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늘 부대변인단 명단과 경력 발표했으나 올해 임명한 89명은 대외비…
이유는 ‘전당대회 후유증’
⊙ 부대변인 수, 여야 모두 “선거때는 엄청나게 많아지고 특히 대선때는 매머드 규모”
⊙ 후보 출마 직전 급히 부대변인 임명받는 경우도 비일비재… 비용 안 드는 명함용
⊙ 정치인들 “이젠 부대변인 자리 준다 해도 ‘격 떨어져’ 거부할 지경”
이유는 ‘전당대회 후유증’
⊙ 부대변인 수, 여야 모두 “선거때는 엄청나게 많아지고 특히 대선때는 매머드 규모”
⊙ 후보 출마 직전 급히 부대변인 임명받는 경우도 비일비재… 비용 안 드는 명함용
⊙ 정치인들 “이젠 부대변인 자리 준다 해도 ‘격 떨어져’ 거부할 지경”
-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10여 년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 당시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논평을 하고 있는 모습. 과거엔 당 부대변인직이 정치 신인의 등용문이었다.
지난 8월 12일, 새누리당 부대변인 박모씨는 장애인단체의 전직 간부 정모씨에게 장애와 관련한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 정씨는 박 부대변인을 고소했다. 새누리당 전 수석부대변인 권영모씨는 지난 9월 철도분야 민관유착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공판 결과 공기업 인사청탁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8월 새누리당 청년대표 부대변인에 임명된 김진욱씨는 임명 몇 달 전 트위터에 ‘한명숙·박근혜·이정희 등 여자가 날뛰면 나라가 망한다, 쓰레기 같은 ×’ 등의 막말을 올린 사실이 확인돼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자진 사퇴했다.
새누리당 민원국과 대변인실에는 “○○○가 새누리당 부대변인 맞느냐”는 전화가 시도때도 없이 걸려 온다. 새누리당 부대변인이라는 명함을 내밀며 신분을 과시하거나 특권을 요구하는 인물이 많은데, 진짜 부대변인인지 언론에도 보도된 바 없고 현실적으로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민원국이나 대변인실 관계자들도 “부대변인 명단은 대외비라 중앙당에서는 직접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답으로 얼버무리는 것이 보통이다. 실제로 중앙당 당직자들조차 누가 부대변인인지 모르는 것은 물론 명단에 관심도 없을 정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대변인이란 어떤 자리일까. 상식적으로 부대변인이란 대변인 바로 아래의 직책으로 대변인 직무를 보좌하거나 대신하는 인물 2~3명에게 주어지는 역할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정당 부대변인은 새누리당 89명, 새정치민주연합 4명, 통합진보당 5명, 정의당 5명 등이며 각 정당의 시·도당 부대변인, 명함을 반납하지 않은 전직 부대변인까지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부대변인이 무슨 일을 하는 자리인지, 누가 부대변인인지도 명확히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몇 년간 해마다 수십 명의 부대변인단을 임명해 왔다. 2012년 7월 54명, 2013년 8월 부대변인단 54명을 임명하고 2014년 중반에는 몇 차례에 걸쳐 추가 임명을 해 80여 명에 이르는 상태였다. 지난 8월 8일에는 기존 부대변인단을 정리하고 부대변인단 89명을 새롭게 임명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새누리당이 부대변인단의 명단과 직함을 공개한 반면 이번 8월에는 수석부대변인을 제외한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부대변인이 이처럼 많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며,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야 모두 최근 부대변인단 재정비
새누리당은 지난 8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대변인단 임명을 결의했다. 이후 중앙당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번에는 수석부대변인 8명을 대상으로만 임명장 수여식을 가졌고, 그 외에는 각자에게 인편 또는 우편으로 임명장을 전달했다. 부대변인들은 부대변인 통합 명단을 받지 못했다. 본인 외에 다른 부대변인이 누구인지 확인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부대변인의 역할과 활동 내용에 대해 교육하고 당부한다는 점에서 임명장 수여식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굳이 많은 사람을 한자리에 모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귀띔했다. 《월간조선》이 새누리당 부대변인단 명단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대국민 인지도가 있거나 정치경력을 짐작할 만한 인물의 이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전당대회 당시 경선 캠프에 몸을 담았거나 외곽에서 지원한 사람들로 전직 기초의원, 지역 유지 등의 이름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여 명의 부대변인단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지난 9월 말 대변인 4명, 수석부대변인 1명(김정현), 상근부대변인 4명(김정현 김진욱 허영일 강연재)을 대변인단에 임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기존에 부대변인이 20여 명 있었지만 혁신위 체제 출범 후 재정비해 수석·상근부대변인만 임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만약 내년 전당대회를 거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 또다시 ‘부대변인 군단(群團)’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 권혁기 실장은 “중앙당 부대변인 수는 선거 때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당 입장에서 부담없이 줄 수 있는 중앙당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얘기다. “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이력을 쌓기 위해 중앙당직을 원하는데, 원외 정치인들에게 줄 수 있는 직책은 사실상 부대변인밖에 없죠. 