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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문재인 정부의 경제학, <br>몇 학점 줘야 할까?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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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6월 중순 스웨덴 스톡홀름 의회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한국은 미국식 발전모델에 따라 높은 성장을 이뤄냈지만 그만큼 극심한 양극화가 생겨나는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또 이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 정책의 기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7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다음과 같은 ‘청와대 경제학 강의(?)’와 맥락을 같이 한다. 
“오랫동안 계속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경제적 불평등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고 그와 함께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돼 왔다.”
 
앞에서 소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학 강의’에는 세 가지 주제가 내포되어 있다. 첫째, 한국은 미국식 발전모델을 따랐기 때문에 높은 성장은 이룩했지만 극심한 소득양극화를 불러왔다. 둘째, 포용적 성장 정책은 필요한 정책이다. 셋째,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경제적 불평등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고 고용 없는 성장을 불러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학 강의’를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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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울산 남구 덕양 제3공장에서 수소생산 공정을 살피고 있다. 사진=조선DB.

미국식 성장모델을 따랐기 때문에 소득 양극화 심화됐다
 
첫 번째 주제: ‘한국은 미국식 발전모델을 따랐기 때문에 높은 성장은 극심한 소득양극화를 불러왔다.’ 이는 완전히 잘못된 주장이다. 미국은 1776년 건국 이래로 소위 ‘발전모델’을 도입해 본 적이 없다. ‘억지 춘향’이 만들기라면,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추진한 ‘경제개혁 프로그램’(이는 ‘레이거노믹스’로 불린다.) 정도다. 그 내용이란 ‘정부지출 삭감, 감세, 규제 완화 및 철폐, 통화 긴축’이다. 미국은 건국 이래, 한국의 헌법 내용처럼(제119조①항)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경제를 운용해온 대표적 시장경제국가다. 그래서 한국이 ‘있지도 않은’ 미국식 발전모델을 따랐다는 문 대통령의 주장은 억지다. 그토록 미국이 싫은가!
 
이어 문 대통령이 첫 번째 주제에서 지적한 ‘한국의 소득양극화’를 보자. 이는 세 번째 주제와도 관련된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월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한 바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소신인 것 같다. 그러나 팩트는 정반대다.
 
소득양극화는 일반적으로 ‘팔마비율(palma ratio)’로 나타내는데, 이는 소득점유율 하위 40%에 대한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의 크기다. 팔마비율은 크기가 1보다 크고, 크기가 작을수록 소득양극화가 심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유엔인간개발보고서> 2018년판에 따르면, 한국은 팔마비율이 1.2로, 크기가 작기로 세계 154개국 가운데 28위다. 팔마비율이 한국처럼 1.2인 나라는 독일,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일본, 룩셈부르크 등이다. 팔마비율이 중국과 미국은 2.0을 넘어 소득양극화가 심하고, 복지국가 스웨덴은 1.0으로 심하지 않다. 한국은 팔마비율 크기 순위가 154개국 가운데 28위로 양호하고, 그 수준이 독일,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일본, 룩셈부르크와 같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이 “한국은 소득양극화가 세계에서 가장 심한 나라”라고 자신 있게 말한 것 역시 억지 주장이다. 독일,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일본, 룩셈부르크는 총리나 대통령이 나서서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되었다’고 아우성치는 나라들인가!
 
포용적 성장은 필요한 정책이다!
 
