든 학생들은 신속히 가장 가까운 탈출구로 내려가서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지정 장소로 대피를 해야한다. 이때는 건물내 엘레베이터는 일체 사용이 금지되며, 오로지 비상계단을 통해서 가장 가까운 탈출구로 대피해야 한다.
이런 화재훈련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씩은 하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서 주(州)법에따라 그 횟수와 빈도가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미국 전역에서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음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이 훈련은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실제 화재발생 상황에 주 관점을 맞추었기에 가끔은 새벽 3~4시 경에도 실시하며, 건물 내 모든 학생들이 대피 했는지를 실제 지역 소방관과 기숙사 사감들이 각 방을 돌면서 확인을 하게 된다.
이 화재훈련의 무작위성 때문에, 샤워를 하던 아이들도 타월만을 걸친채, 뛰쳐 나오는 일도 많다. 어떤 아이는 옷을 입고 나오지 못해 이불을 둘러싸고 나오는 아이, 속옷만 입고 나온 아이 등등 각양각색(各樣各色)의 아이들이 나오게 된다.
필자가 켄자스주(州)에서 고등학교를 보내던 시절에는 이 화재훈련 외에 별도로 추가되는 훈련이 하나 더 있었다. 이 훈련은 바로 토네이도(Tornado) 대피훈련이다. 토네이도라 함은 미국의 중서부 지역의 넓고 평평한 곡창지대에서 간혹 발생되는 회오리 바람이다. 이 바람은 영화에서 보는 것 처럼, 강력한 경우는 집을 통채로 날려버리거나 자동차 내지는 가축들 까지도 빨아들이고 파괴하는 강력한 천재지변(天災地變)중의 하나이다. 지역에 산(山) 같은 기류(氣流)의 영향을 줄 만한 것들이 없는 평평한 곡창지대이다 보니, 기류(氣流)와 기류끼리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토네이도는 위협적인 바람으로 따로 대피훈련을 통해서 인명피해를 줄여야 했다.
이 토네이도 대피훈련은 화재훈련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화재훈련의 경우 건물 밖으로 대피를 하지만, 토네이도 대피훈련의 경우 회오리 바람이 부는 밖으로 대피하는것은 위험한 일이므로 건물 안에서 가장 안전한 지대로 대피하는 것이 바로 토네이도 훈련과 화재훈련과의 차이이다. 중서부 지역의 건물 내부에는 토네이도를 대비하여 창문이 하나도 없는 대피지역이 따로 만들어져 있다. 회오리 바람의 특성상 건물에 가까워질 경우 창문의 유리창을 전부 깨버릴 수 있기 때문에 창문이 없는 방으로 대피를 해야만 한다.
이 외에 가정집에서는 문지방이나 책상 아래로 대피하도록 학생들에게 안내물을 주어 전달하고 있다. 건물의 구조상 문지방이 가장 튼튼한 구조물로서 문지방 아래에 대피하도록 하고 혹은, 책상같은 곳 아래로 숨도록 지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 처럼 화재외에 천재지변등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훈련을 법으로 시행하여 실천하고 있다.
이렇듯 미국은 화재대피 훈련을 통해서 화재의 위험성과 평상시 대피훈련을 통해서 인명피해를 줄이려는 국가적 노력을 하고 있는것이다.
과연 한국은 어떨까? 필자가 한국에서 중학교까지 졸업하면서 했던 훈련은 오로지 약 2~3차례의 민방위 훈련 그리고 단 한번의 소방훈련이 전부였다. 하지만 당시에 우리가 전달받은 소방훈련은 어떤 것이었는지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당시 교육받은 사항은 소화기 작동요령 정도였을 뿐, 화재 시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지시 받거나 교육을 받은적은 없는 듯 싶다.
허술했던 소방훈련 외에도 안타까운 점은 학교내에 소화기의 위치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실 안에 있기는 했는지 그리고 화재 경보기는 어디에 있는지 작동 방법은 어떤지 지금 돌이켜 볼 때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시간이 오래지나서 지금 생각한다는 것이 웃기는 일인지도 모르지만, 교실 내에는 소화기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의 화재 경보기는 상당히 애매모호한 형태를 띄고 있다. 보통 소방호수가 들어있는 커다란 상자위에 빨간색으로 된 동그라미가 있으며, 그 안에 검은색으로 된 작은 스위치가 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작동하는지 쉽지 않다. 우선은 필자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아마도 그 검은색 단추는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덮혀 있고, 그 위에 작은 글씨로 “화재시 힘껏 누르시오.” 정도로 쓰여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화재 경보 장치는 대부분 오래 전에 설치가 되어 있어서 경보기에 표시되어 있는 빨간불이 나가 있는 것도 많았고,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는게 보통이었다. 그리고 그나마 구비되어 있는 그 소방 경보기도 각 층에 하나씩 있지도 않았다.