부대변인이 가장 많은 시점은 역시 선거 전, 특히 대선 직전입니다. 캠프에 참여하는 인물들이 계속 ‘감투’를 원하고, 추가로 계속 임명하다 보면 수십 명에 달하는 시점도 있습니다. 상근부대변인은 일이 많고 활동비도 줘야 하지만, 일반 부대변인은 중앙당에서 특별히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까요. 부대변인으로 임명되면 당에 소속감을 갖고 각자의 영역 및 지역에서 정당 홍보를 잘 해줄 텐데 서로 좋은 일 아닙니까.”
부대변인의 역할
먼저 부대변인은 무슨 일을 하는, 어느 정도의 위치를 가진 직책일까. 현재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당헌·당규에는 ‘부대변인’에 대한 규정 자체가 아예 없다. 새누리당의 경우 각 위원회 구성 규정 중 홍보위원회 구성 규정에 대변인이 포함돼 있는 것이 전부다. 또 주요 당직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의한다는 내용이 있을 뿐 대변인이나 부대변인 구성 및 자격에 대한 언급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당헌·당규에도 부대변인에 대한 내용이 없다.
각 당 대변인실 또는 공보실이 설명하는 부대변인의 역할은 ▲브리핑 및 논평 작성 ▲기자단 지원 및 관리 ▲대국민 홍보 ▲언론 모니터링 등이다. 그러나 이는 당 대변인실에 상주하는 상근부대변인의 업무일 뿐, 일반적인 부대변인이 하는 일은 아니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수석부대변인을 제외한 부대변인은 브리핑이나 논평 작성 자격조차 없다. 그들은 기자단과의 접점도 전혀 없으며 기자단에도 명단이 제공되지 않는다.
대변인실 또는 공보실이 부담하는 비용은 대변인과 상근부대변인과 관련된 것뿐이다. 상근부대변인은 당사에 상주하며 식사비용, 교통비 등 활동비를 받지만 그 외의 부대변인에게는 비용이 지급되지 않는다.
당이 공식적으로 부대변인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찾자면 2012년 새누리당 부대변인 임명장 수여식에서 황우여 대표가 한 얘기를 참고할 만하다. 황 당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부대변인이 하는 모든 언명은 밖에서 볼 때는 ‘당에서 깊이 의논하여 그렇게 얘기하겠지’ 하고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부대변인이 된 여러분들이 54명인데 어찌 보면 우리 당의 자산인 동시에 여러분들이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당이 평가받는다. 여러 가지를 잘해 주셔야 되겠다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이야기를 할 때, 대변인을 중심으로 해서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쉽고 편안하게 금방 이해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국민들이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간단하고 명료하게 정리를 해서 말씀해 주셔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뜻을 짧은 말로 표현을 해서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주시는 것도 대변인단이 할 일이다. 정치를 하려면 대변인실을 거쳐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정치적인 여망을 이루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홍문종 당시 사무총장은 부대변인단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각종 현안 발생 시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있는 인사를 추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가오는 선거에 대비해 당의 대 언론 기능과 국민소통 기능이 강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부대변인은 국민과 소통하는 정당의 홍보맨이라는 뜻이다. 일반 국민이 그들 업무의 경중을 명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중앙당 부대변인’은 사실상 정당의 중요 직책인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새누리당 대변인행정실 이상로 실장은 “중앙당에서 수석이나 상근이 아닌 부대변인에게 특별한 교육을 하거나 지침을 내리는 것은 없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내용은 ‘모든 분야’
각 당의 부대변인들은 그들의 역할이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 새누리당 전지명 수석부대변인은 “김무성 대표가 이번에 임명된 수석부대변인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각자가 새누리당의 입임을 명심하고 대변인과 똑같이 적극적으로 논평과 브리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수석부대변인을 제외한 대변인 명단은 당에서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고 중앙당에서의 역할은 없다”고 말했다.
