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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법정구속, 꼭 해야 한다면.... 구속에 대한 오해와 이해

김승열  법률큐레이터,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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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강국인 한국사회에서 사법작용이 너무 낙후된 감이 있다. 사법작용 자체가 가장 보수적이다가 보니 시대흐름에 제대로 부응하기 어려운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형사재판 실무에서 많은 실망감을 가지게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사법개혁이 필요함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이제 법원 편의주의에서 벗어나 사법소비자 친화적으로 변모하여야 한다. 특히 지금과 같이 혼란스러운 시국에서는 법원이 제대로 서야 한다. 그런데 법원의 결정이 상식과 차이가 있고 나아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형평성 등과 괴리가 보이기도 한다. 실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구속 영장 발급 실무는 어떠한가? 이러한 기준에 따른 판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있다. 주거가 있는 경우에는 증거를 인멸한 우려가 있거나 도망가거나 도망갈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구속영장을 발부하여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무조건적으로 영장을 기각하여야 한다. 즉 이 형사소송법 조문은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함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법원의 실무는 어떠한가? 법원의 실무는 이러한 법원칙에 다소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점은 구속기준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심각한 문제이다.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필자는 정씨에 대한 유무죄 여부를 떠나 일반 형사사건의 영장 청구를 둘러싼 법정 현실을 들여다볼까 한다. 이 글은 ‘조국 게이트’ 수사와 전혀 관련이 없음을 밝혀둔다.
 
필자가 형사사건을 다룬 신문기사를 읽으며 늘 의아하게 생각하는 문장이 있다.
 
‘구속 영장이 기각됨으로써 앞으로 수사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법률가의 시각에서 보면 이런 기사에 공감하기 어렵다.  마치 구속이면 수사가 쉽고, 불구속이면 수사가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수사란 수사기관이 범죄사실을 객관적인 증거로 밝히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피의자의 구속과 불구속이 증거에 입각한 수사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 것일까? 어차피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범죄사실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거를 찾아내어 입증해야 한다. 피의자가 구속이 되면 이 과정이 단축되거나 생략해도 되는 것일까?
 
증거에 의한 수사 Vs. 자백를 강요하는 수사
 
인신구속을 당연시 여기는 이런 기사는, 과거 자백 위주의 수사관행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피의자가 구속상태에 있으면 일종의 공포감에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자백하기 쉽다. 즉, 구속이 피의자에게 엄청난 심리적 위협이 되고 나아가 수사과정에서 절대적으로 열악한 입장에 처하여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수사기관의 권위적인 심문에 좀 더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식은 그 자체로서 심각한 문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피의자로 하여금 정상적인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게 만든 상황에서 자백 등을 유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수사방법이 아니다.  심지어 형사소송법의 원칙에 반하는 수사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증거에 의한 수사보다 피의자의 자백을 강요하는 행태의 구태의연한 수사기관 중심의 자기 편의적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시정되어야 한다. 비록 10인의 범죄자를 놓치는 일이 있더라도 억울한 선의의 단 한 사람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
 
최근 8차 화성연쇄살인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20년간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자신이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했다. 당시 법정에서 누구도 윤모씨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현재 재심 신청을 한다고 하니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할 문제이기는 하나, 그냥 넘기기 곤란하다. 한국사회의 위험성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그 책임을 지도록 하여야 한다.
 
무죄를 주장하면 중형을 선고받게 된다?
 
한국 법정에서는 피고인의 자백이 절대 절명의 명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자백이 실제로 직간접적으로 강요되는 분위기다. 법정 분위기는 피고인이 자백을 해서 잘못을 뉘우쳐야 양형에서 정상을 참작 받을 수 있다.
헌법상 피고인에게 주어진 무죄의 주장 즉 묵비권 등은 '개전의 정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가는 실제 선고 형량에서 '개전의 정이 없다'는 이유로 중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무엇인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형사재판이 마치 판사 편의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도 달리 할 말이 없다.
 
