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들개 안전지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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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 충북 옥천군 군서면의 한우 농장이 들개들의 습격을 받았다. 당시 유기견 3마리는 체중 250kg이던 송아지의 엉덩이 쪽을 뜯어 먹었다. 4월 22일~26일엔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초등학교 생태체험장에 들개들이 망을 찢고 들어와 토끼 5마리와 닭 7마리를 물어 죽였다. 서울을 비롯한 도시 지역에서도 들개가 출몰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야생 습성을 되찾고 무리 지어 몰려다니는 들개들이 언제 맹수로 돌변해 사람을 공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서울 관내에선 특히 인왕산(종로구, 서대문구), 북한산(종로구,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은평구), 관악산(관악구, 금천구) 등 산이 있거나, 재개발이 이뤄져 많은 개가 버려진 지역에서 들개들이 자주 출몰한다. 아직 들개에 의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서울시에 따르면 들개의 위협 등을 이유로 한 유기견 포획 요청 건 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들개 관련 기사도 끊이지 않고 보도된다. 올해의 경우 1월 1일부터 7월 21일까지 ‘들개’를 주제로 한 기사는 총 443건(네이버 검색 기준)이다. 1일 평균 들개 관련 기사가 2.2건이었던 셈이다.
들개 때문에 골치를 앓는 지방자치단체들은 환경부에 들개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들개는 ‘유기동물’이다. 유기동물을 잡을 때는 포획틀이나 마취총만을 사용할 수 있다. 야생 개라도 이를 학대하거나 죽일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결국 들개를 잡는 방법은 법적으로 ‘생포’ 뿐인데,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다. 야생에 적응한 들개는 경계심이 많아 포획틀로 잡는 게 어렵다. 마취총을 이용하는 방법의 경우엔 유효 사거리가 짧아 포획 확률이 낮다. 사실상 생포가 어렵기 때문에 덫이나 총기를 이용한 포획을 허가해 달라는 게 지자체의 입장이다. 들개 피해가 속출했던 충북 옥천군은 기초단체장들의 모임인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를 통해 들개를 총기로 포획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내기도 했지만, 동물 보호 단체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이들은 “사람이 개를 버려놓고 피해가 있다는 이유로 죽이는 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중성화 수술’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생식 능력을 없애 들개들의 번식을 막자는 것인데, 이는 야생화돼 공격성을 가진 들개들이 자연 소멸할 때까지 놔두자는 것에 불과하다. 그 사이에 들개에 의해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은 주장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그동안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환경부는 “유기견이 멧돼지처럼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들고양이처럼 생태계를 해친다는 보고가 없다”는 이유로 유기견의 ‘유해 야생동물’ 지정에 난색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 4월 서울시가 공개한 ‘2012~2016 유기견 구조 출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서울시 소방본부 특수구조단 및 관내 23개 소방서는 “들개가 위협한다”는 신고를 받고 총 403회 출동해 조치를 취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4~5일에 한 번씩 시민이 들개의 위협을 받는 게 현실이란 얘기다. 이제라도 환경부는 국민 안전을 위해 ‘들개 소탕 대책’을 수립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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