즉 80명의 부대변인은 명함상의 직책일 뿐 현재는 사실상 수석부대변인단이 부대변인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전 수석부대변인은 “현재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단은 전원 현직 당협위원장이며 대변인과 같이 단독 논평과 브리핑이 가능한 인재들로 선별됐다고 김무성 대표가 강조했다”며 “일반 부대변인에 대한 세간의 의구심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에게 특별한 권한이 없는 만큼 불필요한 걱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지명 수석부대변인은 “각각의 수석부대변인은 매일매일 뉴스를 모니터해 이슈를 파악하고 각자의 전문분야에 사건이 생길 때 논평을 준비하는 등 항상 정당의 입이 될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경우 혁신위 체제 출범 후 부대변인단이 대폭 줄면서 부대변인단의 업무강도가 높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강연재 상근부대변인은 “부대변인들이 대변인의 모든 업무를 지원하고 각종 회의와 현장방문 등의 업무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4명의 상근부대변인이 당에 상주하며 당의 각종 스케줄에 참여하고 지원한다. 언론 보도 내용을 모니터하고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민심을 파악하는 것도 부대변인들의 몫이다.
야당은 부대변인단을 구성할 때 전통적으로 계파별로 안배해 왔다. 강연재 부대변인은 안철수신당 창당발기인, 한국여성변호사회 대변인, 청년당 비례대표 후보 등으로 활동해 왔고 안철수 의원이 김한길 전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할 때 당에 합류한 인물이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물러나면서 ‘안철수 몫’으로 당 부대변인직을 맡은 강 부대변인은 특히 뉴스나 시사토론 등 방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출연해 야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그의 얘기다. “일부 종편채널의 경우 여당 입장의 목소리만 높고 야당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묻히는 경우가 많아요. 균형을 위해 부대변인 업무만으로도 바쁘지만 당의 홍보맨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언론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박상길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은 “여당의 부대변인단은 일반적으로 직능, 지역 등을 고려해 안배된다”고 설명했다. 각 분야 및 지역에서 대국민 홍보를 하도록 선발된다는 것이다. 그는 “부대변인단 인원이 워낙 많아 논평이나 브리핑 같은 역할을 실질적으로 하기는 어렵지만, 각 지역 또는 직능분야에 영향력을 갖는 인물들인 만큼 부대변인이 많아지는 현상이 당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부대변인은 정치 신인의 등용문
과거 주요 정당의 부대변인직은 대변인이나 다른 당직을 맡기에는 정치경력이 짧지만 다른 경력이나 역량이 충분해 당에서 욕심낼 만한 정치 신인을 기용하는 등용문으로 여겨지곤 했다. 당헌·당규에 엄격한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도부의 의결만 있으면 임명할 수 있는 자리여서 영입대상 인사에게 가장 적절한 직책이 부대변인이었던 것.
새정치연합 추미애 의원은 1995년 판사직을 그만두고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해 총선에 나섰고, 국회에 입성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및 MBC 기자 출신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도 1996년 한나라당에 부대변인으로 입당했다.
여성가족부 김희정 장관도 새누리당 사무처에서 일하다 당 부대변인으로 발탁됐고 총선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최근 대리기사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새정치연합 김현 의원도 민주당 사무처 대변인실에서 근무하다 당 부대변인으로 정치 현장에 입문했다.
2000년 이전까지 주요 정당 부대변인 출신이 대부분 정치권에서 성공했을 정도로 부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신중하게 선정한 소수에 불과했다. 1998년 신문기사에는 ‘한나라당이 김영선 의원 등 10명의 매머드 부대변인단을 구성하며 홍보 강화에 나섰다’(한겨레 1998.12.25)고 언급된다. 현직 국회의원도 부대변인이 될 수 있었고, 당시 기준으로는 부대변인단 10명이 ‘매머드급’일 정도다.
