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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위대한 7인의 정치가 7

앙겔라 메르켈, 노동시장 개혁으로 실업률을 11.3%에서 3.4%로 낮추다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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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세계를 바꾼 위대한 7인의 정치가>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을 쓴 목적은 세 가지다. 첫째, 나라와 국민은 뒷전에 두고 오로지 ‘편 가르기’에 여념이 없는 대부분의 한국 정치가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둘째, ‘거꾸로 가는 정책만 고집하여’ 잘 나가는 한국경제를 침몰시키고 있는 현 정부와 청와대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경종이란 바로 7인의 정치가들의 위대한 통치철학이다. 셋째, 언젠가 오게 될 통일을 염두에 두고 통일된 한국의 정치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7회에 걸쳐 연재한다.
 
앙겔라 메르켈은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직전에 서독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품에 안겨 동독으로 갔다. ‘동독 사람들에게도 신학적 발판을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종교적 신념 때문이었다. 동독에서 교육 받고 자란 메르켈은 동베를린 중앙물리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자 정치에 입문했다.
 
메르켈은 1990년에 하원 의원에 당선된 후 승승장구하다가 2005년에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되었고, 2018년에 4선 총리에 연임되었다. 메르켈은 독일은 물론 세계도 이끌고 있는 정치가다. 메르켈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서 2006년 이후 계속 1위를 차지해 오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야기를 노동시장 개혁으로 한정한다.)
 
앙겔라는 1974년 연구원들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했다. 동행자 가운데 울리히 메르켈이 있었는데, 그들은 1976년에 결혼했다. ‘결혼해야 같은 직장에서 함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결혼 사유. 앙겔라는 1981년에 남편의 제의로 별거했고, 이듬해 이혼했다. 그들은 친구 관계를 유지했고, 앙겔라는 ‘메르켈’이라는 성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은 1985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초고에 비판적 조언을 아끼지 않은 기혼자 자우어 박사와 오랫동안 교제하고 동거하다가 1998년 12월 30일에 결혼했다. 그녀가 결혼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사람은 기독민주당(이하 기민당) 당수가 될 수 없다는 당내의 불문율 때문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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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무트 콜 전 총리(왼쪽)와 메르켈 총리의 정치 신인 시절. 사진=조선DB.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에 이어 4선 총리가 되다
 
동독 건국 40주년 기념일인 1989년 10월 7일 전후로 동독의 여러 시민단체들이 “슈타지(주: 동독의 국가안보부) 물러가라”며 평화시위를 벌였다. ‘월요시위’로 불린 이 시위는 동독 해체를 압박했다. 마침내 베를린 장벽이 1989년 11월 9일에 무너졌다. 이를 계기로 정치에 관심이 많은 앙겔라 메르켈은 정치에 입문했다.
 
1990년 앙겔라 메르켈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치 상황을 탐색하면서 다양한 정당 행사에 참가했다. 그러다가 갓 태어난 ‘민주약진’에 가입했다. 앙겔라는 우연하게 민주약진의 대변인이 되었다. 민주약진은 기민당 당수 헬무트 콜이 이끄는 ‘도이칠란트를 위한 연합’에 합류했다. 선거에서 민주약진 득표율은 0.9%에 불과했다. 앙겔라는 고민이 컸다. 그러던 중 민주약진은 먼저 동독 기민당과 합당을 한 후 서독 기민당과 통합하기로 했다. 앙겔라는 1990년 11월 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1990년 12월 2일에 치러진 최초의 동·서독 총선에서 서독기민당·동독기민당·자민당 연정이 승리했다. 서독기민당을 이끄는 헬무트 콜이 정권을 잡았다. 콜은 동독 출신 기민당원 앙겔라를 여성청소년부 장관에 임명했다. 그녀 나이 37세. 앙겔라는 언론이 붙여준 별명처럼 ‘헬무트 콜의 딸’이 되었다. 그 무렵 기민당 당수가 전 당수와 마찬가지로 슈타지와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물러났다. 콜은 앙겔라를 기민당 부당수 대행을 거쳐 부당수로 만들었다. 얼마 후 콜은 불법 자금을 모은 사실이 밝혀져 물러났다. 이를 계기로 2000년 4월 앙겔라는 96%의 지지를 얻어 당수로 선출되었다.
 
