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이란이 미국인을 직접 공격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중동 지역 동맹국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는 16일(현지시간) 이 같은 미국 측 메시지가 지난 15일 중동 국가들에 공유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과의 전면 충돌을 피하겠다는 의지를 중동 동맹들에게 분명히 했으며, 이란이 미국인을 직접 겨냥하지 않는 한 적극적인 개입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했다.

미국은 앞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성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요격 지원에 나선 바 있다. 또 미군은 항공모함 니미츠호의 베트남 기항 계획을 취소하고 중동으로 재배치했으며, 다수의 공중급유기 역시 해당 지역으로 이동시킨 상태다.

그러나 악시오스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방어에는 일정 부분 기여하더라도, 직접 군사행동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라 분석했다. 이는 미국이 당분간 ‘억제’와 ‘방어’에 초점을 두되, 이란과의 무력 충돌에는 신중을 기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을 넘어 미군 기지나 미국 시민을 겨냥하는 등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미국은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어떤 상황이 되면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무력 분쟁에 개입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악시오스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대이란 군사작전에 미국의 참여를 요청했지만, 미국은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측이 구상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암살 작전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미국 당국자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