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풋볼 선수 하인스 워드가 성공해서 어머니의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언론은 워드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혼혈인 차별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 했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다인종 국가’ 논쟁이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그동안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교과서에서 가르친 것은 잘못이며 우리도 다인종 현실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어떤 교수인지 학자인지 하는 사람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우리도 피가 많이 섞였으니 우리는 단일민족이 아니다"고 '그럴듯한' 주장도 했습니다.
바야흐로 우리사회에 유치한 논쟁이 심각하게 벌어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마치 작년에 호주제 폐지를 놓고 여성부나 소위 일부 여권론자들이 제기한 저질 논쟁으로 번질 우려가 있어 걱정됩니다.
호주제 폐지론자들은 이혼녀 인권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그 뒤에서는 결국 성씨 제도의 근간이 되는 부계성씨 원칙을 폐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온갖 거짓 통계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날조하여 어용 방송을 통해 선전을 했습니다. 수백년 내려온 전통을 더러운 종기 대하듯 매도하여 하루 아침에 폐지해 버렸습니다.
이런 가벼움이 판치는 한, 우리사회는 앞으로 어떤 정신나간 대통령이 등장해서 "남녀 평등의 원칙에 맞게 앞으로 짝수 자녀를 둔 부모는 그 자녀의 성씨를 정할 때 아버지 어머니 성씨를 50% 씩 공평하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해도 먹혀 들것입니다.
실체도 개념도 모호한 '다인종 국가' 논쟁은 호주제 폐지 때처럼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해온 여러 전통적 가치관을 공격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에 우려합니다.
먼저 국내 혼혈인 문제를 ‘다인종 문화'와 연결시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혼혈인은 절대로 '다인종'이 아닙니다. 혼혈인들은 비록 생김새와 피부색이 우리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그들은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은 엄연하고 ‘자랑스런’ 한국인입니다. 이들을 우리와 별종인 것처럼, 그 개념조차 모호한 ‘다인종’으로 묶어 놓기 시작하면 더 심각한 차별이 생길 것입니다.
혼혈인 문제는 우리가 안고가야 하는 우리의 문제입니다. 그들이 차별로 고통 받는 문제는 반드시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우리 손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혼혈인 차별은 우리의 사회, 제도, 문화, 국민의식이 복합되어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이것을 두고 우리 스스로를 마치 인종차별 주의자인 것처럼 해석하기도 하는데, 이는 혼혈인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바람직한 접근법이 아니라고 봅니다. '다인종' 운운은 더더욱 해결책이 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나 혼혈인에 대한 차별은 '인종차별'이라기 보다 이들에 대한 우리의 경계심과 두려움, 호기심이 복합되어 일어난 '어떤 것에 대한 익숙하지 않은 느낌의 표현'이라고 봅니다. 우리 국민들이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느낌을 가지는 것은 오랫동안 폐쇄되어 있던 사회에서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국내 혼혈인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이제 겨우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신부감을 구하지 못한 많은 농촌총각들이 동남아 등지의 외국인과 결혼하면서 혼혈인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들이 국내 여성이나 남성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기 시작하면서 도시에도 혼혈인이 많이 생겼습니다.
신문에서 외국인이 쓴 한국 생활 경험담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외국인들은 1988년 전까지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는 것을 추억담 삼아 이야기 하곤 합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인 중에 실제 외국인을 본 사람이 많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들은 "당시 길을 걸을 때면 '어디서 왔느냐' '결혼은 했느냐' '한국이 좋으냐'하며 가던 길을 막고 자기의 간단한 영어가 통하는지 시험을 하기 위한 중고등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생활의 일부분었다"고 기억합니다.
이들 외국인들은 "전철을 타든, 길을 걷든 자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수많은 사람들의 '무례한' 시선이 익숙해 지기까지 수년이 걸렸다"고도 말합니다.
저도 외국인을 처음 본 것이 초등학교 때 경주에 수학여행을 갔을 때였습니다. 우리는 책이나 TV에서 본 노랑머리 외국인이 실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외국인이 보이면 "야 , 저기 미국 사람이다"하면서 무조건 "헬로우"를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불과 20 전 만해도 우리나라에 살았던 많은 외국인들에게 경우에 따라서 우리를 무례한 국민, 인종차별 국가라고 느낄 수 있는 일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인구의 1%가 외국인입니다. 그만큼 국제화 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더이상 우리는 길을 걷는 노란 머리 외국인에게 호기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외국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우리의 호기심의 대상이 시대는 지난 것입니다.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해도, 이들 외국인을 우리 자신의 생활 경계 속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외국인 뿐만 아니라, 한국 국적의 혼혈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는 '인종차별'이라기 보다 우리가 익숙치 않은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일 것입니다.
