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서울시장 선거가 단순한 세대 갈등을 넘어 '젠더와 세대가 결합된 복합 전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같은 남성 유권자 내에서도 세대에 따라 지지 후보가 정반대로 나타나 주목된다.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월 11~1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의 가상 대결에서 전체 지지율은 38% 대 36%로 오차범위(±3.5%p) 내 접전이었다. 하지만 성별·세대별로 분석하면 극명한 지지 패턴이 드러난다.
2030 남성 54% vs 4050 남성 54%…같은 남성, 정반대 선택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남성 유권자 내부의 세대별 극단적 분열이다. 18~39세 남성의 54%가 오세훈 시장을 지지한 반면, 정원오 구청장 지지율은 21%에 그쳤다. 33%포인트 차이다.
반면 40~59세 남성층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정원오 구청장 지지율이 54%로 오세훈 시장(23%)을 31%포인트 앞섰다. 같은 '남성'이라는 범주 안에서 2030세대와 4050세대가 거의 대칭적으로 반대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여성 유권자 역시 세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18~39세 여성은 정원오 37%, 오세훈 28%로 정 구청장을 지지했지만, 같은 연령대 남성에 비해 격차가 크지 않았다.
40~59세 여성은 정원오 55%, 오세훈 26%로 중장년 남성과 마찬가지로 정 구청장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60세 이상 여성은 오세훈 49%, 정원오 27%로 오 시장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60대와 70대는 극과 극
연령대를 더 세분화하면 한국 사회의 정치적 균열선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20대 이하는 오세훈 42%, 정원오 22%로 오 시장이 20%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30대로 넘어가면 정원오 36%, 오세훈 39%로 격차가 3%포인트로 급격히 좁아진다. 30대가 청년층에서 중장년층으로 넘어가는 정치적 전환점인 셈이다.
40대부터는 확실히 정원오 구청장 우세로 기운다. 40대는 정원오 50%, 오세훈 26%로 24%포인트 차이다. 50대는 이 격차가 더 벌어져 정원오 59%, 오세훈 24%로 35%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50대가 정원오 구청장의 최대 지지층이다.
흥미로운 것은 노년층 내부의 극명한 차이다. 60대는 정원오 43%, 오세훈 35%로 정 구청장이 8%포인트 앞서지만, 70대 이상에서는 오세훈 52%, 정원오 19%로 완전히 역전된다. 같은 노년층인데도 60대와 70대의 정치 성향이 정반대다.
정치학자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한국 정치의 새로운 균열 구조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전통적인 진보-보수, 세대 갈등을 넘어 '젠더 이슈에 대한 세대별 인식 차이'가 투표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A여론조사 관계자는 "20대 남성의 압도적인 오세훈 지지는 공정 경쟁, 능력주의, 반페미니즘 정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반면 4050세대는 경제 양극화, 부동산 문제 등 민생 이슈를 더 중시하며 정권 심판론에 공감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30대가 전환점인 것은 이 세대가 청년 실업과 주거난을 겪으면서도 동시에 결혼·출산·육아 등 생애주기적 과제를 안고 있어 양쪽 정서를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 여론조사 전문가는 "60대와 70대의 극명한 차이는 민주화 운동 경험 유무와 관련이 있다"며 "60대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인 반면, 70대 이상은 산업화와 경제 성장의 경험이 더 강하게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또 "젊은 여성층이 같은 연령대 남성과 달리 정원오 구청장을 더 지지하는 것은 젠더 이슈에 대한 입장 차이를 반영한다"며 "다만 4050 여성만큼 압도적이지 않은 것은 청년 세대 내에서도 경제·주거 문제에 대한 고민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승부처는 '30대'와 '60대', 그리고 부동층 24%
이처럼 극명하게 갈린 지지층 구조에서 선거의 승부처는 크게 세 곳이다.
첫째, 30대 표심이다. 20대의 오세훈 우세(20%p)와 40대의 정원오 우세(24%p) 사이에서 가장 접전 양상(3%p 차이)을 보이는 30대를 누가 잡느냐가 관건이다.
둘째, 60대 표심이다. 60대는 정원오 우세(8%p)를 보이지만 70대의 오세훈 압도(33%p)에 비하면 변동 가능성이 크다. 60대 후반과 전반의 차이, 그리고 성별 차이가 변수다.
셋째, '없음' 24%로 답한 부동층이다. 이들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오차범위 내 접전이 명확한 우열로 바뀔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50대의 확고한 지지와 40대의 압도적 지지를 기반으로 30대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정책과 소통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대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30대와 60대를 공략하는 한편,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향후 대선의 전초전이자 한국 사회의 균열 구조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 수 있다. 단순히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를 넘어 한국 정치의 미래 지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으며, 조사 일시는 MBC, SBS(2/11~13), KBS(2/10~2/12)이다. 응답률은 9.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시장 가상 대결 지지율
• 20대 이하: 오세훈 42% vs 정원오 22% (오세훈 +20%p)
• 30대: 오세훈 39% vs 정원오 36% (오세훈 +3%p)
• 40대: 정원오 50% vs 오세훈 26% (정원오 +24%p)
• 50대: 정원오 59% vs 오세훈 24% (정원오 +35%p)
• 60대: 정원오 43% vs 오세훈 35% (정원오 +8%p)
• 70대 이상: 오세훈 52% vs 정원오 19% (오세훈 +33%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