이런게 바로 대한민국의 화재 대비책이다.
과연 미국은 어떨까? 필자가 살았던 고등학교 건물은 100년이 넘은 건물이었다. 그렇지만 화재경보기는 곳곳에 달려 있다. 즉 건물을 지은지 오래되어 배선을 안으로 넣지 못했더라도 밖으로라도 화재경보장치를 달아 둔 것이다.
지금 현재 필자가 사는 죠지워싱턴대학의 기숙사도 일부는 새 건물이지만, 필자의 건물처럼 수십년 된 오래된 건물도 많이 있다. 하지만 복도 곳곳에 화재 경보기가 달려 있으며, 비상시 탈출용으로 쓰이는 화재 탈출용 문(門)까지 설치되어 있다.
이 문을 열게되면 화재 경보기를 누른 것과 같은 효과를 보게 된다. 즉 건물 전체에 화재경보기가 울려퍼지는 것이다. 이런 문은 화재대피 훈련 때는 사용이 가능하다. 평상시에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사용하면, 가까운 소방소에서 소방차가 출동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화재경보기도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유학전에 미국의 서부에 있는 주립대학에서 연수를 몇 번 다녀온 적이 있었다. 당시 필자의 나이는 11살 정도 였다. 헌데 그 곳에서 연수를 하는 동안 화재경보기 때문에 학교 내에 수천명의 학생들이 대피를 하는 경험을 꼭하게 된다. 그건 훈련이 아닌 실제 화재경보로 말이다. 때문에 지역 소방소에서 수십대에 소방차를 동원하여 급하게 학교로 와보지만 불은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수가 없었다. 즉 누군가 화재경보기를 장난으로 울린것이다.
이럴 경우 화재경보기에서 지문을 채취해서 전자지문 스캔장비로 모든 학생의 손을 검사한다. 그리고 반드시 범인을 색출해낸다. 왜냐하면, 그런 장난은 대피한 수 천명의 학생들을 비롯한 소방소측의 업무방해등의 혐의로 엄연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범인을 잡고보면 한국사람이다. 당시 필자의 나이또래의 연수 온 한국학생이다. 이런 화재경보기에 익숙치 않은 아이가 실수로 혹은 “정말 온 건물에 경보가 울릴까?”하는 장난으로 이런 국제적인 망신을 주는 아이들이 꼭 있었다. 국내에서는 단 한번도 보지 못한 경보기를 보고 충분히 호기심이 나서 눌러 볼 법도 했다. 그런 일은 그 당시 필자의 견해로 볼 때 한편 이해가 되는 점도 있었다.
이런 국제적인 망신을 약 몇달전 뉴스에서도 얼핏 들은 적이 있다. 국내의 톱스타라는 사람이 알래스카의 국제공항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차 방문했다가 이 화재경보기를 누르는 바람에 전 공항이 대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 만큼 한국인은 화재경보라는 미국의 시스템에 무식할 정도로 아둔한 것이다. 필자가 연수당시, 그 어린학생의 장난끼 어린 행동은 그나마 이해를 할 수 있다지만, 다 큰 어른이, 그것도 공인(共人)이라는 사람이 그런 짓을 했다는게 납득되지 않았다. 당시 이야기로는 실수였다고는 하지만 어찌되었건, 대한민국 국민은 이런 화재경보기와는 익숙치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한국은 미국에 비하면 이런 소방대비책은 엄연히 후진국이다. 과연 63빌딩같은 높은 빌딩에서 화재가 날 경우 어떻게 대피를 할지 의문이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이런 소방대책을 마련하는것이 시급한 것 같다. 예전에 80년대에는 교련 같은 것이 있어서 그나마 국가에 보탬이 될 만한 무언가가 있었지만, 현재는 아무런 훈련이나 교육을 찾아볼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론 교련은 국민의 안전을 위한 화재훈련과는 거리가 멀지만, 최소한 정기적으로 실행했던 훈련이란 것이 있었다는게 현재의 시점보다는 나은것 같다. 하루빨리 한국도 화재 및 자연재해에 대비한 훈련을 시행해서 사고시 인명피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 하겠다.
한번 뭉치면 잘 뭉치는 대한민국은 이제껏 경제적 발전만을 위해 살아왔지만, 이제 현시점에서는 국가적 안전을 보완해서 실로 선진국에 들어갈 날을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