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구시장 주호영-이진숙 컷오프 후폭풍

사실상 추경호 의원 염두에 둔 것 아니냐 논란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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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주호영 의원, 추경호 의원. 사진=조선DB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대구시장 후보 컷오프 결정 후폭풍이 거세다. 6선의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동시에 배제한 이번 결정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공관위는 ‘세대교체’와 ‘경쟁력’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설득력보다 의문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특히 중진 가운데 주호영 의원만 탈락한 점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대구 정치의 상징성과 의회 경험을 동시에 갖춘 인물을 경선에서 배제한 것은 정치적 판단으로 읽힌다. 여기에 여론조사에서 경쟁력을 보였던 이진숙 전 위원장까지 컷오프되면서 “경선을 통한 검증이 아니라 사전 정리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진인 주 의원을 정리하기 위해 이 전 위원장까지 함께 배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향후 대구 보궐선거가 예정될 경우를 감안한 ‘정치적 교통정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보수 내부 분열로 번질 가능성

 

주 의원의 향후 선택도 변수다. 그는 앞서 “공정 경선이 무너지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천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대구시장 선거는 단순한 당내 경선을 넘어 보수 진영 내부 분열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주 의원은 과거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에 복귀한 경험도 있다. 다만 다시 무소속 출마를 감행할 경우 그 명분을 대구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과제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자기 희생’ 서사와 무소속 출마를 결합할 수 있는 변수로 김부겸 전 총리의 출마 가능성을 거론한다. 민주당에서 어떤 인물이 맞상대로 나서느냐에 따라 주 의원의 결단과 선거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2000년 제16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허주(김윤환) 토사구팽’ 논란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당시에도 당내 영향력이 컸던 중진 정치인이 공천에서 배제되며 강한 반발을 불렀다.


결국 공은 지도부로 넘어갔다. 장동혁 대표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당내 갈등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공정 경선을 약속했던 지도부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할 경우, 공천을 둘러싼 불신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구 민심의 특수성도 변수다. 보수 진영 원로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대구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그 자존심을 건드리면 돌아설 수 있다”고 말해왔다. 특정 인물을 배제하는 방식이 지역 정서와 충돌할 경우 예상 밖의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대구 공천이 실패로 귀결될 경우 그 파장은 지역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조차 민심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공천은 단순한 지방선거 후보 선정을 넘어 보수 진영 전체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되고 있다.


추경호에게 유리한 구도라는 시각도...


시사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이번 컷오프 공천을 두고 “꼼수라기보다는 절묘한 한 수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김 교수는 “대구에서 반(反)장동혁 민심을 상징해온 중진 인사를 컷오프하면서 동시에 다른 중진은 살려두는 방식으로, 당사자가 무소속 출마를 명분 있게 선택하기 어려운 구도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특정 인물만 겨냥한 배제가 아니라는 외형을 갖추면서도 실제로는 반발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또 “다자구도에서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한 인물까지 함께 배제한 점은 절묘해 보이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중진의 상징적인 인물과 유력 주자를 동시에 정리함으로써 반발 명분을 줄이고 판을 재편하려는 의도가 읽힌다”고 했다.


이어 “이럴 경우 초선보다는 다른 중진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추경호 의원이 유리한 구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결과적으로 이번 결정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고, 이는 향후 재보궐 선거와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까지 차단한 전략적 판단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힘 보수 기반 흔들어


서명수 매일신문 객원 논설위원은 이번 컷오프 공천을 강하게 비판하며 “명분과 원칙을 동시에 잃은 실패한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진 컷오프라는 명분도, 공정 경선이라는 원칙도 모두 놓쳤다”며 “결과적으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주는 ‘결론이 보이는 공천’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이번 주호영-이진숙 컷오프 결정이 사실상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사전 정리’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서 위원은 “추경호 의원이 최종 후보가 될 경우 선거 구도는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며 “이진숙 전 위원장 문제와 맞물리면서 ‘윤어게인’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윤석열 리스크까지 결합되면 지방선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이번 공천은 지도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로 보인다”며 “이정현 공관위원장과 장동혁 대표 간 책임 회피가 결국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서 위원은 “이 같은 공천 방식이 이어질 경우 당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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