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유학생으로서 겪는 고통중 하나는 바로 입맛이다. 필자의 고등학교의 시절을 회상해보면, 그때는 기숙사 음식이 주로 입에 맞지 않았었다.
그리운 고향의 맛…..다수의 유학생들이 매번 한국에 들어올때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라면, 고추장, 심지어 김치….이런 한국 유학생들에게 라면은 가장 친한 친구이자 고국의 맛을 잊지않게 해주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미국에 오면 유학생들이 사는 요리도구가 하나 있다. 바로 라면을 끓여먹을 전기 버너, 이른바 핫팟(hot pot)으로 불리는 이 도구를 산다.
가격도 저렴하고 최대3개까지의 라면이 수용가능한 이 라면 끓이는 버너. 모두들 처음 유학와서 기숙사에 필요한 물건을 살때 사는 물건중 하나이다. 거의 필수 아이템 0순위에 들어간다. 그리고는 기숙사에서 짬밥(?)이 높으신 선배님들에게 라면 끓이는법을 전수 받거나 여러번에 시행착오 끝에 가장 맛있게 라면 끓이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필자의 경우 6년정도의 유학생활을 통해 다년간 축척된 라면끓이기 실력은 가히 출중(?)하다고 말할수 있다.
그런데 이런 유학생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것은 그리운 고향에 맛이 아니다. 더 더욱 유학생들을 괴롭히는것은 바로 기숙사내의 학교운영 방침이다. 대다수의 기숙사에서는 전기버너 (Hot Pot)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그 이유인 즉슨 화재발생가능성 물품(Fire Hazard Utensil)에 속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타지 생활에 익숙치 못한 아이들에게 이는 청천벽력(靑天霹靂)과 같은 소리이다. 아무리 규율로 정해 놓아도 참을수 없는 고향의 맛은 아이들이 뿌리칠수 없는 유혹이다.
유학생들은 혼이 나더라도 오늘 내가 라면은 먹어야 살겠다는 근성이 발휘된다.
사실 외국인이 타지에서 겪는 문화적 걸림돌중 하나가 바로 식습관이다. 설사 라면을 먹다가걸리더라도 크게 문제는 되지 않고 전기버너(Hot Pot)을 압수 당한다거나 혹은 경고정도를 받고 봉사를 하는 정도로 그친다. 따라서 거의 모든 아이들이 라면을 먹는다.
유학생들이 가장 정신집중하여 최고의 팀워크(Team Work)를 발휘하는 순간은 바로 라면 먹을때이다. 같이 먹겠다고 하면 일단 군중심리에 의해 안심이 되고 서로 걸려도 같이 걸렸다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교감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혼자 먹다가 걸릴 확률이 더 높기때문에 유학생들은 최소 2인1조에서 2명이상씩 짝을 이루어 먹는 경우가 많다. 이 순간만큼은 모든 아이들이 마치 특전사 공작원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고 걸렸을때 서로 누가 주동자인지 불지 않는 고군분투(孤軍奮鬪)정신을 발휘하게 된다. 모두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냄새나지 않게 먹는법을 터득하게 된다.
필자의 경우 수많은 경험속에서 냄새를 나지 않게 먹는 방법을 알아냈다.
필자가 전국의 수만명에 임박하는 후배 유학생들을 위해 냄새나지 않게 먹는 팁(TIP)을 좀 알려 주겠다. 주로 먹을때는 경비가 삼엄하지 않은 주말 오전중을 선택한다. 주로 이때 모두들 주말에 늦잠을 잔다. 그리고 라면을 조리하는 동안 절대로 창문을 열지 않는다.
창문이 열리면 미세한 문틈사이로 공기가 배출되어 복도 전체에 냄새가 나게된다. 그리고 문밑의 틈을 막아두는것도 좋은 방법중 하나이다.
혹은 뒤집은후 다른 봉투에 넣어서 버리거나 빈 음료수통에 넣어서 버리기도 했었다.
라면의 다수는 한국어로 표기되어있는 터라 주 표적은 한국인이 되고 버린 쓰레기통 주변에 사는 한국인은 범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이런 방법을 고안해 냈었다.
지금은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되어버린 냄새없이 끓여먹던 라면….지금도 혼자 라면을 끓여 먹을때이면 그때의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외국에서 사는 고통중 하나는 정말이지 우리들의 식생활인듯 싶다. 어느 나이 많고 경험 많으신 유학생 선배님 말씀중에 이런 말씀을 하신적이 있다. “너희들이 미국이란곳에 와서 너희들의 생각과 언어를 바꿀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너희들의 입맛은 바꿀수 없다.”
사진설명; 전기버너 (핫팟, hot pot) 속의 라면 2개
메사추세츠 통신원; 김동연
2006년 4월 4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