부대변인이 급격히 늘어난 시점에 대해 정치권 인사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새누리당이 계속 야당생활을 할 때 줄 것이 별로 없어 부대변인 등 당직을 나눠줬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원래 10명 이하였던 각 정당 부대변인이 30명을 넘어선 시점도 2000년대 중반이다. 2006년 한나라당은 부대변인단 34명을 임명했다.
부대변인 수 인플레의 시점으로 2008년 열린우리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를 꼽는 사람도 있다. 10년간의 야당생활 끝에 재집권한 한나라당은 ‘챙겨 줘야 할’ 사람이 많아졌고, 정권을 잃은 민주당 역시 함께 일해 온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부대변인 등 큰 부담 없는 당직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2008년 집권 직후 34명이라는 부대변인단 인사를 단행했고, 이후 매년 40~50명의 부대변인단을 임명하고 있으며 점차 늘어나다가 올해에는 무려 89명에 달하게 됐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탄생한 과거 민주당 역시 매년 적지 않은 수의 부대변인을 임명해 왔고 선거 때는 보통 20~30여 명이 중앙당 부대변인으로 일해 왔다.
野, 부대변인들의 활약 두드러져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부대변인으로 활약하다 국회에 입성한 여성 정치인이 적지 않다. 대여(對與) 전투력을 여실히 보여 온 김현미 의원, 김현 의원, 서영교 의원, 유은혜 의원 등이 그 예다. 이들 중 가장 선배 격인 김현미 의원은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 새천년민주당 부대변인, 노무현 대통령당선자 부대변인 등을 역임하며 날카로운 논평으로 시선을 끌었다.
야당의 부대변인은 각자가 언론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계파 보스들이 부대변인직을 ‘나눠 갖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구 민주당 한 고위당직자의 얘기다. “부대변인 자리는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특별한 힘이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언론인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계파가 독점할 수 없고 ‘계파 안배’가 무엇보다 중요한 직책이었습니다. 각 계파 보스가 보좌관이나 특보 출신 인물을 추천하면 지도부가 적당히 분배해서 의결하는 형식입니다. 특히 명예직인 부대변인보다 당에 상주하며 월급을 받는 상근부대변인 자리를 놓고 치열했죠.” 재력가 청부살인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김형식 전 서울시의원 역시 신기남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직을 맡으며 중앙정치에 뛰어든 바 있다.
정치평론가인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야당의 경우 대변인이나 부대변인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강력한 논평을 내놓는 것이 보통이고, 여당은 강한 논평을 내려 해도 당에서 순화시키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폐부를 뚫는 강한 논평은 대부분 야당에서 나오는 만큼 야당 대변인이나 부대변인이 대국민 인지도나 인기가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 출신 여성 부대변인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도 오랜 야당생활 결과 전투력을 갖췄고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언론과 국민에게 심어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변인도 3~4명씩 ‘그룹 체제’
부대변인이 많아진 것은 과거 1인 대변인 시스템이 무너진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새누리당의 대변인은 3명(김영우 권은희 박대출), 새정치민주연합의 대변인은 4명(유기홍 한정애 박수현 김영근)이다. 1990년대만 해도 주요 정당은 1인 대변인 체제였고 몇 명의 부대변인 외에 ‘상근부대변인’이 실질적인 부대변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다 2000년 들어 각 정당에 남녀대변인 체제가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다수의 대변인을 임명하는 것이 각 정당의 대세다. 각 계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부대변인도 각 계파에서 수 명씩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현재 새누리당의 김영우 의원과 새정치연합의 유기홍 의원은 대변인 중 선임인 ‘수석대변인’ 직을 받았지만 국민은 각 정당의 대변인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대변인실 한 관계자는 “재선의 수석대변인과 초선인 대변인이 나이차이가 적잖게 나는 것은 물론 언론계 후배와 선배 사이여서 대변인들 간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상태”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현재 새누리당 대변인들이 미묘한 내부 갈등으로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당의 박희태 의원이나 야당의 박지원 의원 등 ‘명 대변인’ 호칭을 받았던 시대와는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방송인 출신이나 여성 의원 등 국민에게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이 대변인을 맡곤 했지만 현재는 여야 공히 ‘계파 안배’가 우선이 된 상황이다. 구 민주당의 한 전직 여성 대변인은 “과거처럼 대변인이 ‘유일한 정당의 입’이 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며 “이제 정당 대변인의 말이 더 이상 언론이나 국민을 상대로 영향력이나 파괴력을 갖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부대변인은 정치권의 경력으로 흔히 이용된다. 정치평론가 중에도 정당 부대변인 출신이 적지 않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2000년대 초반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냈으며, 민영삼 포커스컴퍼니 전략연구원장도 비슷한 시기에 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냈다. 허 이사장과 민 원장은 이 같은 경력을 토대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당에서 부대변인으로 일하며 정당 및 국회 현황을 파악했고, 언론사 기자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해 많은 정보를 모으고 정치평론까지 하게 됐다.