군대에서는 아직까지 피부색이 확연히 다른 혼혈인은 입대를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인종차별주의라서 그런 법을 만들었다기 보다, 군대같은 험한 곳에서 혼혈인들이 받을 상처가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에 보호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 봅니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나라에서, 더구나 군대가 썩 민주적이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혼혈인이 군에 갔더라면 그들은 더 많은 상처를 받았을 지도 모릅니다.
혼혈인들이 들으면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공식적인 몇 가지 차별을 통해 더 큰 상처를 받을 개연성이 있는 개인들을 어느 정도 보호 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이야 어차피 이방이니까 타국에서 어느 정도의 차별은 감수 할 수 있을 테고, 정 못 견디면 자기 나라로 돌아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거주 혼혈인들은 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돌아갈 나라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혼혈인들은 우리의 법과 제도와 문화를 따르며 이 땅에서 살아가야합니다. 때문에 이들이 받는 차별은 생존과 연결된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들을 우리의 형제자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혼혈인들이 느끼는 차별문제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상황이 좋은 쪽으로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봅니다. 현재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혹은 앞으로 태어날 많은 혼혈인들은 국민의 기본 의무와 권리에서는 법적인 차별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현재 태어난 많은 혼혈인들이 사회에 진출하고, 우리가 이들과 광범위하게 섞여 살아가다보면 얼마 안되어 우리는 그들을 자연스럽게 우리의 형제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실제 농촌에서 태어난 많은 혼혈인들이 부닥치는 가장 힘든 점은 인종차별 보다는 교육 문제라고 봅니다. 학교에서 혼혈 아이들이 피부색으로 인해 간혹 따돌림을 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이들은 얼마 안가 피부색이 다른 이들을 친구로 익숙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혼혈인들과 어울려 지낸 아이들은 사회에 진출 한 후에도 혼혈인들에 대한 편견에 사로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학교 다닐 때 할머니가 일본인이었던, 친구가 있었으나 그 친구를 한번도 일본인이라고 생
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 친구가 자기 입으로 "우리 할머니 일본 사람이다"고 해도 그 말에 특별히 신경쓰는 친구들도 없었습니다.
많은 혼혈 아이들은 가정에서도 엄격한 우리 식의 문화와 우리말을 배우며, 우리의 아이들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가족들도 자기의 소중한 아이들이 외국인이나 그 무슨 '다인종'으로 대접받기를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혼혈 아이들은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며 자라날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굳이 "너희들 때문에 우리도 이제 '다인종 사회'가 되었다. 비록 너와 나는 다른 인종이지만, 우리는 같이 더불어 살아갈 가치가 있어"하면서 가르칠 필요가 있을까요.
같은 땅에서 사는 혼혈 아이들을 두고 '코시안'이니 뭐니 하면서 마치 다른 인종처럼 따로 이름 붙여 부를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은 과도기지만 우리사회는 혼혈인들을 곧 우리의 일원으로 익숙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어쨌든 우리가 마치 대단한 인종차별 주의자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맞지도 않고, 보기 좋지도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제기된 "우리가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폐쇄적인 민족주의에 사로 잡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저는 이 말도 근거가 부족한 어림짐작에 의한 과장이라고 봅니다.
우리민족은 피의 순수성 보다 가족적인 연대를 통해 ‘우리’라는 의식을 확립시켜 왔습니다. 좁은 국토에서 종축(縱軸)으로는 부계 성씨를 유지하면서, 횡축(橫軸)으로는 모계 성씨와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온 나라가 한 가족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조선 500년간 일본, 여진, 아랍, 중국 등 수 많은 귀화인이 있었지만, 지금 이들은 한국인으로 완전히 동화되었습니다. 우리 성씨의 상당수가 조상이 중국에서 건너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인의 조상을 둔 그들도 지금에 와서 자기들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엄연히 자기들 족보에 중국에서 건너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도, 스스로 '배달민족'이라 칭하며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입니다.
임진왜란 때 투항한 김충선이란 왜장이 있습니다. 그의 후손인 '우록 김씨'들이 자기들을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들은 적이 없습니다. 베트남 왕자였던 '화산 이씨'의 후손들이 자기들을 베트남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조상을 자랑스러워하면서, 동시에 한국인인 것을 자랑스러워 합니다. 이들 모두는 이 땅에 살면서 우리의 가족제도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인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타계한 조선 왕실의 마지막 적통인 이구씨는 피의 50%가 일본이지만 우리국민 중에 누가 그를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차별을 했습니까.