두 번째 주제: ‘포용적 성장 정책은 필요한 정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정책 로고로 내세우다가 1년이 좀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소득주도성장 정책에서 ‘포용적 성장 정책’으로 바꾼 듯했다. 언론이 정책 프레임을 바꾼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문 대통령이 나서서 ‘포용적 성장은 소득주도 성장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라고 밝혔다. OECD 정의에 따르면, 포용적 성장이란 경제 성장의 결과가 각계각층에 주어지고, 증가한 부가 사회 전체에 공정하게 분배되는 것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포용적 성장’의 실천 방안은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경제 실현이라고 한다. (미국식이건 한국식이건 성장만 하면 됐지 괴상한 용어로 포장을 해야만 성장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 말고 ‘포용적 성장’의 구체적 실천 방안은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의 실천 방안은 ‘사용자의 포켓을 무자비하게 털어’ 2년 동안에 30%나 올린 최저임금으로 성장을 시도한 것인데, 그 결과는 2019년 1분기의 마이너스 성장, 2019년 성장률 최저 예상치 2% 같은 저성장, 그리고 저임금근로자 고용 감소만 불러왔다. ‘포용적 성장’의 방향은 뻔하다. 그것은 ‘결과의 평등’을 내세운 사회주의식 나눠먹기 분배정책이다.
 
신자유주가 불평등 확대하고 성장 동력 떨어드렸다
 
‘포용적 성장’과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대칭 개념으로 ‘신자유주의(neoliberlism)’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주장에 따르면, 신자유주의는 ‘성장의 수혜층이 소수에 그치고 다수가 배제되는 경제구조’라며 이런 배제적 성장으로는 경제가 지속될 수 없고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포용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란 무엇인가? 그것은 마거릿 대처가 ‘사회주의 정책으로 만연된 영국경제를 시장경제로 바꾼 구조개혁 정책’이다. 여기에다, ‘작은 정부’를 실현한 레이건의 기여도 추가된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0년대의 ‘대공황’을 벗어나고자 무분별한 복지정책을 실시하여 미국은 전통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큰 정부’로 나아갔다. 레이건은 ‘정부지출 삭감, 감세, 규제 완화 및 철폐, 통화 긴축 정책’을 핵심으로 하는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하여 ‘작은 정부’ 실현에 성공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란 ‘작고도 강한 정부를 추구하면서 개인과 기업의 경제적 자유를 강화하여 1930년대 대공황 이전의 시장경제체제로 돌아가려는 정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란 이념이나 사상이 아니라 정책이다. 좌파들은 이를 이념이나 사상으로 오해한다.
 
이 같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좌파들의 대표적 비판은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시장경제는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운용되는 경제체제이므로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경제는 ‘기회의 평등’을 내세워 ‘선별적 복지정책’을 실시한다. 이와는 달리 사회주의나 복지국가는 ‘결과의 평등’을 내세워 ‘보편적 복지정책’을 실시한다. 그래서 사회주의-복지국가를 지지하는 좌파는 시장경제를 비판하기 마련이다.
 
부(富)는 물처럼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부는 낙수효과(落水效果)가 있다. 만일 부가 고여 있는 물처럼 고여 있기만 한다면 부의 낙수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부자가 우대받는 나라가 잘 산다. 사람은 본래 개인차(個人差)를 지니고 태어난다. 그래서 부도 상당 부분 개인차가 결정한다. 이를 무시하고 좌파 정치가들은 ‘공정(公正)’이라는 잣대를 내세워 ‘결과의 평등’을 실현하려 한다. 그 결과는? 사람들은 자유를 잃고 만다. 이를 놓고 밀튼 프리드먼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평등을 자유보다 앞세우는 사회는 결국 평등도 자유도 달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자유를 첫째로 내세우는 사회는 더 많은 자유와 더 많은 평등을 달성할 것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사회주의, 아직도 건재한 시장경제가 이를 입증한다. 문 대통령이 새겨두어야 할 명언이다.
 