부대변인이라는 직책은 경력을 만들어 주는 수단이 되는 경우도 많다. 2012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S 의원은 2012년 총선을 앞둔 1월 급히 수석부대변인으로 임명받았다. 특별한 정치 경력이 없었던 그에게 거물급 정치인인 계파 보스가 해 준 ‘배려’였다. 언론인 출신 원외 당협위원장인 K씨도 총선 직전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에 임명됐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선거를 앞두고 부대변인으로 임명받는 예는 워낙 많아 일일이 거명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후보자들이 출마를 위해 조그만 당직이라도 달라며 중앙당에 읍소하는데, 당 입장에서는 금전적·정치적 부담이 큰 것도 아니어서 특별히 해 주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89명이 된 이유는 단 한 가지, 계파분배
부대변인은 최고위원들만 동의한다면 계속 추가임명이 가능해 어느 시점에는 수십 명에 달할 수 있다. 명함뿐인 부대변인을 계속 임명한다고 비난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8월 새누리당이 89명이라는 거대 부대변인단을 한꺼번에 임명하고 명단을 비공개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이번 부대변인단 임명이 전당대회 경선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고위관계자는 “전당대회 후 각 최고위원이 15명씩 부대변인단을 추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6명이 15명씩 추천한 결과가 80명이다. 이에 상근부대변인과 수석부대변인 등을 포함해 89명이 구성된 것. 각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물은 대부분 전당대회 전 경선 당시 캠프에서 후보를 도왔던 인물들이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캠프에서) 똑같이 뛰었는데 누구는 부대변인이고 누구는 아니라는 원성을 굳이 들을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비공개의 이유를 밝혔다.
장애인 폭언으로 논란이 됐던 박모 전 부대변인의 경우 영남 출신 모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물인데, 해당 최고위원은 사건 이후 “그런 인물인 줄 몰랐고 유감이다”라고 말했지만 주변에서는 “솔직히 최고위원도 잘 모르는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직 부대변인들도 “그런 사람이 부대변인 중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심지어 한 최고위원은 15명을 채우려다 보니 지나치게 경력이 없거나 능력이 부족한 사람까지 끼워넣어야 해 난감했다는 후일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고위공직자 출신인 새누리당의 한 전직 부대변인은 “중앙정치 경력이 웬만큼 있는 인물들은 이제 부대변인 직을 준다고 해도 속으로는 ‘격 떨어진다’고 생각하며 사양하거나 후배에게 양보하는 상황”이라며 “정치신인 또는 지방정치 무대에서 중앙정치 무대로 옮겨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자리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궂은 일 마다않는 부대변인들
일부 부대변인들은 이 같은 세간의 시선은 부당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지난해 4월부터 새누리당 부대변인으로 재임 중인 김범준 부대변인(前 미국 웨스트워싱턴大 연구교수)은 “수많은 부대변인 중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대변인들은 각 지역에서 민심을 모으고 중앙당에 전달하는 역할 및 대국민 홍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특히 선거판에서 부대변인들은 대변인의 손과 입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까지 커버하는 최전방부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대변인 직을 수행하며 선거와 관련된 각종 송사에 시달린 바 있다. 그는 “부대변인이 명함만 있고 하는 일이 없다는 얘기는 어불성설”이라며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직책이 바로 부대변인”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권혁기 공보실장은 “현재 상근부대변인들은 당 행사 참석과 당직자 수행, 뉴스브리핑과 기자들의 취재지원 등 4명으로는 턱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일할 부대변인 수를 좀 더 늘려 달라는 당내 요구도 많다”고 설명했다. 변호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강연재 부대변인은 “원래 상근부대변인들이 돌아가며 당번을 서서 일을 하기로 했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아 거의 매일 당무에 모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당에서 일하는 동안 원래 업무(변호사)는 잠정적으로 미뤄 둔 상태”라고 말했다.