왕실이 유지되었다는 가정하에, 이구씨와 오스트리아 인 줄리아 여사 사이에 왕자가 태어나 났더라도 우리는 한국인 피의 25%밖에 받지 않은 그를 이 나라 왕으로 받드는데, 주저하지 않았을 겁니다. 심지어 순 일본인인 이방자 여사도 일단 우리의 가족 속에 편입되자 우리는 그를 세자빈으로 모시고, 사망후에는 신분에 걸맞게 성의를 다해서 장례를 지내 주었습니다.
일본에서 왔든 중국에서 왔던 이 땅의 가족제도 내에 편입되어, 이땅의 산물을 먹고 사는 사람은 자동적으로 '단군의 자손'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일단 우리의 가족제도 속에만 들어오면 그가 미국인이든, 아프리카 인이든 차별을 하겠다는 의식조차 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혼혈인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가 순혈주의자니, 무슨 인종차별주의자니 하는 것은 지나친 자학이라고 봅니다.
또하나 덧붙이면, 우리가 그렇게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폐쇄적인 사람들이라면 이땅에 정착하려던 많은 외국인을 조직적으로 살상하거나, 인종적으로 학대를 했어야 정상이지만, 우리는 그런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우리나라를 '다인종 국가'라고 정의하고, 이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 주장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국제화 시대에 다양한 인종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지극히 옳고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다인종 국가'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어떻게 정의해야 할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이 논쟁은 단일민족으로 가진 우리의 장점을 약화시키는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큽니다. 모호한 개념을 놓고 논쟁을 하면, 삐딱선을 타는 사람의 주장이 더 잘 먹혀들 수가 있습니다.
-혼혈인이 많아 졌기 때문에 '다인종 국가'다?
앞서 저는 혼혈인이 많다고 '다인종 국가'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그냥 '한국인'으로 정의해야 합니다. '다인종'이라고 이름 붙이는 순간 그들은 영원한 이방인이 될 것입니다.
-국내에 외국인이 많기 때문에 '다인종 국가'라고 해도 된다?
세상 어느 곳에서 근자에 자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좀 늘어 났다고 해고, 그 민족이 형성된 역사적 배경을 무시한 채 민족 구성원의 성격을 '다인종 사회'라고 정의하는 나라가 있습니까.
우리가 미국처럼 이민족이 세운 나라입니까. 인도처럼 수많은 다른 민족이 연합해서 세운 나라입니까. 다인종 국가면 국어와 공문서도 다인종 국가에 맞게 다 바꾸어야 합니까.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 다인종 집단이 문화를 이루며 대대로 살아 왔습니까.
잠시 방문한 외국인들이 언제 이땅을 지키고, 아름다운 문화를 남겨 주었습니까. 잠시 방문 한 외국인들이 우리 역사에서 민족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대접받고, 목소리를 낼 만한 대단한 일을 했습니까. 사업차 방문했거나, 잠시 일하러 온 외국인 때문에 이 나라 자체가 '다인종 국가'가 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국내에 외국인이 많으니까 '다인종끼리' 잘 어울려 지내자는 뜻이다?
그렇다면 헤깔리는 '다인종 국가'란 말을 꺼낼 것 없이 '국제화 시대에 맞는 시민 의식 강화'라고 하면 됩니다.
이처럼 우리 현실에서는 정의하기도 힘든 '다인종 국가'란 말은 우리의 전통을 공격하고, 그동안 우리의 장점으로 내려오던 면을 부정하고, 부정적인 면을 들춰내어 확대 왜곡하는 말장난의 도구로 쓰일 수가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혼혈인 차별 논쟁이 벌어지자 마자, 어떤 학자라는 자가 나타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었으니 우리는 '단일민족'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도 아주 '잘못된' 사례를 든 것 같습니다. 이 학자의 말이 성립하자면, 임진왜란때 우리나라 부녀자들 절반이 강간이라도 당했다는 것인데, 우리가 강간에 의해서 태어난 후손들입니까.
