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없고 교수만 있어요.

  • 이오봉 월간조선 객원사진기자 oblee@chosun.com
  • 업데이트 2005-09-2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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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없고 교수만 있어요 

 

 국회 교육위 소속의 정봉주(열린우리당)이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받은 “전국 4년제 대학의 모집 단위별 학생등록 현황”을 입수하여 보도한 교수신문에 따르면, 2005년 입시에서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뽑지 못한 학과(부)는 전국적으로 10개 대학의 18개 학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에 소재한 명신대는 경호학과와 태권도학과를 신설했지만 두학과 모두 신입생을 한명도 모집하지 못했다. 한려대의 경우 보건행정학과를 올해 다시 개설했지만 학생이 한명도 오지 않았다. 

 가야대 웰빙건축과, 연극영화학과, 요양관리학과 한려대의 미술학과, 경영학과, 물류유통학과, 남부대의 보건의료기기학과, 예수간호대의 사회복지학과, 진주 국제대의 소방방재공학부, 미용예술학과등도 마찬가지다. 신입생 1명만 등록한 학과도 7곳이나 된다. 대불대의 컴퓨터학과, 디지털게임에니메이션학과, 메가트로닉스학과, 영동대의 산업디자인 전공, 가야대의 IT. 디자인학부, 탐라대의 토목환경공학과, 우석대의 디스플레이공학과등이다. 모집정원의 절반도 못 채운 학과는 74개 대학의 4백19개 학과나 됐다. 

 학생 등록률에 있어서 60%가 안 되는 학과는 전체 5천 5백51개 중 565개 학과(10.2%)나 됐다. 전체학과의 10개 학과중 1곳이 신입생 등록률이  60%가 안된 셈이다. 

 

 국립대에서 조차도 학생 등록률이 70%가 안된 학과는 총 12개 대학의 40개나 됐다. 경상대 해양생물이용학부 (52.5%), 정보통신학과(57.5%), 해양생산학과(67.5%), 군산대의 식품생명공학과, 해양시스템공학부(63.4%), 해양정보과학과(57.7%)를 비롯해 여수대 해양시스템학부(62.9%), 해양생산관리학. 동력시스템공학부(64.2%)등이 등록률 저조 현상을 보였다. 

 

 농.수해양 계열 학과와 함께 이공 계열 학과에 대한 기피 현상에 따르는 미충원 현상이 예측한대로 눈에 띄게 높게 나타났다. 

 

 목포대의 기초과학부 2배11명 정원에 93명(44.1%)만을 선발됐다. 군산대 수학정보통계학부(68.4%), 전북대 지구과학전공과(66.7%)등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공학계열 모집 단위에서 신소재, 재료, 화학공학 분야의 미충원수도 늘어났다. 목포대의 전기제어신소재공학부(63.8%), 밀양대의 신소재공학부(50%), 상주대의 응용화학공학부(54%), 신소재공학과(64.9%), 충주대의 고분자공학과(62.5%)등이다. 

 대학별 학생 등록률은 대학에서 가장 민감한 자료의 하나로 정원 대비 입학생수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학에는 이른바 대학 부도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얼마전 사립대에서는 교수들에게 일정기간 강의를 맡지 않으면 급여 지급이 없이 연구만 하게 하는 제도가 등장했다. 학생은 없고 교수만 있는 대학의 교수들은 숨통이 막힌다. 학생 정원의 20%도 모집하지 못한 일부 지방대학 들은 먼저 입학 정원 감축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통폐합등 대학 구조 조정에도 나서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다른 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은 2001년부터 국립대학 구조 조정 계획인 “도야마 플랜”을 추진해 101개였던 국립대학을 2년만에 89개로 통폐합했다 중국은 1990년부터 21세기에 칭와대학등 국내 100개 대학을 세계 일류 대학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211공정”을 추진해오고 있다. 인기 없는 학과와 과목을 퇴출시키고 육성대학을 중심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은 어떠한가? 사립대학의 경우 재정 상태가 열악하여 장기 발전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해당 대학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 

 대학이 살고 대학교육을 살리려면 국제 경쟁력이 없는 현행 대학 입시제도를 과감히 바꿔 학생 선발을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

 

 교육부는 2015년까지 전문대 졸업자 35만4천명, 대학 19만명, 대학원 4천명이 초과 공급된다고 한다. 과학,기술분야를 전공한 대학 출신 전문인력 가운데 전기제어기술직, 도시계획직, 기계공학기술직, 물리학연구직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공급이 초과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차세대 이동통신과 디지털 콘텐츠/SW 솔루션 박사 인력은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고급 전문 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은 경제다. 국가 경제 발전에 밑거름이 될 고학력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있어서  인적자원 개발의 통합관리등 체계적인 수급계획을 세워 대학 교육 발전에 차질이 없게해야 한다. 

 

 부실한 대학 재단의 비리를 일소하고 사학재단을 개혁한다고  전문성이 없는 여당출신의 정치인 인사들을 재단이사장과 이사로 임명하고 거기다가 총장까지 임명하는 현정부의 대학교육 정책을 보면 대학교육 발전은 앞이 보이질 않는다. 신입생 없는 학과와 대학들이 생겨난 것은 국민들을 현혹하고 전문적인 식견과 시스템 관리 능력이 부족한  정치꾼들에 의해서다. 대학의 설립에서부터 운영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다보니 계획성 없이 배출된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과  교육여건의 부실화등으로 대학들을 결국 문을 닫아야할 위기에 봉착했다. 나날이 쇠락해가고 있는 국운의 한면을 보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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