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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상파울루 日記 12] 볼리비아 국경도시이자 호수도시 코파카바나에 가다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앤컨설팅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IP ART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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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카카호 모습. 바다처럼 넓은 호수와 바다처럼 푸른 하늘이 인상적이다.

잉카의 공중도시 마추픽추에서 돌아오는 페루 레일(Peru Rail)에서는 재미있는 광경이 벌어졌다. 요술 복장을 한 직원이 다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게 흥을 돋구었다. 관광지에 어울리게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들려는 노력으로 보였다. 승객들고 흥겹게 같이 춤을 추었다. 그리고 조금 지나니 패션쇼를 진행하였다. 페루 의류를 홍보하고 나아가 이를 판매하려는 시동이다. 전문 모델이 아니라 직원들이 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흥겨웠다.
  
그 와중에 계곡의 물이 엄청나고 그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홍수가 난 것 같은 분위기다. 아무래도 며칠 전 폭우의 영향인 모양이다. 마치 아주 성난 싸움꾼 같은 모습의 계곡물이었다.
  
기차역에 도착하자 바로 버스와 연계하여 준다. 푯말을 들고 따라오라고 한다. 따라가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지금부터 1시간 30분 내지 2시간이 걸린다. 한참이 지나니 내리라고 한다. 페루 레일에서 운영하는 버스 정류장.
시간은 밤 9시 11분. 직원에게 "버스터미널이 어디에 있냐"고 하니 "클로저(close)했다"고 하였다. 아마 시내버스를 이야기한 것으로 이해한 모양이다. 지도를 보여주면서 "푸노(Puno)나 코파카바나(Copacabana) 또는 라파즈(La Paz)로 가는 버스터미널을 가려고 한다"고 하니 "미안하다"면서 "버스터미널은 24시간 운영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택시 타는 것이 좋으니 자기가 안내하겠다"고 친절하게 이야기하였다. 

호객행위를 하는 택시기사를 안내해 주는데 비용이 얼마냐고 하자 관광객인 줄을 아는지 10 솔이라고 하였다. 버스터미널에 가까이 오자 1솔을 더 내라는 것이다. 터미널 안까지 가는데 추가비용을 내라는 의미다. 어이가 없기도 해서 그냥 내려서 터미널까지 걸어갔다.

티티카카호에서 코파카바나로의 여정

터미널 안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일단 티티카카 호수를 보고 싶었다. "페루의 푸노보다 코파카바나 전경이 더 좋다"는 한인 민박의 매니저 말을 떠올린다. 페루 돈이 얼마 없어 환전을 하면서 좋은 버스 편을 추천받았다. 티티카카 버스가 괜찮다는 것이다.비용은 60솔. 
 
막상 창구에서 표를 끊으려니 80솔이란다. "안내하는 사람이 60솔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하자 "그럼 60솔로 하겠다"고 한다. 눈뜬 상태에서도 코를 베어가는 분위기다. 그간 얼마나 바가지를 쓴 것인지를 생각해 보니 좀 아찔하다.

밤 10시 30분에 버스를 타면 내일 아침 9시 30분에 도착이다. 또 그곳에서 라파즈까지 차로 3시간 정도 더 가야 한다. 라파즈에서 우유니 사막으로 가는 버스는 밤 10시에 있다. 고난의 행군, 행복한 비명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내일 티티카카 호를 간단히 보고 다시 라파즈로 가서 시내투어를 하고 우유니 사막으로 가면 될 것 같았다. 문제는 그 이후에 파라과이를 가고 싶은데 국경을 넘어야 해서 만만찮아 보였다.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환전상이 다가와 볼리비아 가는 것을 아는지 물어본다. 잘 되었다. 가지고 있던 페루 돈을 거의 모두 볼리비아 돈으로 바꾸었다. 바가지를 쓴 것인지 모르겠는데 1솔을 2 볼리비아로 환전해 주었다.

그나마 바로 볼리비아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게 된 것도 볼리비아 비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잠시 기다리다가 버스에 오른다. 버스 상태가 나쁘다. 자리마저 다 찼다. 푸노를 거쳐 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빈 자리가 생겨 앉았다. 익숙한 얼굴이 보이는데 한국인이다. 오늘 아침에 비자를 발급 받으로 갔다가 만났던 분이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였다. 세상이 좁은 모양이다. 그리고 보니 한국인이 잘 가는 여행노선이 어느 정도 정해진 모양이다. 남미에 관한 국가별 정보는 오픈카톡인 ‘남미사랑’에 들어가면 상세하게 있다. 그곳에서 질문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니 그 정보가 공통적으로 잘 활용되는 모양이다.
 
아름다운 호수 도시 푸노

버스가 좀 조밀조밀하게 구성이 되어 있어서 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자리에 앉으니 의외로 피곤하였는지 나도 모르게 금방 잠이 들었다.

한참을 가다가 저절로 잠에서 깨었다. 오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주위는 아직 어두웠다. 점점 날이 밝아온다. 창밖을 보니 호수가 보인다.
구글맵으로 현재 위치를 확인하니 푸노(PUNO)다.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고 탔다. 공기가 안 좋아 버스에서 내렸다. 밖의 공기는 그나마 나았다. 저 너머로 호수가 보였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 안데스산맥이 보인다. 

