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맞아 망우역사문화공원 재조명…‘27결사대탑’·도산 유택 재이장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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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망우역사문화공원. 사진=서울시, 홍혜수

3·1절을 맞아 서울 망우역사문화공원을 항일무장투쟁과 근현대 문화예술의 기억을 온전히 담는 역사 공간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망우리고개 일대에서 전개된 독립운동을 기리는 기념탑을 세우고, 문화예술인을 위한 우정의 공원을 조성하는 한편, 도산 안창호 선생의 유택을 이곳으로 재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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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백범 김구, 도산 안창호, 동우 이탁(27결사대 대장).

 

망우리고개는 항일무장투쟁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다. 대표적인 사례가 ‘27결사대활동이다. 1919년 고종 국장을 전후한 시기, 친일 거물 처단과 항일 거사를 목표로 조직된 27결사대는 이탁을 중심으로 선발된 결사대원들이 국내에 잠입해 무장 거사를 준비했던 비밀 조직이다.

 

이후 대원 수는 50여 명으로 늘어났으며, 이들 가운데 다수는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을 단순한 묘역이 아닌 근현대사 교육 공간으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시인이자 향토사 기록자인 정종배 씨는 독립유공자로 서훈된 인물도 많지만 상당수는 묘지와 행적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망우역사문화공원 일대에 ‘27결사대탑을 세워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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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사진=정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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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에는 공명단 소속 독립운동가들이 망우리 인근에서 일제 우편수송차를 습격하는 의거를 감행했다. 최양옥·김정련·이선구 등은 서울에서 춘천으로 향하던 우편수송차를 공격해 군자금 확보를 시도했으나, 이후 일제 경찰과 교전 끝에 체포됐다. 이 가운데 이선구는 서대문형무소에서 고문 끝에 순국했다. 정종배 시인은 일제의 군자금 수송을 직접 겨냥한 무장투쟁이었지만 이를 기리는 상징 시설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망우리 우편수송차 습격 의거탑을 건립해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기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을 문화예술의 기억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확장하자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중섭 화백 묘역 일대를 중심으로 조성하자는 우정의 공원은 전쟁과 분단 속에서 예술과 삶을 함께 나눈 문화예술인들의 정신을 기리는 상징 공간으로 구상되고 있다. 이중섭을 비롯해 소설가 김이석, 화가 김병기, 조각가 차근호, 시인 박인환·구상, 시인 이용상 등은 분단과 전쟁의 시대를 겪으며 서로 교류하고 예술적 연대를 이어간 인물들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북에서 태어나 전쟁 이후 월남했으며,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남쪽에 묻혔다. ‘우정의 공원은 이들의 예술과 우정을 기리는 동시에 분단으로 단절된 문화사의 상처를 기억하고 통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조각 작품과 기념 시설을 설치해 시민들이 역사와 예술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인문학 공간으로 만들자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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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배 시인

 

도산 안창호 선생의 유택을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재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종배 시인은 도산의 독립운동 정신과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할 때 독립운동가들이 잠든 망우역사문화공원이 그의 뜻을 기리는 데 더욱 상징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묘역은 해방 이후 서울 망우리 공동묘지에 조성됐다가 1973년 현재의 강남 도산공원으로 이장됐다. 정부와 서울시는 1970년대 강남 개발 과정에서 도산 선생을 기리는 기념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했고, 이에 따라 묘역을 망우리에서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으로 옮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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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에 남아 있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옛 묘역 표석 모습이다. 도산 선생은 1938년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됐으나, 1973년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이 조성되면서 유해는 현재의 도산공원으로 이장됐다. 사진 속 비석은 이장 이후에도 선생이 실제로 잠들어 있던 원래 묘역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그대로 보존된 것이다.

비석 전면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지묘(島山 安昌浩 先生之墓)’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으며, 이는 이곳이 한때 대한민국 임시정부 지도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도산의 묘역이었음을 보여준다. 현재 이곳에는 유해는 없지만, 망우역사문화공원이 독립운동가와 근현대 인물들이 잠들어 있던 역사적 장소임을 증언하는 상징적 표석으로 남아 있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이 표석은 망우가 단순한 공동묘지를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기억이 깃든 공간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흔적으로 평가된다. 사진=정종배


한편, 망우역사문화공원은 일제강점기 공동묘지에서 출발해 현재 독립운동가와 문화예술인들이 잠든 근현대사의 주요 인물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유명인사 50여 명의 묘역이 한 곳에 모인 국내 유일한 곳이다. 오세창, 방정환, 서광조, 서동일 등의 묘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다.

 

3·1절을 맞아 제기된 이번 요구는 망우를 항일투쟁과 문화예술의 기억을 함께 보존하고 계승하는 역사 교육의 공간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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