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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한가위 안동 산책 ①] 안동에 빠지다 – 낙동물길공원 그리고 비밀의 숲

서명수 여행작가의 《안동에 빠지다 안동홀릭》 리뷰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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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고 제공

서명수 여행작가의 책 안동에 빠지다 안동홀릭(서고 간)은 안동을 제대로 여행하는 법을 담고 있다. 저자는 묻는다.

 

안동은 어떻게 여행하고 즐기는 것이 좋을까?

 

그러나 안동 여행의 비법은 없다. 발길 닿는 대로 안동을 다니면서 가고싶은 곳에 가보고 느끼고 먹는 것보다 더 나은 여행은 없다.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서 세계문화유산 등 뛰어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아름다운 관광 명소들이 즐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몇 가지 팁(Tip) 정도는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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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안동을 제대로 알기 위한 안동 입문서다. 저자는 말한다.

 

안동은 생각보다 넓다. 그래서 안동에 갈 때 KTX나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자동차로 여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동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공유 차량과 공유 킥보드 등도 시내 등 가까운 명소를 이동하는 데는 편리하다.”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을 미리 계획하지 않는 감성여행이라면 그냥 안동에 오면 된다. 안동역에 가서 가수 진성의 <안동역에서> 노래비를 보고 한적한 노래방을 찾아 <안동역에서>를 목청껏 불러보는 건 어떨까?

 

한가위를 맞아 출판사와 저자의 도움으로 3회에 걸쳐 안동에 빠지다 안동홀릭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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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숨어있는 숲일까?

 

안동에 '비밀의 숲'이 있다는 소문은 소리 없이 퍼져나갔다. 사진으로는 너무나도 몽환적인, 마치 유럽의 오래된 숲을 만난 듯 놀라웠다. 그 숲을 찾아 나섰다.

 

끌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는 몽환(夢幻)적인 '수련' 연작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화가다.

"마법처럼 내 연못이 깨어났다. 난 홀린 듯 팔레트와 붓을 잡았고 다시는 그보다 더 멋진 모델을 만날 수 없었다"

 

200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빛의 화가-모네' 전시회에서 본 8점의 '수련' 연작이 떠올랐다. 프랑스 파리의 마르모땅(Marmottan)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수련 연작의 서울나들이였다. 서양미술사에서 '인상주의'의 성서로 불리는 모네의 대표작 '수련'.

 

그 수련의 모델이 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안동에서 만났다.

 

모네는 '물의 작가'이자 '빛의 마술사'로 잘 알려진 19세기의 대표적인 인상파의 선구자다. 그의 삶은 물과 정원으로 가득했고 그의 그림은 '물의 풍경'으로 가득하다. 그의 그림은 눈에 비치는 빛을 색채로 표현하는 데 충실했다. '수련'은 눈에 비치는 그대로 몽환적인 느낌을 감성적으로 표현하는데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는 평을 받는다.

 

우리가 '피카소' 같은 거장보다는 눈으로 느낄 수 있는 감성에 충실한 수련의 '모네''밀레', '모딜리아니'를 좋아하는 것은 그런 감성 때문일 것이다. 눈에 보이는 몽환적인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은 때론 사진 같은 사실적 묘사보다는 빛의 유희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안동은 물의 도시이자 댐의 도시다. 낙동강이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데다 '안동댐''임하댐'이라는 거대한 두 개의 댐이 가둬 놓은 거대한 호수는 이맘때부터 봄까지 안동을 늘 안개 자욱한 물의 도시로 변화시킨다. 이른 아침 출근할 때마다 만나는 강 위에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차를 돌려, 호수 저만치 안개 속으로 달려가도록 출근길을 방해하곤 한다.

 

'게으름이 몸에 배기 좋은' 소도시의 시간은 때론 평소 잘 가보지 않은 곳을 찾고 싶어 하는 게으름뱅이의 도전정신(?)을 발동하게 한다.

 

'낙강'(洛江, 낙동강)의 물길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시내 쪽 강변길을 쭉 걷다가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평소에는 안동의 대표적인 여행 포인트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월영교'까지는 자주 다니는 산책로다. 그 바로 위쪽에 안동댐이 있다. 물길을 거슬러서 10여분 걸었을까 했는데 쭈뼛쭈뼛 앙상해진 은행나무길이 보이면서 시야가 훤해졌다. 가을비와 함께 후욱~ 강풍에 은행잎들이 '추풍낙엽'(秋風落葉) 신세가 된 모양새로 나뭇가지만 앙상했다.