상당수의 승객이 내렸다. 남은 승객은 한국인 승객을 포함하여 몇 사람 안 된다. 버스를 탈 때 다시 체크를 하면서 볼리비아 입국시 세관검사 신고서 등을 준다. 생각보다 쓸 것이 많다.
밖은 밝고 넓은 평야가 보인다. 창가에 서린 이슬 등도 많이 건조해지고 있다. 아침 햇살이 점차 세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푸노도 아름다운 도시다. 호수와 접하여 쉬거나 휴양을 하기에 좋은 도시임에 분명하다. 페루는 물가가 비교적 저렴하여 좋았다. 남미 국가 중에서는 그나마 영어를 하는 사람이 좀 있는 편이다. 관광지가 많아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어제 에콰도르에서 온 관광객에게 물어보았다. "남미 지역에는 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거의 없느냐"고. 그는 "잘 모르겠다"면서 "학교과정에 영어과정이 따로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신기하다. 25년 전에 모스크바를 방문하였을 때 영어를 전혀 못 알아 듣는 구소련인을 보고 놀랐는데 지금 남미가 바로 그 상황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가 스페인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연구대상이다.

짓다만 건물에서 드러난 여유
 
이 지역은 짓다만 건물이 그나마 적다. 왜 남미에는 짓다만 건물이 많은지를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흥미로운 답변이 나왔다. "돈이 있으면 집을 짓다가 돈이 떨어지면 중단한다"는 것이다. "나중 다시 돈이 생기면 그때 나머지 공사를 할 생각이고 실제로 그렇다"는 것이다. 신기하다.
 
남미 사람들의 낙천적인 성격이 느껴진다. 지나친 목표로 스스로를 억압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뜻일까. 한국적 사고방식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만큼 남미 사람은 그리 급할 것도 없고, 현재의 삶에서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버스는 여전히 푸른 대평원 지대로 달리고 있다. 이제 호수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는 나름 비옥한 땅으로 보였다. 코파카바나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왜 리우데자네이루의 해변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였을까? 그만큼 아름답다는 뜻일까?
티티카카호의 아름다움은 누구나가 그저 한마디하고자 하는 충동을 불러 일으켰다.

 
티티카카 호수
  
멀리 바다가 보인다.
수평선이 없는 바다 너머
아득한 산들이 하늘과 닿아 있다.
그 위에 아름다운 구름이 장식을 해준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티티카카 호수
이름마저 사연이 있어 보인다.
먼 옛날 바다였던가?
규모와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푸른 평야, 맑은 하늘 그리고 하얀 구름 아래에
그저 조용히 숨쉬고 있다.
아름다운 정적을 너무 사랑하는 듯
세상의 복잡하고 시끄러움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계인냥
그저 더 없이 넓은 마음으로
 
모든 소음과
모든 먼지
세상의 권태
그 어떤 어둠과 두려움
다 감싸 안고
맑고 밝은 햇살만
조용히 흔들리는 물살과 물빛으로
화답할 뿐
세상 그 어떤 움직임도
온 몸으로 안아 가리워 주네
  
이곳은 그저 침묵의 도가니
부드러운 밝음만을 반사할 뿐
세상 모든 어둠과 소음은 수면 아래 가라앉네.
 
그리곤 햇빛과 속삭이면서
반짝이는 흔들거림으로 화답한다.
세상 아무것도 부럽지 않고
오로지 맑고 밝고 환한 부드러움으로 숨쉬고 있네
 
이런 모습에 반한 햇빛은
더욱 더 은은한 햇빛만 조용히 내릴 뿐
결코 무리하지 않네
모든 것을 다 흡수하여
조용하고
맑고
깔깔한
상큼함으로
온세상에
화답하는 또 다른 세상인 최고의 호수
 
그녀는 오늘도 그저
수줍은 듯
햇님과의
썸타는 은근한 호사를 누릴뿐이네

국경을 접하고 있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코파카바나

드디어 페루와 볼리비아의 접경지대다. 티티카카 호수의 반을 잘라 각각 페루와 볼리비아의 영토라고 한다. 알고보니 코파카바나는 바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볼리비아의 도시다.

양 국가의 경계로 앞이 페루, 뒤가 볼리바아다. 출국심사도 그리 복잡하지는 않다. 간단하게 사진을 찍고 지문채취를 하고 끝이 났다. 이어서 걸어서 국경을 넘어 볼리비아 이민국으로 가야했다.
 
그 사이에 보이는 티티카카 호. 아름답다. 날씨도 칼칼하다. 볼리비아 입국심사는 더 간단하다. 이민국 앞에 바로 도시이름의 푯말이 있다. 호수를 접하고 있는 국경도시다. 양국간의 외견상 큰 차이는 발견하기 어렵다. 모두가 여유로워 보인다.

가게에 들어가니 편안하게 인사를 한다. 딱히 살 것이 없어 그냥 나왔는 데도 태무심하다. 그저 편안한 모습이다. 호수를 접하고 저 멀리에 산들이 위치하여 도시가 나름 아름답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짓다가 만 집들이 보였다. 오늘은 그 느낌이 다르다. 지금까지는 미완성된 집이 볼상사납게 느꼈다. 오늘은 친근하게 느껴진다.

갑자기 어떤 느낌이 왔다. 건물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이 잘못 되었을지 모른다. 어차피 인생에 완성은 없고 과정만이 있다. 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집의 완성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변화한다. 살면서 집은 계속 수선하고 개축하고 증축하는 거라면 이곳 사람들의 생각처럼 돈이 있을 때 어느 정도 완성하고 나머지는 내버려 둔 상태에서 나중 여유가 되고 시간이 되면 다시 지으면 되지 않을까. 그런 삶의 자세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모든 것이 생각하기 나름이다. 어차피 미완성인 삶에서 너무 완성이나 목표달성에 집착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은가?

입력 : 2020.03.17

조회 :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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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지식재산과 문화예술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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