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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내년 지방선거는 ’썰렁‘...당선되기는 험난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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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6월 16일 오후 국민회의 '6.4지방선거 당선자대회'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퇴장하며 손을 흔들자 당선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내년 봄 대통령선거가 뜨거운 열기에 휩싸이고 있는 반면, 대선 3 개월후 치러질 지방선거는 아직 썰렁하기만 하다. 전국 지자체별로 출마 예정자들의 움직임은 분주하지만 ’그들만의 리그‘ 양상으로 전락하고 있을뿐, 언론이나 유권자들의 이목은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 판세가 앞서 치러질 대선의 결과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역대 선거 결과를 되짚어보면 대통령 취임 초기 실시된 경우엔 지방선거든 총선이든 집권당이 승리하는 ’허니문 선거'가 되기 일쑤였다. 막 출범한 정권에 대해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판세의 향배가 이런 식으로 가닥잡히기 때문인 듯 투표율도 대체로 낮았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차기 대통령 취임직후 치러지기에 출마예정자들은 대권 향배에 촉각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허니문 선거가 되지못했던 지역도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영, 호남은 대선결과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04 년 총선에선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였고 노 대통령 탄핵 역풍까지 거세지면서 집권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으나 한나라당은 영남권을 거의 석권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던 2008 년 총선에선 집권 한나라당이 수도권을 포함, 완승했으나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텃밭인 호남과 충청권에선 참패했다. 대선 패배가 오히려 텃밭 지역의 지지기반을 더욱 강화시키기도 했던 것이다.


# 1998 년과 2018 년 지방선거도 그랬다.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를 토대로 1998 년 집권한 DJ와 새정치국민회의 측은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JP 및 자민련 측과 연합공천을 실시, 16 개 시.도지사(광역단체장) 선거중 수도권 3 곳을 포함해 10 곳에서 이기는 등 완승했다. 하지만 대선에서 졌던 한나라당도 텃밭인 영남지역의 5 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선 모두 이겼다.


문재인 정부 출범 1 년후인 2018 년 지방선거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의 파장이 워낙 컸던데다 보수진영의 분열까지 겹치면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17 개(세종시 추가) 시.도지사 선거중 14 곳을 차지할 정도로 압승했다. 대선에서 패했던 자유한국당(새누리당 후신)으로선 이같은 악재들외에 문재인 대통령의 연고지가 부산경남지역이란 점까지 겹치면서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크게 흔들렸지만 대구와 경북은 지킬 수 있었던 것.


다만 박근혜 정부 초기 실시된 2014 년 지방선거는 ‘세월호 사고’라는 대형 돌발변수가 발생, 집권당이 쫒기게 되면서 여야간 무승부로 끝났다.


집권 새누리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중 영남권 5 곳과 제주도, 인천, 경기 등 8 곳에서 이겼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호남권 3 곳과 서울 등 9 곳에서 승리, 새누리당보다 1 곳 앞섰으나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과 지방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에 뒤짐으로써 양당간 무승부라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당초 선거판세는 새 정부 출범 1년밖에 되지않았던 만큼 집권당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듯했지만 투표일을 2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면서 판세가 크게 출렁거렸다. 세월호 파장을 감안할 경우 정부 출범 초기가 아니었다면 집권당의 패배로 끝났을 수 있었던 선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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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일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를 비롯한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서울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 이번 지방선거는 새 대통령 취임후 한달도 지나지 않은 2022년 6월 1일 실시된다.

 

때문에 허니문 선거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출마하려는 사람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공천장을 받는 길이 더욱 험난해졌기 때문이다. 출마하려는 곳이 시.도지사 선거인지, 기초단체장 혹은 광역.기초의원 선거인지에 따라 그 길은 다를 수도 있지만 대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대권 향배에 신경 써야하는 처지인 만큼 당내 후보들중 어느 편에 줄을 설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시.도당 위원장이나 출마지역 국회의원의 의중 파악도 중요하다.


밀었던 후보가 당내 경선을 통과한 뒤 대권까지 차지한다면 공천과 당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지만 후보가 경선이나 본선에서 떨어질 경우엔 가시밭길을 걷게 된다. 대선에서 지더라도 시도당위원장이나 지역 국회의원 뜻을 따랐다면 공천과정에선 그나마 다행이다. 당내 주도 계파가 있고 그쪽으로 줄을 섰다면 ’보험‘을 넣어뒀던 셈이 될 수 있다. 대선에서 패할 경우에는 후보는 물론 당 지도부도 2선으로 후퇴하고 비상대책위가 발족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게 되면 출마예정 경쟁자들간에 비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의 연줄을 잡기위한 또 다른 물밑경쟁도 불붙을 수 있다. 약삭빠른 쪽은 대선 향배를 가늠해보고 당내 중진들에게 일찌감치 줄을 댔을 수 있겠다.


어렵게 공천장을 받았다고 한들, 대선에서 패한 상황이라면 허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패색이 짙은 선거이기 때문이다.


예외는 물론 있다. 대선결과에 그다지 영향받지 않는 영남이나 호남에서 국민의힘 혹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공천받는 길을 택하면 된다. 웃프다고도 할 수 하지만 선거판 현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의도 국회 주변에선 출마예정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국회 앞 오피스텔에 아예 진을 치거나 커피숍에서 후보캠프 관계자, 정치 브로커 등을 만나 대선 향배를 귀동냥하면서 정치적 배팅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줄만 잘 서면 '횡재'할 수도 있는 게 이번 지방선거다.

입력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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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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