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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규제가 ‘발 전공의사와 특수화 제작자와의 블루오션’을 발목 잡다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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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상 의사는 '호객행위'를 할 수 없다는 규제가 ‘발 전공의사와 특수화 제작자와의 제휴’를 발목 잡아 발 환자들은 치료만 받지 발에 맞는 신발까지는 신을 수 없다는 문제점 제기
40여 년간 테니스를 즐기다 보니 왼쪽 발의 왼쪽 발바닥이 내려앉았다.

2명의 정형외과 의사를 찾았다. 그들은 엑스레이 등을 찍었지만 병명은 말하지 않고 평생 동안 고칠 수 없다며 물리치료를 권했다. 3개월 남짓 물리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없었다. 대형병원을 찾았다. 왼쪽 발 복숭아뼈 옆 힘줄 수술을 권했다. 수술이 싫어 그만두었다. 2년이 지나도 힘줄은 이상이 없다. 내 후배인 한 정형외과의사는 내 발목을 주사요법으로 10년 남짓 관리했는데 주사요법 약발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며 관절수술을 권했다. (참조: 월간조선 News Room Exclusive, ‘발목 전공... ’(2019.8.19.))
 
발목 때문에 애를 먹는 내게 한 친구가 젊은 의사를 찾으라고 권했다. 우연히 발 전공 정형외과 의사의 치료를 받게 되었다. 나이 80이 될 때까지 발 전공 정형외과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살아왔다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발 전공의사는 관련 검사를 마치고 내 앞에 A4 용지 4분의 1 크기의 용지를 내밀었다. ‘병명: 요족(腰足), 발걸음 불안정’ 나이 80이 될 때까지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병명 설명서를 받아본 적이 없는 이 고령 환자는 한 마디로, 감동이었다. 의사는 내게 처방전을 주었다. 그것은 병원에서 물리치료 방법을 터득한 후 이를 집에서 하루 10여 분씩 되풀이 하는 것이었다. 그대로 따라서 했더니만 반년이 지난 지금 내 발목은 낳은 상태다. 의사는 조심해서 쓰면 앞으로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 발이 정상을 회복한 것은 아니다. 나의 자세는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걸음은 조심스럽고, 뒤뚱거린다.
 
발목 치료와 관련하여 나는 두 가지 의문을 갖고 있다. 첫째, 앞에서 언급한 4명의 정형외과의사는 내 발 엑스레이를 아마 50번은 찍었을 텐데 왜 내 발목 병명을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그들의 관행 때문일까? 아니면 의학도 세대 차이가 있기 때문일까? 둘째, 내가 언급한 발 전공의사는 내게 올바른 진단과 처방을 내려 내 발이 낳게 되었지만 그는 신발장사는 하지 않는다 해도 왜 환자가 발에 맞는 신발을 신을 때까지 관심 갖지 않을까?
 
치과의사를 보자. 치과의사는 치주질환을 치료하거나 충치를 치료하거나 임플란트로 대체하면서 몇 가지 치료방법을 동원하여 환자가 건강한 이를 갖게 도와준다. 그러나 발 정형외과의사는 (내 경우) 발목 치료만 끝내고 여생을 조심스럽게 살면 될 것이라고 마무리한다. 발목이 좋지 않은 환자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발에 맞는 신발을 신는 것이다. 치과의사는 아픈 이를 건강한 이로 바꿔 환자가 씹을 수 있도록 돕는데 발 전문의사는 발 치료를 치료로 끝내고 만다.
 
나는 발목 치료를 받은 후 내 발에 맞는 깔창, 바닥창, 특수화를 찾는 데 꽤 시간을 바쳤지만 성과가 없었다. 깔창, 바닥창, 특수화 제작에서 제작자들은 전통기법을 적용하고 있어서 믿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수동 특수화 제작자를 찾았다. 이 공방은 특수화 제작에 세 가지 기술을 적용하고 있었다. 하나는 보행측정기. 이는 러닝머신 같은 기계로 환자가 약 5분 동안 달리는 동안 모니터에 나타난 수많은 선 움직임을 통해 무릎, 허리, 관절 상태를 체크하고 이를 특수화 제작에 적용하는 것. 기계에 문외한인 필자는 그 결과가 얼마나 활용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런 대로 기술 적용이라는 점에서 괜찮아 보였다. 둘은 깔창을 본뜨는 것. 이는 전통적인 기법이지만 사람의 손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신뢰가 갔다. 셋은 밑창 제작. 역시 전통적인 기법으로 제작업자가 눈짐작으로 높이를 조절하는 것.
 
제작된 특수화가 도착했다. 특수화를 신으니 며칠 지나 왼쪽으로 비틀어진 왼쪽 발목이 정상 위치로 돌아가 절뚝거리는 왼발이 거의 정상 상태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신다보니 비뚤어진 내 몸 자세가 젊을 때처럼 꼿꼿해지고, 발걸음이 편해진다. 나는 이 결과를 95%쯤 만족하게 여기고 있다.
 
나의 제안이다. 치과의사가 나쁜 이를 고쳐 보철이나 임플라트 등으로 쓸 수 있게 고쳐 주듯이 발 전공의사는 신발장수는 하지 않는다 해도 특수화 제작자와 제휴하여 발 환자가 발에 맞는 신발을 신을 수 있도록 끝까지 도와줄 수 없을까? 이를 위해서는 예를 들면, 특수화 제작자 회사에 발 정형외과 병원을 소개하여 환자로 하여금 이 병원에서 의학적인 진단과 처방을 받게 하고, 이를 특수화 제작자에게 제공하게 돕는 것이다. 이는 발 전공의사와 특수화 제작자에게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국가는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환자는 발에 맞는 신발을 신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 발 전공의사 측은 나의 제안이 좋기는 하나 뜬 구름이라고 말한다. 의료법상 의사는 ‘호객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발 전공의사가 특수화 제작자에게 자기 병원을 소개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발 전공의사와 특수화 제작자와의 제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규제가 ‘발 전공의사와 특수화 제작자와의 블루오션’을 발목 잡은 셈이다. 그래서 발 전공의사의 의학적인 진단과 처방은 설합 속에 갇힐 수밖에 없고, 특수화 제작자는 의학적인 지식을 활용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기법만으로 특수화를 제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누가 이 오래된 규제를 없앨 수 있을까? 그리하여 발 환자나 고령화시대의 씨니어들이 발에 맞는 신발을 신을 수 있을까? 월간조선 의학전문 기자가 이 이슈를 다뤘으면 한다.

입력 :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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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경제 대한민국 가꾸기

1941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 졸업, 전남대 문리대 영문학과 졸업. 美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 받음.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1979)를 읽고 시장경제’에 빠져들었고, 시장경제’ 강의를 대학에서 처음 개설한 교수로 인정받고 있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적잖은 논문과 저서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대처리즘: 자유시장경제의 위대한 승리』는 마거릿 대처의 삶과 정치를 연구·정리한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자유시장경제가 우리를 잘살게 해준다’는 확신을 갖고, 『좋은 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성경과 함께 떠나는 시장경제 여행』, 『노동시장 개혁은 슈뢰더처럼, 대처처럼』, 『7인의 위대한 정치가』 등 자유시장경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책들을 30여 권 집필했으며, 지금도 어느 작업실에서 다음 책 집필에 혼신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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