북한에는 소련군이 진주했으니 지금 쯤 북한 인구 상당수가 러시아 인과 피가 섞여야 하고, 남한은 미군이 들어왔으니 우리 국민 절반은 미국인의 후손이라는 소리와 같은 논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독일 점령 때 소련군이 수많은 독일 부녀자를 강간 했는데 그 때문에 독일 게르만 인구가 사라졌다는 소리는 아직 못 들었습니다. 자기 조상들을 전부 강간 당한 후손으로 만드는 이런 '얼빠진'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세상입니다. 이것이 '폐쇄적 민족주의'를 경계하기 위해 든 예라고 해도 부적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 지구상 어디에도 생물학적으로 100% 순수한 단일 민족은 없을 겁니다. 그건 애당초 불가능 한 것이니까 이를 두고 "거봐라 우리가 어디 단일민족이냐" 따지면 할 말이 없습니다. 설사 우리에게 생물학적으로 일부 외국인의 피가 섞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민족은 파란만장한 역사에 비해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단일민족을 유지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DNA 테스트를 해보면 우리의 계통은 중국이 아니라, 북방 유목민족과 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인하고는 외모에서 부터 구별이 가능하고, 남방계의 피가 많이 섞인 일본인보다도 체격 조건이 월등히 뛰어납니다. 우리 백성 사이에는 지역적으로도 유전적, 외모적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런 신체적 특징 외에 독창적인 문화와 언어를 유지해 온 것도 단일민족의 구성요건으로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는 역사, 문화, 지리, 가치관을 오랫동안 공유해 왔습니다.
민족의 미래를 위해 상당한 장점으로 발전 시킬 수 있는 이런 기본적인 사실까지 외세 침입을 들먹이며 애써 부인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혼혈인이나 외국인이 아무리 많아져도 우리의 인종적 특징을 바꿀 만큼 많아질 수는 없습니다. 현재 인구의 1%가 외국인이지만, 그 대다수는 언젠가는 본국으로 돌아갈 임시 거주인들일 뿐입니다. 그런 외국인 몇명이 산다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우리나라를 미국이나 인도와 같은 '다인종 국가'로 규정 지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국적을 변경하지 않고 사업차 온 사람들은 그저 얼마간 살다가 돌아갈 것이고, 돌아가기 싫은 사람은 우리나라 국적을 가질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은 한국인으로 동화가 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이땅에 살면서도 한국에 동화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숫자가 얼마 안되지만 화교들이 그들입니다. 그들 스스로가 아직까지는 정서적으로 한국인으로 완전히 동화되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종차별 문제와는 좀 다르게 봐야 할 문제입니다.
(중국 화교들은 동화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기준-예를 들면 국적포기-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차별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화교 문제를 두고 영주권 제도가 있는 다른 나라와 국적을 하나밖에 인정하지 않는 우리나라를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다인종 사회인 미국은 미국 국민이면 누구나 미국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미국인으로 동질감을 유지하도록 교육받고 있습니다. 하물며 단일민족인 우리나라는 말해야 무엇하겠습니까.
귀화한 외국인이면 누구든 우리의 조상을 존중하고, 우리 조상들이 역사속에서 이룬 업적을 감사하게 생각하도록하는 우리식의 교육을 받을 것입니다. 이들은 수대가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우리 민족이 될 것이고, 후손들은 우리나라를 자랑스러운 자기조국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 혼혈인 문제를 논하면서 뜬금없이 '다인종 국가' 운운하는 것은 우리 정서와 현실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혼혈인 문제를 본질이 전혀 다른 국내 거주 외국인 문제와 슬그머니 뒤섞여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글쓴 날짜 2006년 4월9일)
후기:
혼혈인 문제가 나오자 국내 불법체류자가 법적인 차별을 받는 것까지 같은 마치 무슨 인권문제, 인종차별인 것처럼 '황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불법체류자는 그냥 우리정부 허락없이 불법으로 체류하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현재 국내의 불법체류자는 우리 정부에서 십 년 가까이 사실상 단속을 하지 않아 체류를 비공식적으로 묵인해 준 사람들입니다. 최근 정부가 이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관리하고, 쓸데없는 인권시비를 줄이기 위해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불법체류자들은 정부에서 그렇게 기회를 주었는데도 스스로 불법체류자의 신분을 선택한 것입니다.
정부 관리하에 들어와 봐야 월급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정부의 감시를 받아 불편하기만 하기 때문에 그냥 세금 안내고, 시민의 기본 의무도 없고, 범죄를 저질러도 추적도 안되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이 상태로 가면 고용허가제 하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도 해당 근로 기간이 끝나면 불법체류자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냥 근무지 이탈해서 다른 데 취직만 하면 사장이 돌봐주고, 정부는 사실상 단속을 포기할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아래 미국인 혼혈 조카 딸인 '애미'입니다. 현재 미국 오하이오 주 거주 )
일부에서 그동안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교과서에서 가르친 것은 잘못이며 우리도 다인종 현실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어떤 교수인지 학자인지 하는 사람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우리도 피가 많이 섞였으니 우리는 단일민족이 아니다"고 '그럴듯한' 주장도 했습니다.
