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럽 자금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두고 매슈 휘태커 나토 주재 미국 대사가 17일(현지 시각) 미국이 보유한 방공망인 패트리엇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휘태커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논의 중”이라며 이같이 답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휘태커 대사는 “우리는 미국이 전략적으로 불리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현재 전장과 자국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절실히 필요한 것들을 모두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휘태커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 결정 이후 “이것(무기 공급)을 실행하고 완료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양자 회동에서 미국이 패트리엇을 비롯한 무기를 제공하고, 자금은 나토 유럽 회원국들이 지불한다고 밝혔다.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구매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미국 재고분을 우크라이나에 직접 전달하는 것 외에 유럽 국가에 배치된 기존 패트리엇 체계를 우크라이나로 옮기고, 이후 유럽 국가에는 미국이 우선적인 구매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나토 유럽동맹 최고사령관(SACEUR)은 독일에서 열린 별도 행사에서 패트리엇 시스템 첫 물량을 우크라이나에 인도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휘태커 대사는 이날 미국의 해외 주둔 미군 태세 조정과 관련해서는 “유럽의 전략적인 구조에 깜짝 놀랄 만한 상황이 없고 전력에 공백이 없도록 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으로 군사 전략 초점을 옮기는 과정에서 유럽 주둔 미군을 감축하더라도 ‘질서 있는’ 전환을 보장하겠다며 유럽을 안심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휘태커 대사는 “(유럽 내) 불안감이 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단지 다른 계획을 세우기 위해 우리의 계획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