좌파의 신자유주의 비판을 언급한다. 나는 대표적 좌파로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를 꼽는다. 영국의 BBC 방송은 장 교수를 ‘좌파’로 명명했다. 여기에서 나는 그를 ‘외국인 교수’로 간주한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에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번역 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제목에서 ‘그들(they)’은 신자유주의자들을 말하고, ‘23가지’는 신자유주의 비판 항목 수다. 내가 아는 한, 장 교수의 저서는 신자유주의를 비판한 대표적 저서다. (이를 놓고 나는 2011년에 『장하준 식 경제학 비판』이라는 책을 쓴 바 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장하준 교수의 비판이다. 그는 저서에서 “자유무역, 자유시장 정책을 사용해서 부자가 된 나라는 과거에도 거의 없었고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이다”며 ‘자유무역, 자유시장’을 옹호하는 신자유주의는 허구(虛構)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세계 제1의 자유시장·자유무역 국가 싱가포르는 장하준의 비판이 궤변임을 쉽게 입증한다. 싱가포르는 ‘자유시장·자유무역 정책’으로 고도성장을 이룩하여 22년 만에 1인당 국민소득 1만→5만 달러대에 진입한, 그 기간이 짧기로 아시아 첫째, 세계 둘째이고(첫째는 아일랜드로 18년), 여러 가지 면에서 미국을 앞선 초일류국가다. 1인당 국민소득에서 시장경제국가 남한은 2018년에 3만 달러대에 진입했으나 세계 유일의 사회주의국가 북한은(1973년까지는 남한보다 더 잘살았음) 2017년 667달러를 기록했을 뿐이다. 남한의 발전은 자유시장·자유무역 정책을 추진해서 얻은 결과다. 또 있다.
 
<그림> 경제자유 수준과 1인당 GDP,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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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 미 1달러.
자료: Fraser Institute, Economic Freedom of the World 2018 Annual Report, p.18.

<그림>은 2016년 시장경제 활성화를 나타내는 ‘경제자유’ 수준에 따라, 세계 162개국을 4그룹(quartiles)으로 나누어 각 그룹의 평균 1인당 소득을 나타낸 것이다. 제1그룹은 ‘경제자유 최하위’ 그룹(40개국)으로, 평균 1인당 소득은 5,649달러. 제4그룹은 ‘경제자유 최상위’ 그룹(42개국, 한국은 이 그룹에 속함)으로, 평균 1인당 소득은 40,376달러. 시장경제 활성화가 가장 잘된 제4그룹 국가들은 가장 잘못된 제1그룹 국가들보다 1인당 소득이 무려 7배 이상 높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좌파들도 인정해야 할 사실이 있다. 첫째, 세계는 신자유주의 기간(1980년대∼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소득과 일자리 면에서 역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다. 세계의 1인당 소득은 1990년에 4,292달러였는데 2007년에 8,658달러로, 17년 만에 무려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실업률은 1970년대 유가파동 이전의 인력부족 상태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 예로, 미국의 실업률은 1992년에 7.5%였는데 2000년에 4.0%로 감소했고, 이 무렵 뉴질랜드와 아일랜드 실업률도 3%대였다. 둘째,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체제는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고, 선진국들은 여전히 시장경제를 지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학 강의, 몇 점을 줘야 할까?
 
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정책실장-경제수석을 또 바꿨다. 1대 장하성-홍장표, 2대 김수현-윤종원에 이어 3대 김상조-이승호로. 정권 출범 2년 2개월 만에 세 차례나 바꿨다. 이유인즉,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경제성과를 못 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거꾸로 가는 정책만’ 쏟아내는데 충견 역할을 해야 할 정책실장-경제수석이 감히 진언(進言)할 수 있겠는가! 문 대통령이 정책 프레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학 강의, 몇 점이나 줘야 할까? 독자들이 결정하시라.
 

입력 : 2019.06.25

조회 : 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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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경제 대한민국 가꾸기

1941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 졸업, 전남대 문리대 영문학과 졸업. 美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 받음.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1979)를 읽고 시장경제’에 빠져들었고, 시장경제’ 강의를 대학에서 처음 개설한 교수로 인정받고 있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적잖은 논문과 저서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대처리즘: 자유시장경제의 위대한 승리』는 마거릿 대처의 삶과 정치를 연구·정리한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자유시장경제가 우리를 잘살게 해준다’는 확신을 갖고, 『좋은 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성경과 함께 떠나는 시장경제 여행』, 『노동시장 개혁은 슈뢰더처럼, 대처처럼』, 『7인의 위대한 정치가』 등 자유시장경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책들을 30여 권 집필했으며, 지금도 어느 작업실에서 다음 책 집필에 혼신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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