슈뢰더, 실업률 낮추려고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다
 
1998년에 정권을 잡은 사민당 게르하르트 슈뢰더는 독일 통일 후유증으로 불거진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력투구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통일 후 독일의 실업률은 ‘높고 지속적’이었다. 2005년은 슈뢰더가 퇴진하고 메르켈이 집권한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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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독일의 실업률, 1991-2005년(단위: %). 자료: OECD, Database.
 
슈뢰더는 실업률을 낮추는 데 정치 생명을 걸었지만 인기를 잃고 말아 1년을 남겨두고 조기 퇴임했다. 노동시장 개혁을 한답시고 실업급여 기간을 32개월에서 12개월로 줄여버렸으니 인기를 유지했겠는가! 앙겔라 메르켈은 사민당과의 연정으로 총리가 되었고, 2019년 현재 총리 4기 연임 중이다. 앙겔라 메르켈은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노동시장 개혁에 관한 한 슈뢰더가 계획한 개혁을 사실상 그대로 추진했다.
 
독일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 내용은 ‘일자리 창출’과 ‘실업률 낮추기’다. 이런 시각에서 독일 노동시장 개혁의 주요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다.
 
일자리 창출 위한 노동시장 개혁

∙ 소규모·수공업의 경우 고용보호 대상을 ‘5인 이하’에서 ‘10인 이하’로 확대하여 해고를 쉽게 했다.
∙ ‘한 근로자를 2년 이상 같은 기업에 파견할 수 없다’는 파견근로 규제를 완화했다.
∙ 주당 노동시간 조건을 삭제하여 주당 15시간 미만의 미니잡(mini-jobs; 월급 400유로, 원화 약 60만 원)과 미디잡(midi-jobs; 월급 400∼800유로)을 도입했다. 미니잡 도입으로 900만 개 일자리가 생겼다. 
∙ 실업자가 자영업자가 되면 보조금을 지급했다.
∙ 창업기업의 경우 기간제 근로계약을 4년간 허용하여 일자리를 늘렸다.
 ∙ 임금교섭 형태를 기존의 산업별 단체교섭에다 기업별 교섭을 추가로 도입하여 임금유연화를 꾀했다.
 
실업률 낮추기 위한 노동시장 개혁
 
∙ 실업급여 수급기간을 기존 32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하여 실업자를 노동시장으로 끌어내고, 64개월까지 지급하던 55세 이상 실업자의 실업급여 수급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여 고령 실업자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유도했다.
∙ 실업급여와 사회보장혜택을 정액급여로 통합했다.
∙ 정부가 취업을 알선했는데도 거부하는 실업자에게는 실업급여 지급을 중단했다.
∙ 연방고용서비스청을 민간운영체제로 개편하고, 연방고용서비스청의 지방사무소와 사회복지사무소를 통합, ‘직업소개센터’로 바꿔 직업 알선 효율성을 높였다.
∙ 연방·지방정부로 나뉜 실업자 지원체계를 통합하여 재정 부담을 줄였다.
∙ 58세 실업자가 일자리를 찾지 않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없앴다.
∙ 고령고용자를 위한 파트타임 고용을 보조했다.
∙ 실업자나 훈련생을 고용한 기업을 지원했다.
 
노동시장 개혁으로 실업률 11.3%에서 3.4%로 낮추다
 
슈뢰더-메르켈의 노동시장 개혁은 슈뢰더가 퇴임한 2005년에 최고인 11.3%를 기록했으나 13년 후인 2018년에 3.4%로 낮췄다. <그림 2>는 실업률 감소 추세를 잘 보여준다. 이 같은 사례는 앞으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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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독일의 실업률, 2005-2018년(단위: %). 자료: OECD, Database.

독일은 노동시장 규제가 선진국 가운데 사실상 가장 심한 나라다. 노동시장 개혁은 독일의 노동시장 규제를 놀랍도록 개선했다. 프레이저 인스티튜트의 ‘노동시장 규제 순위’에 따르면, 2005년에 독일은 노동시장 규제가 약하기로 141개국 가운데 124위였다. 거꾸로 말하면, 노동시장 규제가 심하기로 141개국 가운데 17위였다. 당시 독일보다 노동시장 규제가 더 심한 나라는 브라질, 이란, 그리스, 토고 등. 2005년에 한국은 노동시장 규제가 약하기로 141개국 가운데 68위로, 독일보다 훨씬 앞섰다.
 
