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2 통상 협의 돌연 연기.... 대미 관세 협상 난항 : 월간조선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한국과 미국의 재무 및 통상 수장 간 '2+2 통상 협의'가 미국측 사정으로 돌연 취소됐다. 다만 산업장관 간 무역 협상은 예정대로 이날 진행한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미국과 예정됐던 25일 '2+2 협상'은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2+2 통상 협의에는 우리 측에서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에서는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미국 측은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고 한미 양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날 미국으로 출국하기 1시간 전 미국 측 통보를 받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 관례상 이미 정해놓은 시각의 협상을 일정 때문에 미루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또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2+2 통상 협의가 미뤄지면서 협상 가능 시간이 줄어든 만큼 우리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도 쉽지 않게 됐다.

또 일본이 대미 협상에서 5500억달러라는 막대한 금액 투자를 약속하고 자동차와 쌀 등 분야에서 비관세 장벽을 대폭 낮추면서 며 관세율을 25%에서 15%로 10%포인트 낮춘 가운데, 한국이 제시할 수 있는 카드는 일본에 비해 규모 및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기업 총수들을 잇달아 만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을 만났으며 24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기업 총수들과 현안을 논의하며 대미 투자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현재 방미 일정을 시작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각각의 카운터파트와 접촉을 이어갈 예정이다. 기재부는 "김정관 장관, 여한구 본부장의 미국 측과 협의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