바야흐로 우리사회에 유치한 논쟁이 심각하게 벌어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마치 작년에 호주제 폐지를 놓고 여성부나 소위 일부 여권론자들이 제기한 저질 논쟁으로 번질 우려가 있어 걱정됩니다.
호주제 폐지론자들은 이혼녀 인권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그 뒤에서는 결국 성씨 제도의 근간이 되는 부계성씨 원칙을 폐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온갖 거짓 통계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날조하여 어용 방송을 통해 선전을 했습니다. 수백년 내려온 전통을 더러운 종기 대하듯 매도하여 하루 아침에 폐지해 버렸습니다.
이런 가벼움이 판치는 한, 우리사회는 앞으로 어떤 정신나간 대통령이 등장해서 "남녀 평등의 원칙에 맞게 앞으로 짝수 자녀를 둔 부모는 그 자녀의 성씨를 정할 때 아버지 어머니 성씨를 50% 씩 공평하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해도 먹혀 들것입니다.
실체도 개념도 모호한 '다인종 국가' 논쟁은 호주제 폐지 때처럼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해온 여러 전통적 가치관을 공격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에 우려합니다.
먼저 국내 혼혈인 문제를 ‘다인종 문화'와 연결시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혼혈인은 절대로 '다인종'이 아닙니다. 혼혈인들은 비록 생김새와 피부색이 우리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그들은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은 엄연하고 ‘자랑스런’ 한국인입니다. 이들을 우리와 별종인 것처럼, 그 개념조차 모호한 ‘다인종’으로 묶어 놓기 시작하면 더 심각한 차별이 생길 것입니다.
혼혈인 문제는 우리가 안고가야 하는 우리의 문제입니다. 그들이 차별로 고통 받는 문제는 반드시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우리 손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혼혈인 차별은 우리의 사회, 제도, 문화, 국민의식이 복합되어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이것을 두고 우리 스스로를 마치 인종차별 주의자인 것처럼 해석하기도 하는데, 이는 혼혈인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바람직한 접근법이 아니라고 봅니다. '다인종' 운운은 더더욱 해결책이 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나 혼혈인에 대한 차별은 '인종차별'이라기 보다 이들에 대한 우리의 경계심과 두려움, 호기심이 복합되어 일어난 '어떤 것에 대한 익숙하지 않은 느낌의 표현'이라고 봅니다. 우리 국민들이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느낌을 가지는 것은 오랫동안 폐쇄되어 있던 사회에서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국내 혼혈인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이제 겨우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신부감을 구하지 못한 많은 농촌총각들이 동남아 등지의 외국인과 결혼하면서 혼혈인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들이 국내 여성이나 남성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기 시작하면서 도시에도 혼혈인이 많이 생겼습니다.
신문에서 외국인이 쓴 한국 생활 경험담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외국인들은 1988년 전까지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는 것을 추억담 삼아 이야기 하곤 합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인 중에 실제 외국인을 본 사람이 많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들은 "당시 길을 걸을 때면 '어디서 왔느냐' '결혼은 했느냐' '한국이 좋으냐'하며 가던 길을 막고 자기의 간단한 영어가 통하는지 시험을 하기 위한 중고등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생활의 일부분었다"고 기억합니다.
이들 외국인들은 "전철을 타든, 길을 걷든 자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수많은 사람들의 '무례한' 시선이 익숙해 지기까지 수년이 걸렸다"고도 말합니다.
저도 외국인을 처음 본 것이 초등학교 때 경주에 수학여행을 갔을 때였습니다. 우리는 책이나 TV에서 본 노랑머리 외국인이 실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외국인이 보이면 "야 , 저기 미국 사람이다"하면서 무조건 "헬로우"를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불과 20 전 만해도 우리나라에 살았던 많은 외국인들에게 경우에 따라서 우리를 무례한 국민, 인종차별 국가라고 느낄 수 있는 일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인구의 1%가 외국인입니다. 그만큼 국제화 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더이상 우리는 길을 걷는 노란 머리 외국인에게 호기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외국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우리의 호기심의 대상이 시대는 지난 것입니다.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해도, 이들 외국인을 우리 자신의 생활 경계 속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외국인 뿐만 아니라, 한국 국적의 혼혈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는 '인종차별'이라기 보다 우리가 익숙치 않은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일 것입니다.
