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필자에게 메일로 초대장이 왔다. 발신처는 일본대사관이었다. 주제는 ‘누구나 쉽게 만드는 한일 집밥 이야기’였다. 초대장의 내용이다.
<존경하는 귀빈 여러분께! 항상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이번에 주대한민국일본국대사관 공보문화원과 나카무라 아카데미가 일한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일본과 한국의 요리사가 함께하는 가정식 시연과 시식을 통해 양국의 식문화를 체험하는 교류 행사 ‘누구나 쉽게 만드는 한일 집밥 이야기’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요리 시연에서는 양국 요리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소개하고,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집밥’을 테마로 조리 과정을 보여드립니다. 시연 종료 후에는 실제 요리를 시식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음식을 통한 교류의 장(場)
필자는 지난 15일 오전 행사장으로 갔다. 장소는 강남 학동역 근처에 있는 나카무라아카데미였다. 입구에 들어서자 일본 대사관 직원들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배지를 달아주면서 지정된 자리로 안내했다.
정각 12시. 사회자 공장원(孔章源) 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조사관이었다. 한국어와 일본어로 능숙하게 행사의 진행 순서를 설명했다.
먼저, 주한 일본대사 미즈시마 코이치(水嶋光一) 씨가 한국어로 인사말을 했다.

(인사말을 하는 미즈시마 코이치 주한 일본대사)
“안녕하세요? 주한 일본대사 미즈시마 코이치라고 합니다. 일한수교 60주년을 맞이하여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집밥 이야기’를 테마로 하여 여러분과 함께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자리를 제공해 주신 나카무라 교장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음식은 문화를 상징하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양국의 음식은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셰프가 직접 선보이는 ‘집밥’을 통해 양국의 공통점과 차이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참석자들이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이어서 나카무라 아카데미 나카무라 테츠(中村 哲) 씨가 인사말을 했다.

(나카무라 아카데미의 나카무라 테츠 교장)
“저는 이곳 나카무라 아카데미와 일본 본교 나카무라 조리 제과 전문대학의 교장입니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음식을 통한 이벤트를 저희 나카무라 아카데미에서 개최하게 됨에 있어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희 아카데미는 2009년 개교 이래 3700명 이상의 한국 학생들이 수업을 받으셨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지난 60년간 한국과 일본의 식생활 환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60년 전 일본에서 먹을 수 있는 한국요리는 기껏 ‘야키니쿠’라고 하는 소고기 구이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순두부, 삼계탕, 삼겹살, 김밥 등 다양한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도 일식집이 주류였지만, 본격적인 스시 전문점과 이자카야, 야키도리 전문점들이 많이 늘었고, 일본 스타일의 양과자와 빵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앞으로도 한일 양국이 음식문화를 통해 상호 이해가 깊어지는 동시에 오늘의 이 행사가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한 일본대사와 나카무라 교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두 전문 셰프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김지영 씨는 25년 이상의 한식 경력자이면서 고문헌 및 지역 식문화 연구가이고, 한국 고유의 식문화와 현대적 미학을 접목한 한국 식문화 계승과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 요리 연구가였다.
마쓰모토 히사키(松本壽基) 씨는 조리사전문학교 졸업 후 가이세키, 복요리, 스시 등 다양한 일본요리 분야에서의 경력자였다. 駐이스라엘일본대사관저 요리사를 역임했고, 현재 주한일본대사관저에서 ‘음식의 외교관’으로 활동 중이었다.
‘집밥’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어
김지영 셰프는 먼저 ‘한우 배추 된장국’ 요리를 시작했다. ① 양지머리고기를 한입 크기로 자르고 청장으로 양념 후 냄비에서 볶습니다. ② 냄비에 쌀뜨물을 붓고 끓입니다. ③ 국물이 끓을 때 된장, 청장, 다진 마늘을 넣고 약불에서 끓입니다(15분). ④ 한입 크기로 자른 속배추와 대파를 차례대로 넣고 푹 끓이면 완성됩니다.

(한식요리 전문가 김지연 씨의 모습)
이어서 마쓰모토 셰프가 일본의 미소시루를 요리했다.
① 미리 미역을 물에 불려 준비합니다. ② 물과 멸치를 냄비에 넣고 10분 정도 가열합니다. ③ 잘게 썬 두부를 냄비에 넣은 다음, 미소를 냄비에 풀어 끓기 직전까지 데웁니다. 앞에서 물에 불린 미역과 잘게 썬 파를 그릇에 넣고, 데운 냄비에 미소시루를 넣으면 완성됩니다.

(일본요리 전문가 마쓰모토 히사키 씨)
참석자들 모두 숨소리를 죽이며 두 셰프의 손끝에 눈을 맞췄다.
김지영 셰프는 된장맥적과 된장 무생채를 선보였고, 마쓰모토(松本) 셰프는 돼지 미소구이와 무 소금누룩 무침을 만들었다. 특히, 무를 부채 모양으로 잘라서 은행잎처럼 멋을 내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요리 시범이 끝나자 배화여자대학 조리학과 김정은 교수가 말했다.
“오늘 너무나 유익한 행사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희 학교에서도 이러한 행사를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5년간 살고 있는 일본인 기타바야시 아스카(46) 씨는 “한국의 된장이 그렇게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면서 “앞으로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라고 말했다.
시연회가 끝나고 즐거운 시식이 이어졌다. 양국 셰프가 만든 음식이 테이블위에 나란히 놓였다. 한일 양국의 혼합 밥상이 차려진 것이다. 참석자들의 얼굴에 함박꽃이 활짝 피었다.
이어서 백제 시대부터 이어진 전통 발효주인 한산소곡주, 솔송주, 도한청명주와 일본의 오랜 전통주인 텐구마이, 미치사카리, 슈효(秀鳳)가 빨강·초록·파랑 등으로 표시된 종이 위에 조심스럽게 놓였다.
한국 음식과 일본 음식,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이 섞이어 한국 전통주와 일본 전통주를 마시면서 가슴으로 양국의 문화를 받아들였다.
나카무라 아카데미는 2009년 이곳에서 요리학교를 열었다.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 지원한다.
일본의 나카무라 대학교의 정문에는 다음과 같은 교훈이 쓰여 있다.
”노력의 위에는 꽃이 핍니다.“
나카무라 아카데미는 음식 문화의 꽃을 한국의 한 복판에서 피우고 있다. 노력 위에서 아름답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