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재 적지 않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조합원 이익’과 ‘유찰 방지를 위한 입찰조건 완화’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전문가들은 조합원 이익을 고려하되 시공사의 전횡을 막는 안전장치를 입찰지침서에 담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사진=월간조선
일반적으로 도시정비사업에서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입찰지침서는 시공사 선정 공고 시 배포되는 핵심 자료다. 입찰에 참여하는 시공사에게 제시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시공사는 입찰서를 만들어 조합에 제출한다. 요컨대 입찰지침서의 내용에 따라 재건축 재개발사업 성패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2~3년 사이 건설공사비가 급상승하면서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분쟁사태가 여러 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A지역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로 갈등을 겪으며 약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은 입주 지연과 추가 공사비 부담을 안게 됐다. 또 B구역 재개발에서도 공사비 미지급 문제로 인해 수 개월간 공사가 중단됐으며, 서울 C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입주를 불과 1년 남겨둔 시점에서 공사비를 상당부분 조정하고 동시에 공사기간까지 늘려주는 사례를 남겼다.
이런 일련의 사태로 인해 최근 조합들은 시공사의 일방적인 공사 중단을 방지하기 위해 책임준공 확약서를 입찰 시 제출할 것을 요구 또는 검토하고 있다. 적어도 1군 시공사라면 공사 진행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한 의무가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D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조합의 입찰지침서가 대의원회에서 부결되는 일도 벌어졌다. 입찰지침서 내용이 조합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될 경우 건설사들의 참여 의욕이 저하돼 경쟁 입찰이 무산될 것을 우려해서다. 앞서 해당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한 시공사가 입찰지침서 원안의 일부 내용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합이 조합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입찰지침서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조합이 안전하고 튼튼한 주택을 공급받는 조건 하에서 시공사의 이윤도 어느 정도 인정해줘야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다.
서울시 표준계약서에는 미분양 물건에 대해 시공사에서 공사비 부족 시 대물로 인수하라는 권고내용이 있다. 이는 미분양에 따른 조합원들의 추가 부담을 발생을 방지하려는 행정기관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일부 시공사는 손실 방지를 위해 해당 부분을 입찰지침서에서 빼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적지 않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조합원 이익’과 ‘유찰 방지를 위한 입찰조건 완화’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전문가들은 조합원 이익을 고려하되 시공사의 전횡을 막는 안전장치를 입찰지침서에 담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