군대에서는 아직까지 피부색이 확연히 다른 혼혈인은 입대를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인종차별주의라서 그런 법을 만들었다기 보다, 군대같은 험한 곳에서 혼혈인들이 받을 상처가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에 보호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 봅니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나라에서, 더구나 군대가 썩 민주적이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혼혈인이 군에 갔더라면 그들은 더 많은 상처를 받았을 지도 모릅니다.
혼혈인들이 들으면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공식적인 몇 가지 차별을 통해 더 큰 상처를 받을 개연성이 있는 개인들을 어느 정도 보호 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이야 어차피 이방이니까 타국에서 어느 정도의 차별은 감수 할 수 있을 테고, 정 못 견디면 자기 나라로 돌아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거주 혼혈인들은 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돌아갈 나라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혼혈인들은 우리의 법과 제도와 문화를 따르며 이 땅에서 살아가야합니다. 때문에 이들이 받는 차별은 생존과 연결된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들을 우리의 형제자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혼혈인들이 느끼는 차별문제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상황이 좋은 쪽으로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봅니다. 현재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혹은 앞으로 태어날 많은 혼혈인들은 국민의 기본 의무와 권리에서는 법적인 차별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현재 태어난 많은 혼혈인들이 사회에 진출하고, 우리가 이들과 광범위하게 섞여 살아가다보면 얼마 안되어 우리는 그들을 자연스럽게 우리의 형제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실제 농촌에서 태어난 많은 혼혈인들이 부닥치는 가장 힘든 점은 인종차별 보다는 교육 문제라고 봅니다. 학교에서 혼혈 아이들이 피부색으로 인해 간혹 따돌림을 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이들은 얼마 안가 피부색이 다른 이들을 친구로 익숙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혼혈인들과 어울려 지낸 아이들은 사회에 진출 한 후에도 혼혈인들에 대한 편견에 사로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학교 다닐 때 할머니가 일본인이었던, 친구가 있었으나 그 친구를 한번도 일본인이라고 생
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 친구가 자기 입으로 "우리 할머니 일본 사람이다"고 해도 그 말에 특별히 신경쓰는 친구들도 없었습니다.
많은 혼혈 아이들은 가정에서도 엄격한 우리 식의 문화와 우리말을 배우며, 우리의 아이들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가족들도 자기의 소중한 아이들이 외국인이나 그 무슨 '다인종'으로 대접받기를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혼혈 아이들은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며 자라날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굳이 "너희들 때문에 우리도 이제 '다인종 사회'가 되었다. 비록 너와 나는 다른 인종이지만, 우리는 같이 더불어 살아갈 가치가 있어"하면서 가르칠 필요가 있을까요.
같은 땅에서 사는 혼혈 아이들을 두고 '코시안'이니 뭐니 하면서 마치 다른 인종처럼 따로 이름 붙여 부를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은 과도기지만 우리사회는 혼혈인들을 곧 우리의 일원으로 익숙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어쨌든 우리가 마치 대단한 인종차별 주의자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맞지도 않고, 보기 좋지도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제기된 "우리가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폐쇄적인 민족주의에 사로 잡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저는 이 말도 근거가 부족한 어림짐작에 의한 과장이라고 봅니다.
우리민족은 피의 순수성 보다 가족적인 연대를 통해 ‘우리’라는 의식을 확립시켜 왔습니다. 좁은 국토에서 종축(縱軸)으로는 부계 성씨를 유지하면서, 횡축(橫軸)으로는 모계 성씨와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온 나라가 한 가족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조선 500년간 일본, 여진, 아랍, 중국 등 수 많은 귀화인이 있었지만, 지금 이들은 한국인으로 완전히 동화되었습니다. 우리 성씨의 상당수가 조상이 중국에서 건너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인의 조상을 둔 그들도 지금에 와서 자기들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엄연히 자기들 족보에 중국에서 건너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도, 스스로 '배달민족'이라 칭하며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입니다.
임진왜란 때 투항한 김충선이란 왜장이 있습니다. 그의 후손인 '우록 김씨'들이 자기들을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들은 적이 없습니다. 베트남 왕자였던 '화산 이씨'의 후손들이 자기들을 베트남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조상을 자랑스러워하면서, 동시에 한국인인 것을 자랑스러워 합니다. 이들 모두는 이 땅에 살면서 우리의 가족제도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인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타계한 조선 왕실의 마지막 적통인 이구씨는 피의 50%가 일본이지만 우리국민 중에 누가 그를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차별을 했습니까.
