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이 주둔한 부지 소유권을 요청해 해당 발언의 진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하고 싶은 일은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하고 싶은 일'이 "우리의 기지가 있는 땅에 대한 소유권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기지'는 주한미군을 뜻한다. 

현재 주한미군은 경기도 평택, 오산, 동두천, 대구 등에 주둔하고 있다. 이 중 최대 규모인 평택 캠프 험프리스는 면적이 여의도 5.5배인 1470만㎡로, 단일 기지로는 세계 최대의 해외 미군기지다.

현재까지 해외에 주둔한 미군기지의 부지를 미국이 소유한 사례는 없다. 부지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미 동맹국과 마찬가지로 사용권은 미국이, 소유권은 본국이 보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SOFA)에서도 제4조에서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 내와 그 주변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허여(許與)한다"며 사용권만을 승인하고 있다.

따라서 법적으로나 여론을 고려해서나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을 미국이 가져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 사안을 얘기했는데 본인도 그것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라 본다"며 "심각한 논의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