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긴장감 넘치는 매스 록 사운드로 변신한 코토바의 ‘나홀로 뜰 앞에서’ 싱글.
K-팝의 시대에 보아가 있었다면, K-팝 이전 시대에는 김완선이 있었다.
‘나 홀로 뜰 앞에서’는 1987년 김완선 2집에 실린 곡이다. 1986년 1집에서 김완선은 뇌쇄적인 눈빛과 함께 ‘나 오늘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라 토로하는 첫 소절부터 안방극장에 충격을 안겼다. 파격의 곡 ‘오늘밤’으로 가요계 앙팡 테리블로서 신고식을 마친 것이다. 김완선 1집 제작을 총괄한 프로듀서가 바로 산울림의 김창훈이었다.
10대 후반에 데뷔한 김완선은 신비로운 음색과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겸비했다. 댄스 그룹이 아닌 댄스 솔로 가수로 데뷔한 보아가 보여준 무대 장악력을, 김완선은 역시 보조 댄서가 말 그대로 보조에 머물게 하는 독보적 카리스마로 선구했다. 데뷔 당시는 1986년이었다. 케이팝의 시초로 불리는 H.O.T.가 1996년, 케이팝의 초석이 된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2년에 출현했으니 빨라도 한참 빨랐다.
2집 역시 제작을 맡은 김창훈은, ‘나홀로 뜰 앞에서’로 다시 한번 김완선이란 캐릭터가 가진 손에 잡히지 않는 불가해한 흡인력을 청각적으로 구체화 해냈다. 후속곡인 ‘리듬 속의 그 춤을’(신중현 작사, 작곡)까지 메가 히트를 기록하면서 김완선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마돈나’로 우뚝 서게 된다.
현재 ‘매스 록(math rock)’ 장르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있는 밴드 코토바가 ‘나 홀로 뜰 앞에서’를 리메이크했다. 임희윤 음악평론가의 설명이다.
“원곡에는 정박과 직선의 미학이 가득하지만 리메이크 곡은 시작하자마자 신스 베이스와 신스 드럼의 가차 없는 연주는 당대의 뉴웨이브/신스 팝의 영향을 가득 품은 채 단음계의 직설적인 보컬 멜로디를 태우고 질주한다. 곡선으로 직선을 그려보겠다는 심산처럼 느껴진다.”
코토바가 구사하는 매스 록은 무엇인가. 임희윤 평론가는 “‘수학 록’ 정도로 번역되는 그 느낌이 맞다”고 한다. “홀수 박자를 포함한 변칙 박자와 폴리리듬(polyrhythm)의 향연이 이 장르의 정체성이자 정수”란다.
“연주만큼이나 빛나는 것은 됸쥬의 보컬이다. 차가우면서도 고혹적이며 비극성까지 담지한 김완선의 보컬을 됸쥬는 마치 오래 전 약속된 운명인 것처럼 재현해 낸다. 80년대 스타일의 신스 팝이 아니라 뜻밖에 매스 록의 휘몰아치는 연주 속에서 고고하게 태풍의 눈처럼….”
한편, 코토바의 ‘나홀로 뜰 앞에서’ 리메이크는 산울림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성사됐다.
산울림은 역사적인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밴드와 멤버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 50곡을 후배 뮤지션과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토바 이후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가 총출동하는 산울림의 대장정은 계속된다.
◇ ‘나홀로 뜰 앞에서’(김창훈 작사 작곡)
그리우면 나홀로 뜰앞에 나와 거닐었었네
아름답게 피어난 꽃을 바라보며 옛일을 생각하네
보고프면 나홀로 까만 밤하늘 쳐다보았네
둥글게 떠오른 하얀 달을 보며 그대를 그려보네
흰눈이 펑펑 내리던 날 말없이
슬픈 발자국 남기고 떠나갔네
생각나면 나홀로 찻집에 나와 차를 마셨네
쓸쓸하게 풍기는 향기 맡으며 지난일 생각하네
그대 다시올 수 없나 보고파 불러보네
그대 돌아올 수 없나 뜰 앞을 서성이네
그대 다시올 수 없나 보고파 불러보네
그대 돌아올 수 없나 뜰앞을 서성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