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키면서 여야 간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 이른바 방송3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인 일명 '노란봉투법'이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표결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방송3법에 대한 질의응답 도중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법에 따라 토론 종료를 제안했고, 이춘석 법사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곧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슨 토론 종료냐" "이렇게 진행하는 게 어디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몇 시간을 준비한 토론 절차를 생략하면 국회는 왜 존재하느냐"며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소수의견 표명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도 발언 기회 박탈에 항의했고 이 법사위원장은 회의장 질서 문제를 이유로 일시적인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KBS·MBC·EBS) 이사의 수를 확대하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노란봉투법'은 기존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에서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확대함으로써 하청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은 오는 4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두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하면서 8월 5일 종료되는 7월 임시국회에서는 사실상 한 건의 쟁점 법안만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여야 합의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농안법)과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양곡관리법은 쌀값이 급락할 경우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했고 농안법은 시장가격이 기준가격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 그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밖에 고등학교 무상교육 국비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항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공항시설법' AI 디지털 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교육자료로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 등도 이날 함께 처리됐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