그런데 2016년에 독일은 노동시장 규제가 약하기로 162개국 가운데 38위로 엄청나게 개선되었다. 등급으로 평가할 때 10년 만에 노동시장 규제가 124위에서 38위로 무려 86위나 개선된 것이다. 한 마디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같은 기간에 한국은 노동시장 규제가 약하기로 74위에서 143위로 무려 69위나 악화되었다. 한국 대통령들은 슈뢰더-메르켈과는 달리 노동시장 규제를 강화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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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독일과 한국의 ‘노동시장 규제’ 순위, 2000-2016년.

노동시장 개혁 없이 경제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슈뢰더-메르켈의 노동시장 개혁은 높게 평가되어야 한다. 특히 슈뢰더는 정권을 잃어가면서까지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여 독일경제를 살린 정치가다. 한국은 지금 ‘노조천국’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노조에 진 빚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우리는 정권을 잃어가면서까지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여 경제를 살린 슈뢰더 총리 같은 대통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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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DB.
 
슈뢰더-메르켈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는 교훈
 
한국은 지금 ‘노조천국’에다 ‘거꾸로 가는 노동정책’으로 넘쳐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한국경제는 가망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잘못된 노동정책을 지적한다.
 
비정규직 제로 추진 :한국은 OECD 국가 중 정규직 해고가 가장 어려운 몇 나라에 속하고, 이로 인해 노동시장이 경직된 대표적인 나라다. ‘비정규직 제로화’가 이뤄지면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노동시장이 ‘가장’ 경직된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그 결과는 사회주의.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여 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공공부문 인력·공무원 81만명 증원 :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공공부문 인력과 공무원을 81만명 증원하겠다고 공약하고, 필요한 예산은 4조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보좌진의 ‘대국민 사기극’이다. 4조원을 81만명으로 나누면 공무원 월급은 겨우 41만원 정도. 더구나 이들 공무원은 한 해만 쓰고 해고시키지 않을 테니 30여 년 동안의 월급과 퇴임 후의 연금까지 감안하면 대충 800조원이 든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 :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한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은 한 번도 작동하지 않았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이라며 최저임금 시급 6,470원을 2년 동안에 1만원 정도로 올려버리자 저임금 일자리가 대폭 사라지고, 영세 자영업자들이 줄파업하고, 관련 상품 가격이 오르고, 저소득층 소득 감소로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 :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대폭 올려 추진하려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허구다. 경제는 약품제조와는 달리 실험의 대상이 아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처럼 일단 시행한 정책은 잘못되었다 할지라도 돌이킬 수 없다. 소득주도 성장은 스위스와 스웨덴이 폐기처분했고, 미국과 인도의 몇 개 주가 아직 실험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지금 당장 폐기처분 선언해야 한다. 

세금 풀어 일자리를 만들기 : 문재인 대통령은 세금 풀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해 왔다. 세금 풀어 일자리를 만드는 나라가 지구상 어디에 있을까! 이는 사회주의 국가의 정책이다.
 
‘주 52시간 근로’가 나라를 망친다 : 유예기간 없이 실시된 ‘주 52시간 근로’는 인력난을 가중시켜 중소기업 경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는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오죽했으면 ‘입시철에 주52시간 지키면 수험생에 피해’라며 대학 입학처가 정부와 국회에 적용 제외 요청까지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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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운 저 | 북앤피플 | 420쪽 | 2만 3,000원

입력 : 2019.06.04

조회 : 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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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경제 대한민국 가꾸기

1941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 졸업, 전남대 문리대 영문학과 졸업. 美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 받음.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1979)를 읽고 시장경제’에 빠져들었고, 시장경제’ 강의를 대학에서 처음 개설한 교수로 인정받고 있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적잖은 논문과 저서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대처리즘: 자유시장경제의 위대한 승리』는 마거릿 대처의 삶과 정치를 연구·정리한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자유시장경제가 우리를 잘살게 해준다’는 확신을 갖고, 『좋은 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성경과 함께 떠나는 시장경제 여행』, 『노동시장 개혁은 슈뢰더처럼, 대처처럼』, 『7인의 위대한 정치가』 등 자유시장경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책들을 30여 권 집필했으며, 지금도 어느 작업실에서 다음 책 집필에 혼신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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