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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국민의힘 ‘룰 전쟁’ 뜨거워진다...윤석열, 입당 서둘러야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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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25일 오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광진구의 한 음식점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선거의 핵심은 이기도 하다. 룰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정당이나 후보, 출마예정자들의 희비가 갈린다. 지방선거, 총선, 대선을 치를 때마다 당내 후보 선정이나 본선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선거구 등)을 놓고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선거관련 법(조례)(정당 차원에선 당헌·당규)은 개정을 거듭하다보니 너덜너덜해질 수밖에 없었다.

 

내년 봄 대선을 앞두고도 경선 룰을 둘러싼 신경전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시기를 연기하는 문제를 놓고 후보들간 갈등을 거듭하다 최근에야 봉합했다. 후보선출 시기를 1010일로 당초 일정보다 한 달 정도 연기하고 권역별 순회경선 날짜도 확정했던 것. 집권당에 비해 경선 시기가 늦은 국민의힘도 경선 룰 논의에 착수함에 따라 신경전이 본격화될 것이다. 후보선출 시기 역시 119일까지로 정했다고는 하나 재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대선에선 어떤 식으로 결말냈을까?

 

#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측과 박근혜 후보 측은 경선 룰을 놓고 첨예한 갈등상황으로 치달았다.박 후보는 당원 지지율, 이 후보는 일반 국민 지지율에서 앞서 있는 상황이 갈등을 더욱 부추겼던 것.

선거인단 구성과 관련, ‘대의원 : 당원 : 일반 국민 : 여론조사의 반영비율을 ‘2:3:3:2’로 한다는 기존 규정을 준수한다는 데는 양측이 합의했다.

 

하지만 선거인단 규모와 관련해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의식, 종전의 4만 명에서 23만 명 수준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선거인단 23만 명은 반영 비율에 따라 각각 배분됐으며 경선 승패는 각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에 의해 가려지게 됐다. 대의원 45717(20%), 당원 69496(30%), 일반 국민 69496(30%), 여론조사 45717(20%)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후보별로 확보할 선거인단 수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가 최대 쟁점이었던 것.

 

박 후보 측은 대의원·당원·일반국민의 경우 실제로 참여한 선거인 수가 정해지는 만큼 여론조사 선거인 수도 전체(대의원 당원 일반국민) 투표율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폈던 반면 이 후보 측은 투표율에 관계없이 여론조사에 할당된 선거인단 45717명을 후보별 지지율에 따라 나눠야 한다고 맞섰다. 이 후보측은 투표율에 영향을 받지않게 함으로써 여론조사의 실제 반영비율을 높이려는 계산을 했고 박 후보 측은 이에 강력 반발, 결국 무산됐다.

 

경선결과 이 후보는 예상대로 여론조사, 박 후보는 투표에서 각각 이김으로써 1.5%p라는 박빙승부로 판가름 났다.

 

양측간 경선이 첨예했던 만큼이나 후유증도 컸다. 박 후보를 지지했던 친박계 의원들이 이듬해 총선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는 '공천학살'을 당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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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7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 후보 경선 이후 처음으로 국회 의원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향후 공조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나눴다. 사진=조선일보DB.


# 2012년 대선후보 경선 때도 여야 모두 경선 룰 논란에 휩싸였었다. 새누리당(한나라당 후신)에선 정몽준·이재오·김문수 후보 등이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을 요구했다. 본선 경쟁력 강화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기존의 경선 룰 방식으론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당내 주류세력이었던 박근혜 후보 측은 기존 룰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 후보는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박 후보를 비난하며 경선출마를 포기하는 상황으로 치닫았다.

 

민주통합당(대통합민주신당 후신) 경선에선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들이 부각되면서 손학규 후보 등이 지역순회 경선 도중 울산경선 불참을 선언하는 등 파행을 겪기도 했다. 모바일 투표는 조직동원력에서 앞선 것으로 알려진 친노(친 노무현) 측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전의 경선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당 선관위의 진상조사로 손 후보가 경선에 복귀한 것을 계기로 순회경선은 재개됐고 문재인 후보가 선출됐으나, 경선과정에서 초래됐던 갈등을 해소하기는 어려웠다. 문 후보는 경선에 이어 안철수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추진했으나 여론조사 방식과 설문 문항 등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안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는 사태를 초래했다.


# 경선 룰 논란은 훨씬 이전에도 있었다. 군사정권 종식이란 국민적 열망을 꺾어버렸던 양김의 후보단일화 무산 역시 이 때문이었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통일민주당 대선후보를 선정할 때였다. 대통령 직선제 부활 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선을 앞두고 통일민주당의 김영삼(YS) 총재가 김대중(DJ) 당 고문에게 전당대회 투표를 통한 후보경선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한뒤 각자 출마수순으로 치닫았던 것이다. DJ로선 정치활동규제에서 벗어나 정계일선에 복귀한지 몇 달 되지 않았던 처지였던 만큼 세불리 상황을 절감했을 것이다. 양측간에 경선 대의원 구성방식 등을 놓고 협상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DJ가 세부족 상황을 만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고 결국 결렬시켰다.

 

DJ는 탈당과 함께 신당(평화민주당) 창당을 통한 독자 출마 행보에 나섰다.

 

앞서 직선제 개헌을 앞두고 있을 때만 해도 DJ직선제만 되면 불출마하겠다, YS“DJ가 사면.복권되면 출마하는 걸 지지하겠다고 후보자리를 서로 양보하던 상황이었다.

 

# 대선에서의 경선 룰 갈등은 제로 섬일 수밖에 없는 선거판의 속성상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룰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경선 판세가 그대로 굳어지거나 출렁거리기 때문이다. 승자가 되려면 게임의 룰을 지배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머릿속도 복잡하다. 출마선언을 한 인사들만 해도 10명이나 된다. 십인십색의 협상을 벌여야 할 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국민의힘 외부에 있는 주자들도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계획이라면 가능한 빨리 입당, 룰 협상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입당하지 않고 국민의힘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를 추진한다면 불리해질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역대 후보단일화에서 세력이 약한 쪽은 모두 졌기 때문이다.

입력 :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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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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