왕실이 유지되었다는 가정하에, 이구씨와 오스트리아 인 줄리아 여사 사이에 왕자가 태어나 났더라도 우리는 한국인 피의 25%밖에 받지 않은 그를 이 나라 왕으로 받드는데, 주저하지 않았을 겁니다. 심지어 순 일본인인 이방자 여사도 일단 우리의 가족 속에 편입되자 우리는 그를 세자빈으로 모시고, 사망후에는 신분에 걸맞게 성의를 다해서 장례를 지내 주었습니다.
일본에서 왔든 중국에서 왔던 이 땅의 가족제도 내에 편입되어, 이땅의 산물을 먹고 사는 사람은 자동적으로 '단군의 자손'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일단 우리의 가족제도 속에만 들어오면 그가 미국인이든, 아프리카 인이든 차별을 하겠다는 의식조차 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혼혈인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가 순혈주의자니, 무슨 인종차별주의자니 하는 것은 지나친 자학이라고 봅니다.
또하나 덧붙이면, 우리가 그렇게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폐쇄적인 사람들이라면 이땅에 정착하려던 많은 외국인을 조직적으로 살상하거나, 인종적으로 학대를 했어야 정상이지만, 우리는 그런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우리나라를 '다인종 국가'라고 정의하고, 이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 주장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국제화 시대에 다양한 인종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지극히 옳고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다인종 국가'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어떻게 정의해야 할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이 논쟁은 단일민족으로 가진 우리의 장점을 약화시키는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큽니다. 모호한 개념을 놓고 논쟁을 하면, 삐딱선을 타는 사람의 주장이 더 잘 먹혀들 수가 있습니다.
-혼혈인이 많아 졌기 때문에 '다인종 국가'다?
앞서 저는 혼혈인이 많다고 '다인종 국가'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그냥 '한국인'으로 정의해야 합니다. '다인종'이라고 이름 붙이는 순간 그들은 영원한 이방인이 될 것입니다.
-국내에 외국인이 많기 때문에 '다인종 국가'라고 해도 된다?
세상 어느 곳에서 근자에 자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좀 늘어 났다고 해고, 그 민족이 형성된 역사적 배경을 무시한 채 민족 구성원의 성격을 '다인종 사회'라고 정의하는 나라가 있습니까.
우리가 미국처럼 이민족이 세운 나라입니까. 인도처럼 수많은 다른 민족이 연합해서 세운 나라입니까. 다인종 국가면 국어와 공문서도 다인종 국가에 맞게 다 바꾸어야 합니까.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 다인종 집단이 문화를 이루며 대대로 살아 왔습니까.
잠시 방문한 외국인들이 언제 이땅을 지키고, 아름다운 문화를 남겨 주었습니까. 잠시 방문 한 외국인들이 우리 역사에서 민족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대접받고, 목소리를 낼 만한 대단한 일을 했습니까. 사업차 방문했거나, 잠시 일하러 온 외국인 때문에 이 나라 자체가 '다인종 국가'가 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국내에 외국인이 많으니까 '다인종끼리' 잘 어울려 지내자는 뜻이다?
그렇다면 헤깔리는 '다인종 국가'란 말을 꺼낼 것 없이 '국제화 시대에 맞는 시민 의식 강화'라고 하면 됩니다.
이처럼 우리 현실에서는 정의하기도 힘든 '다인종 국가'란 말은 우리의 전통을 공격하고, 그동안 우리의 장점으로 내려오던 면을 부정하고, 부정적인 면을 들춰내어 확대 왜곡하는 말장난의 도구로 쓰일 수가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혼혈인 차별 논쟁이 벌어지자 마자, 어떤 학자라는 자가 나타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었으니 우리는 '단일민족'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도 아주 '잘못된' 사례를 든 것 같습니다. 이 학자의 말이 성립하자면, 임진왜란때 우리나라 부녀자들 절반이 강간이라도 당했다는 것인데, 우리가 강간에 의해서 태어난 후손들입니까.