차도까지 온통 은행잎이다.

 

그래도 푸름을 잃지 않은 '메타세콰이어'와 전나무가 도열한 숲으로 눈길이 간다. 그너머가 비밀의 숲이다. 그 숲 속으로 한발 들어선 순간, 눈앞에 펼쳐진 몽환적인 풍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애초 안동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퇴계를 기리는 의미로 조성된 '낙강물길공원'이다. 이 공원이 '비밀의 숲'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직접 가봐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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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강 물길이 흘러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듯한 작은 연못과 숲, 피크닉하기 딱 좋은 햇살 좋은 가든, 수련이 가득찬 연못에서는 분수가 저 혼자 나른하게 물을 내뿜는다. 마치 모네의 정원에 있는 일본식 다리를 본뜬 아치형 다리까지 자리잡은 숲은 정말이지 '지베르니 정원' 을 옮겨 놓은 것과 흡사한 분위기였다.

 

모네는 화가이자 정원사이기도 했다. 그는 매일 자신의 정원을 가꾸면서 시시각각 바뀌는 빛에 따라 달라지는 모델을 화폭에 옮겼다. 그의 모델은 그의 정원이었고 그의 그림은 수련연작이었다.

 

그가 21세기에 살아 안동에 여행을 온다면 수련연작을 이을 작품을 하나 더 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못에 자생하는 수련은 물의 상징이다. 가까운 하회마을은 강에 핀 '연꽃마을'이라는 의미에서 조선시대에는 '부용촌’(芙蓉村)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회마을을 바라보는 강 건너 언덕에 '부용대'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그 때문이다. 중국 후난(湖南)성의 요우쉐이허(酉水河)의 아름다운 연꽃마을 '부용진'(芙蓉鎭)도 떠올랐다.

 

여행의 기억은 오래도록 남는다.

연못가에서 물속 수련을 물끄러미 바라보다보면 모네의 '수련'이 그대로 눈에 들어오는 듯 했다.

 

비밀의 숲은 '사진맛집'이다. 어디서 찍더라도 배경이 주인공이 되고 사진은 작품이 된다.

가을햇살 가득한 날에는 도시락을 싸고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피크닉을 가야겠다. 파릇파릇한 정원은 피크닉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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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는 코르셋을 꽉 조여 허리를 잘록하게 한 로코코 양식의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깃털 달린 모자를 쓴 공작부인들이 비밀의 숲을 재잘거리며 산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그녀들이 우아하게 거닐 것 같은 그 가든에서는 '비밀의 숲'에 대한 소문을 듣고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걸 그룹 소녀들이 모여 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다.

 

수련이 보이는 기다란 벤치에 앉아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텀블러에 담긴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샌드위치를 '브런치' 삼아 먹으며 '어슬렁 어슬렁' 산책하기에 딱 좋았다.

 

연못과 아치다리를 어슬렁거리다가 안동댐 쪽으로 난 왼쪽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단풍나무와 자작나무 가득한 길을 만난다. 붉디붉은 단풍나무 터널과 자작나무에서 나는 향기는 잠시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줄 것이다.

 

안동루에 오르는 도중 퇴계의 시 ‘陶山月夜詠梅(도산 달밤에 핀 매화)’를 만났다.

안동 곳곳에 남겨져 있는 퇴계에 대한 흠모의 흔적이다.

 

 

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창야색한)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기운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매화나무 가지 끝에 둥근 달이 떠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불수경환미풍지)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도 이니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긴) 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차네

 

 

그 길 끝에서, 철제 계단을 하나씩 힘겹게 오르면 마침내 안동루(安東樓)에 닿아 낙강 물길이 펼치는 대장정의 발원을 볼 수 있다.

 

장관이다.

 

낙강의 물길은 잠시 이 댐에서 큰물로 만나 다시 새로운 발원지가 된 듯이 아스라이 낙동강 천리길 부산 앞바다까지 이어지는 대장관을 연출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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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서명수

입력 :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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