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2017년, 영월에 온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도마세나 크리사씨
국가데이터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다문화 가구는 43만9,304가구로 2015년 (22만9,241가구)보다 약 21만 가구가 늘었다.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의 정책을 알리는 연재 ‘기회와 행복의 도시 영월路!’의 마지막 기사로 ‘함께해 더 행복한 도시 영월’의 모습을 필리핀에서 영월에 와 두 아이 엄마로 살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도마세나 크리사씨의 목소리로 소개한다.
처음 와 본 ‘영월’서 처음 접해 본 ‘겨울’
필리핀에서 나고 자란 도마세나 크리사(34)씨는 20대 중반이었던 2017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영월에 왔다. 한국도, 영월도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었다. 특히 추운 날씨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2017년 12월, 영월에 왔어요. 필리핀은 사계절이 여름이라 겨울은 접해본 적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영월에 왔던 때가 한겨울이었어요. 너무너무 추웠죠. 피부에 와 닿는 찬바람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전업주부인 크리사씨는 영월 동쪽에 자리한 산솔면에서 성실한 남편, 쌍둥이 딸 혜진이, 수진이와 오순도순 살아가며 아이들 양육에 전념하고 있다. 딸들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학부모가 된 뒤로는 신경 쓸 일도 많아졌다. 지금은 영월 살이에 적응했지만 처음 영월에 왔을 때는 모든 것이 막막했다.
도마세나 크리사씨는 영월서 딸 쌍둥이 혜진이, 수진이를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제 고향은 필리핀 북부에 있는 잠발레스(Zambales)예요.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죠. 영월에 왔을 때 주변 환경, 날씨, 언어, 문화 등 모든 것이 낯설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한국말을 모른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죠. 친정 식구들도 멀리 있어 종종 향수병도 찾아왔어요. 세월이 흐르고 보니 동강과 서강이 흐르고, 높은 산들이 솟아 있는 영월이 잠발레스와 많이 닮았다는 걸 깨달았죠. 지금은 영월이 제 고향 같아요.”
크리사씨는 지금도 한국어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종종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낄 때는 영어, 번역기 등을 써가며 의사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영월군 가족센터 덕에 향수병이 싹 날아갔어요
크리사씨가 하루 중 집안일과 아이 교육을 위해 보내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영월군 가족센터(이하 가족센터)’다. 2024년 7월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 환경을 위해 개관한 가족센터는 공동육아나눔터, 어린이실내놀이터, 작은도서관, 출산·육아용품 대여소 등을 갖추고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이 영월에서 새 삶을 시작한 이주민을 돕는 다문화 가족 지원 서비스다. 크리사씨도 가족센터에서 처음 한국어를 배웠다.
“영월에서 살려면 한국말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처음과 비교하면 지금은 한국말로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하고, 쓰는 것도 많이 늘었어요. 가끔은 번역기나 AI의 도움을 받지만요.
2024년 7월 문을 연 영월군 가족센터는 출산⋅보육 관련 서비스 지원, 다문화가족 지원 등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환경 조성을 담당한다. 사진은 2025년 진행한 문화다양성공동체 ‘나, 함께 산다’ 프로그램 네트워킹파티 모습.
크리사씨는 결혼이주여성으로 영월에 살면서 가장 좋았던 점으로 가족센터의 ‘나, 함께 산다’ 프로그램을 꼽았다. 영월문화관광재단 문화도시센터와 가족센터가 함께 운영하는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문화예술 체험프로그램’이다. 다양한 국가에서 결혼과 함께 영월로 이주한 여성들이 자연스레 소통하며 친해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크리사씨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중국·베트남 등에서 온 결혼이주여성들을 사귈 수 있었다. 그냥 만나도 반가웠을 텐데 한국 전통 장 만들기, 가야금 배우기, 구슬 공예, 도예 체험 등을 함께하다 보니 어느새 많이 친해져 있더라고 크리사씨는 전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다채로운 문화예술을 체험하면서 한국 문화를 더 많이 이해했고 그러는 사이 향수병도 자연스럽게 치유됐어요.”
이제 영월 사람 다 된 것 같아요
“아이들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가족센터 1층에 어린이실내놀이터가 생긴 거였어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제가 한국어 공부하러 가족센터에 갈 때 아이들을 데리고 갔어요. 아이들은 어린이실내놀이터에서 놀게 하고, 저는 공부하니까 안심도 되고 너무 좋았죠. 게다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경제적 부담도 없었어요. 전에는 키즈카페를 찾아 다른 도시로 나가야 했거든요.”
크리사씨(오른쪽에서 첫 번째)가 한국의 ‘친정’이라 부르는 가족센터에서 결혼이주여성들과 구슬공예를 하고 있다.
결혼 9년 차, 크리사씨는 영월을 자유롭게 누빈다. 낯설었던 겨울 날씨도 이제는 적응이 됐다. 스스로 “영월 사람 다 됐다”고 말하는 크리사씨는 영월이 자연도 아름답지만, 사람들도 친절하고, 아이 키우기에도 좋은 도시라고 영월 예찬론을 펼쳤다. 또 대도시 못지않게 양질의 문화 프로그램도 폭넓게 체험할 수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고 덧붙였다.
영월군은 다문화 가구가 점차 증가하는 현실에 발맞춰 결혼이민자정착지원, 국적취득자지원 등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또 영월 주민을 대상으로 문화 다양성 워크숍 등을 열어 일상 속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 한눈에 보는 영월군 다문화 지원 행정 서비스
*영월군 누리집에서 ‘영월소식’ 메뉴와 ‘내 손안의 영월’ 메뉴를 차례로 선택하면 행정 서비스의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