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가 자신의 차량으로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현대건설 사옥의 회전문을 들이받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건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 임원인 이모씨는 지난 4일 오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를 몰고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사옥 정문 회전문을 들이받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회전문이 크게 파손됐다. 이모씨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현대건설의 재개발 사업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의 책임도 없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0년 한남3구역 시공권을 따낸 현대건설이 다음 달에 있을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경쟁을 뛰어들면서 한남3구역 조합 측과 어떠한 상의 없이 해당 구역을 ‘활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보광·장문로변 지반고 상향 공사에 임시우회도로를 이용하는 대신 한남3구역 내 계획도로를 이용하겠다고 했다. ‘지반고 상향 공사’는 내수재해 위험지구인 보광·장문로변의 지반고를 높여 자연배수를 유도해 저지대 상습 침수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는 공사다.
원칙대로라면 한남4구역 내에서 최소 12개월에 걸쳐 ‘임시 우회도로 설치→보광·장문로변 지반고 상향 공사→임시 우회도로 철거’ 과정을 거친 후에야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3구역 내 계획도로를 이용하면 이주·철거 후 즉시 착공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를 통해 사업기간은 최소 12개월, 조합 사업비는 2220억원(△사업비 금융비용 250억원 △이주비 금융비용 1500억원 △공사비 물가상승분 470억원) 줄어든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만약 한남3구역 내 계획도로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역으로 사업기간은 최소 12개월, 사업비는 2220억원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여기서 문제는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에 계획도로를 이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한남3구역 조합과는 전혀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한남3구역 조합은 이를 문제 삼고 현대건설에 자초지종과 해명을 듣길 원했으나, 현대건설은 오히려 “회사(현대건설) 방침을 따르라”는 식으로 대응해 조합 임원들의 원성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창원 한남3구역 조합장은 “현대건설 측 홍보자료 내용에 우리 한남3구역과 관련된 내용이 있는데 이는 우리 조합과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용됐다”며 “우리 조합과 시공사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후 한남3구역 조합은 현대건설에 △해당 홍보자료 전량 회수 및 재사용 금지 △조합 관련 사항 사전 협의 △해당 자료 작성자에 대한 합당한 책임 △관리 및 수주 총괄책임자 면담 등을 강력히 요청했고 현대건설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사정을 잘 아하는 한 관계자는 “한남3구역은 ‘이미 잡은 물고기’인가. 현대건설이 어렵게 한남3구역 시공사로 뽑혀 놓고서 이렇게 하니 배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0년 6월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당시 현대건설은 DL이앤씨와 경합을 벌여 겨우 200여표 차이로 시공권을 따냈다.
이번 현대사옥 정문 파손 사건과 관련해 정비업계에서는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절박한 처지에 몰린 현대건설이 실수를 범했다는 입장이다. ‘주택통’으로 불리는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가 한남4구역을 놓칠 경우 커리어의 오점이 될 수도 있다. 한남4구역의 한 조합원은 “온라인 커뮤니티부터 도시정비조합 내에서까지 현대건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대조1구역 재개발, 둔촌주공 재건축 그리고 한남3구역에서 자신의 잇속만 챙기려 한 건설사에 배신감과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기 힘들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