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홍콩에서 열린 '검은 대행진'. 사진=뉴시스
홍콩의 대규모 시위, 이른바 '검은 대행진'이 연일 국제뉴스를 장악하고 있다. 200만 홍콩 시민이 홍콩 정부에 반기를 들었고 홍콩 정부는 사실상 항복했다.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정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박근혜 정부 당시 '촛불 집회'를 연상시킨다는 말이 나온다. 이슈와 목표는 다르지만 거의 전 국민을 하나로 묶었다는 점은 유사하다.
발단은 홍콩 정부가 범죄자를 중국 본토에 압송할 수 있게 하는 법안(송환법)을 추진하면다. 홍콩은 1997년까지 영국의 조차지였고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당시 중국은 2047년까지 ‘일국양제’ 개념에 근거해 사람들의 자유와 홍콩의 법제도를 지지한다고 보장했다. 홍콩 시민들은 2047년까지 일국양제가 실시될 것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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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의 소환법 반대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 사진=뉴시스 |
그러나 캐리 람 행정장관이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는 송환법을 추진하면서 홍콩 시민은 거센 반발에 나섰다. 100만명 이상의 시민이 검은 우산과 검은 옷을 착용하고 나서는 등 '검은 물결'이 진행되면서 람 행정장관은 6월 16일 성명을 내고 송환법을 보류하겠다며 "홍콩 사회에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시민을 실망시키고 슬프게 한 것을 사과한다"라며 "부족함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이날 "법안 보류가 아닌 완전한 철회와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 다시 거리로 나와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여자들이 모두 검은 옷과 검은 우산을 착용해 '검은 대행진'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이날 "법안 보류가 아닌 완전한 철회와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 다시 거리로 나와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여자들이 모두 검은 옷과 검은 우산을 착용해 '검은 대행진'으로 불리기도 했다.
홍콩 시민들의 바람은 무엇일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홍콩사태 Q&A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Q&A를 소개한다.
Q : 송환법은 무엇인가
A : 대만에서 연인을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한 남성의 사건이 계기가 됐다. 홍콩은 대만과 범죄인 인도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홍콩도 대만도 남성을 살인죄로 재판에 넘기지 못했다.
Q : 홍콩은 범죄인 인도 협정이 없나?
A : 홍콩은 영국 식민지 시대의 관습법을 따르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 10개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고 있다. 중국 마카오 대만과는 협정이 없는 상태다.
Q : 홍콩 시민이 특별히 분노하는 이유는
A :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될 때 중국은 적어도 2047년까지 ‘일국양제’ 개념에 근거해, 사람들의 자유와 홍콩의 법제도를 지지한다고 보장했다. 그런데 송환법(개정안)이 시행되면 홍콩에 있는 모든 사람이 중국 본토의 사법제도 대상이 돼 자의적인 구속과 고문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체제에 대한 공포감을 지니고 있다.
Q : 홍콩 정부는 왜 송환법을 추진하나
A : 홍콩 정부측 입장은 개정안을 되도록 빨리 가결하지 않으면 홍콩 시민의 안전이 위험에 노출되고 홍콩이 범죄자 은닉 장소가 된다는 것이다. 당국자들에 의하면 집회와 언론의 자유와 관련한 범죄는 인도 대상이 되지 않는다.
Q : 왜 홍콩 시민들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나
A : 캐리 람 정부가 중국 본토로부터 독립적이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홍콩 정부는 정치 범죄는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강조했지만, 중국 정부가 홍콩 시민과 외국인 인도를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