구속영장의 발급과 기각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
 
먼저 형사소송법 제201조에 의하면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세 가지 사유 즉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한 염려가 있거나, 또는 도망가거나 도망갈 우려가 있는 때에 구속영장을 발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세 가지 사유 중에 하나에 해당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없다. 그런데 영장 발부 실무는 어떠한가? 이러한 기준에 따른 판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정한 주거가 있는 경우, 증거를 인멸한 우려가 있거나, 또는 도망가거나 도망갈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구속영장을 발부하여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무조건적으로 영장을 기각해야 옳다. 형사소송법 조문은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함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법원의 실무는 어떠한가? 법원의 실무는 이러한 법원칙에 다소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구속기준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형사소송법 규정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또 다른 문제점이 보인다. 즉 제201조 3항에 의하면 판사는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아니한 때에 그 취지와 이유를 기재하여 청구한 검사에게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히 충격적이다.
구속영장의 발급 시에는 달리 그 취지나 이유의 기재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황당한 규정인가? 피의자를 구속하는 처분을 하면서 이에 대한 아무런 이유 기재 의무를 부과하지 않다니….
 
반면에 구속영장 기각 시에는 취지와 이유를 기재하도록 명시적인 규정을 두다니…. 이는 실로 충격적이고 놀라운 규정이다. 이는 이 영역에 있어서는 법원이 오히려 인권 사각지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구속영장 자체가 판사와 검사만 논의, 협의될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신구속이 되는 피의자에 대한 아무런 보호조치가 없다니 이 조문의 규정은 시대착오적이며 형사소송법의 정신에 반하고 피의자의 인권을 유린할 가능성이 있다.
 
구속영장 발부, 그 취지와 사유 기재해야
 
법원은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 피의자의 인권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런데 이 조문은 이해하기 어렵다.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므로 구속영장의 기각 시가 아니라 발부 시에도 그 취지와 이유를 반드시 기재해야 마땅하다. 그것도 아주 상세하게 그 근거와 이유가 명시되어야 한다. 그래야 법원의 판단의 오류 등에 대하여 추후 피의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또한 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상 이 규정은 이와 반대로 보인다. 이는 과거 권위 주의적인 사법 및 준사법기관의 행태에서 나온 잘못된 폐해의 산물로 보인다.  개정이 무엇보다도 시급해 보인다.
 
더 나아가 ‘법정 구속’ 역시 형사소송법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형평성있게 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에는 증거를 인멸한 우려가 있거나 도망(도주)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구속 즉 법정구속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유가 없다면 대법원에서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가 추정되므로 원칙적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공판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곧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하다. 물론 형사소송법제 70조 제2항에서는 증거인멸이나 도망(도주)의 우려의 판단에 있어서는 수사단계에 있는 피의자와는 달리 범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하도록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형사소송법 규정에 비추어 보면 최근의 법정구속의 실무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무엇보다도 사안별로 법정구속 기준 등이 각기 달라 명확한 기준을 알기가 어렵다. 일부에 한하여 실형이 내려져도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하여 또는 합의를 할 기회를 주기 위하여 법정구속을 면하기도 한다.
 
법정구속이 법관 개개인의 성향에 결정된다면....
 
반면에 달리 도주의 우려가 없어 보이는 피고인에 대하여도 전격적으로 법정구속을 명하기도 한다. 법정구속이라는 중차대한 결정이 법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져 보인다. 곧 법정구속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예측가능성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사법권 행사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지양되어야 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양산한다. 즉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피고인 내지 그의 가족은 재판부와 친밀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전관변호사들을 찾아다니게 만든다. 이는 곧 엄청난 천문학적인 변호사 보수로 이어진다. 분명 잘못되었고 시정해야 한다. 사법작용은 무엇보다도 투명하고 공개되고 예측가능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혼돈과 불공정성 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향후 보석 증거금 제도 등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차제에 수사나 재판의 정확한 의미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너 죄를 너가 알렸다”는 식의 권위주의적인 수사 내지 재판 관행은 타파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백 만능주의의 수사 및 재판관행 역시  철폐해야 한다. 이는 판사 편의주의적으로 흐를 위험성이 높다. 판사 역시 합리적인 주의 의무를 다하여 기본적인 형사법 원칙에 입각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본적인 인권 수칙 내지 형사법 기본원칙에 반하는 판결을 내린 경우에는 민형사적으로 가장 무겁고 엄중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수사나 재판과정에서의 인권유린이나 중대한 과실 등에 대하여는 더욱 더 엄중한 책임을 묻고 그 책임을 지도록 엄중한 법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간 이러한 책임을 묻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사법절차에서 헌법 위배 가능성이 높아진 면이 있다. 민형사적인 책임 뿐만이 아니라 탄핵제도 역시 활성화되어야 한다. 수사기관이 다변화되고 나아가 사법절차에서의 위헌 판단의 제도적 보장책을 강구해야 한다.

입력 : 2019.10.22

조회 :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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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지식재산과 문화예술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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