북한에는 소련군이 진주했으니 지금 쯤 북한 인구 상당수가 러시아 인과 피가 섞여야 하고, 남한은 미군이 들어왔으니 우리 국민 절반은 미국인의 후손이라는 소리와 같은 논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독일 점령 때 소련군이 수많은 독일 부녀자를 강간 했는데 그 때문에 독일 게르만 인구가 사라졌다는 소리는 아직 못 들었습니다. 자기 조상들을 전부 강간 당한 후손으로 만드는 이런 '얼빠진'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세상입니다. 이것이 '폐쇄적 민족주의'를 경계하기 위해 든 예라고 해도 부적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 지구상 어디에도 생물학적으로 100% 순수한 단일 민족은 없을 겁니다. 그건 애당초 불가능 한 것이니까 이를 두고 "거봐라 우리가 어디 단일민족이냐" 따지면 할 말이 없습니다. 설사 우리에게 생물학적으로 일부 외국인의 피가 섞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민족은 파란만장한 역사에 비해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단일민족을 유지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DNA 테스트를 해보면 우리의 계통은 중국이 아니라, 북방 유목민족과 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인하고는 외모에서 부터 구별이 가능하고, 남방계의 피가 많이 섞인 일본인보다도 체격 조건이 월등히 뛰어납니다. 우리 백성 사이에는 지역적으로도 유전적, 외모적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런 신체적 특징 외에 독창적인 문화와 언어를 유지해 온 것도 단일민족의 구성요건으로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는 역사, 문화, 지리, 가치관을 오랫동안 공유해 왔습니다.
민족의 미래를 위해 상당한 장점으로 발전 시킬 수 있는 이런 기본적인 사실까지 외세 침입을 들먹이며 애써 부인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혼혈인이나 외국인이 아무리 많아져도 우리의 인종적 특징을 바꿀 만큼 많아질 수는 없습니다. 현재 인구의 1%가 외국인이지만, 그 대다수는 언젠가는 본국으로 돌아갈 임시 거주인들일 뿐입니다. 그런 외국인 몇명이 산다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우리나라를 미국이나 인도와 같은 '다인종 국가'로 규정 지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국적을 변경하지 않고 사업차 온 사람들은 그저 얼마간 살다가 돌아갈 것이고, 돌아가기 싫은 사람은 우리나라 국적을 가질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은 한국인으로 동화가 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이땅에 살면서도 한국에 동화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숫자가 얼마 안되지만 화교들이 그들입니다. 그들 스스로가 아직까지는 정서적으로 한국인으로 완전히 동화되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종차별 문제와는 좀 다르게 봐야 할 문제입니다.
(중국 화교들은 동화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기준-예를 들면 국적포기-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차별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화교 문제를 두고 영주권 제도가 있는 다른 나라와 국적을 하나밖에 인정하지 않는 우리나라를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다인종 사회인 미국은 미국 국민이면 누구나 미국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미국인으로 동질감을 유지하도록 교육받고 있습니다. 하물며 단일민족인 우리나라는 말해야 무엇하겠습니까.
귀화한 외국인이면 누구든 우리의 조상을 존중하고, 우리 조상들이 역사속에서 이룬 업적을 감사하게 생각하도록하는 우리식의 교육을 받을 것입니다. 이들은 수대가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우리 민족이 될 것이고, 후손들은 우리나라를 자랑스러운 자기조국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 혼혈인 문제를 논하면서 뜬금없이 '다인종 국가' 운운하는 것은 우리 정서와 현실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혼혈인 문제를 본질이 전혀 다른 국내 거주 외국인 문제와 슬그머니 뒤섞여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글쓴 날짜 2006년 4월9일)
후기:
혼혈인 문제가 나오자 국내 불법체류자가 법적인 차별을 받는 것까지 같은 마치 무슨 인권문제, 인종차별인 것처럼 '황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불법체류자는 그냥 우리정부 허락없이 불법으로 체류하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현재 국내의 불법체류자는 우리 정부에서 십 년 가까이 사실상 단속을 하지 않아 체류를 비공식적으로 묵인해 준 사람들입니다. 최근 정부가 이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관리하고, 쓸데없는 인권시비를 줄이기 위해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불법체류자들은 정부에서 그렇게 기회를 주었는데도 스스로 불법체류자의 신분을 선택한 것입니다.
정부 관리하에 들어와 봐야 월급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정부의 감시를 받아 불편하기만 하기 때문에 그냥 세금 안내고, 시민의 기본 의무도 없고, 범죄를 저질러도 추적도 안되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이 상태로 가면 고용허가제 하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도 해당 근로 기간이 끝나면 불법체류자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냥 근무지 이탈해서 다른 데 취직만 하면 사장이 돌봐주고, 정부는 사실상 단속을 포기할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아래 미국인 혼혈 조카 딸인 '애미'입니다. 현재 미국 오하이오 주 거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