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출생아 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가 심화되는 가운데, 외국인 출생아가 감소폭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역시 다문화 출생아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며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1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일본판과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2024년 일본에서 태어난 아이 중 부모가 모두 외국인이거나 미혼 외국인 여성이 출산한 경우는 총 2만287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000명 이상 증가한 수치로, 전체 출생아의 3%를 넘어섰다.

국적별로는 중국인 어머니의 출산이 4237명으로 가장 많았고, 브라질인 1807명, 필리핀인 1351명이 뒤를 이었다.

일본, 외국인 거주자 380만명 돌파

반면 일본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출생아 수는 68만6173명으로, 전년 대비 4만1115명 감소해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부모 출생아 증가분이 일본인 출생아 감소폭의 절반 이상을 보완한 셈이다.

일본은 현재 총인구 약 1억2500만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4위 경제대국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최근 제조업과 운송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분야를 중심으로 비자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해왔다. 이에 따라 2024년 합법적 체류 자격을 가진 외국인은 약 380만명에 달해 3년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도 다문화 출생 비중 증가… 전체 출생 감소 속 비중 확대

한국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다문화 출생아는 1만2150명으로, 전체 출생 중 5.3%를 차지했다. 2022년 1만2526명에서 소폭 감소했지만, 전체 출생 대비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다.

▲한국 다문화 출생 추이(2020~2023년)

2020년: 1만6421명(6.0%)...전체 출생아수 272,337명

2021년: 1만4322명(5.5%)...260,562명

2022년: 1만2526명(5.0%)...249,186명

2023년: 1만2150명(5.3%)...약 230,000명

2020년에는 1만6421명(6.0%), 2021년 1만4322명(5.3%)을 기록했으며, 절대 수치는 감소했지만 이는 전체 출생아 수의 급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전체 출생아 수는 2020년 27만2337명, 2021년 26만562명, 2022년 24만9186명, 2023년 23만명, 2024년에는 23만8300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9년 만에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OECD 최하위 수준이다.

전문가 “통합 정책 없으면 사회 분열 우려”

전문가들은 외국 국적 아동과 가족에 대한 통합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간사이 국제대학 멘주 도시히로 객원교수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외국 국적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일본어를 구사하고, 일본인과 동등한 수입을 얻으며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회 분열이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최근 자민당 총재에 선출된 보수파 다카이치 사나에의 이민 정책 방향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불법 이민 단속’과 ‘외국인 토지 취득 규제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개방적 이민 정책으로의 전환이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이 기사는 뉴스위크 일본판 및 닛케이 아시아 보도를 인용·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