시도 때도 없이 추가 가능?
정당 부대변인의 수가 많아지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각 정당은 나름대로의 부담도 느끼고 있다. 장애인폭언 사건처럼 검증되지 않은 부대변인이 당의 이미지에 먹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대변인에 대한 규정이 당헌당규에 없는 이상 앞으로도 각 당이 아무때나 부대변인을 추가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부대변인 수) 100명은 넘기지 말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또 이번 부대변인 명단이 대외비에 부쳐진 결과 불거진 문제점은 작년부터 올해 중반까지 임명된 전직 부대변인들이 여전히 명함을 갖고 있으며 이 명함으로 활동을 해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기존 부대변인단 중 새 부대변인으로 임명된 인물도 수십 명 있고, 지난해 임명된 이후 임기 종료 통보를 받지 못해 본인이 현재는 부대변인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 밖에 서울시당과 경기도당, 부산시당 등 각 시·도당이 임명한 대변인과 부대변인이 각 시·도당에 적게는 3명, 많게는 10명까지 존재해 ‘새누리당 부대변인’이라는 명함을 보유한 사람만 전국에 몇 명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 9월부터 10월에 걸쳐 진행한 새누리당 당무감사에서는 “부대변인이 지나치게 많아 문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변인 행정실 인력으로 부대변인들이 외부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다니는지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부대변인 관련 사고가 생길 경우 당 이미지에 먹칠을 한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당 사무처에서 제기한 이 안건은 최고위원회의에 올리지도 못했다. 한 당직자는 “현재 부대변인들은 사실상 최고위원들이 ‘수고했다’고 나눠준 직책인데 이를 몇 달 되지도 않아 어떻게 최고위원들이 다시 뺏을 수 있겠느냐”며 “실·국장회의에서 이 안건에 대한 토론이 있었지만 최고위원회의에서 통과될 것 같지도 않은 데다 사실 부대변인단 운영에 특별히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넘어갔다”고 털어놨다. 부대변인을 임명하기 전에 전과나 성격 등 인품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무시됐다.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물을 사무처가 검증해 낙마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의견 때문이었다.
여야 공히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는 부대변인이 많아진다”고 밝혔다. 명함과 명분에 연연하는 이 같은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이상 정당 선진화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새누리당 민원국과 대변인실에는 “○○○가 새누리당 부대변인 맞느냐”는 전화가 시도때도 없이 걸려 온다. 새누리당 부대변인이라는 명함을 내밀며 신분을 과시하거나 특권을 요구하는 인물이 많은데, 진짜 부대변인인지 언론에도 보도된 바 없고 현실적으로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민원국이나 대변인실 관계자들도 “부대변인 명단은 대외비라 중앙당에서는 직접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답으로 얼버무리는 것이 보통이다. 실제로 중앙당 당직자들조차 누가 부대변인인지 모르는 것은 물론 명단에 관심도 없을 정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대변인이란 어떤 자리일까. 상식적으로 부대변인이란 대변인 바로 아래의 직책으로 대변인 직무를 보좌하거나 대신하는 인물 2~3명에게 주어지는 역할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정당 부대변인은 새누리당 89명, 새정치민주연합 4명, 통합진보당 5명, 정의당 5명 등이며 각 정당의 시·도당 부대변인, 명함을 반납하지 않은 전직 부대변인까지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부대변인이 무슨 일을 하는 자리인지, 누가 부대변인인지도 명확히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몇 년간 해마다 수십 명의 부대변인단을 임명해 왔다. 2012년 7월 54명, 2013년 8월 부대변인단 54명을 임명하고 2014년 중반에는 몇 차례에 걸쳐 추가 임명을 해 80여 명에 이르는 상태였다. 지난 8월 8일에는 기존 부대변인단을 정리하고 부대변인단 89명을 새롭게 임명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새누리당이 부대변인단의 명단과 직함을 공개한 반면 이번 8월에는 수석부대변인을 제외한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부대변인이 이처럼 많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며,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야 모두 최근 부대변인단 재정비
새누리당은 지난 8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대변인단 임명을 결의했다. 이후 중앙당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번에는 수석부대변인 8명을 대상으로만 임명장 수여식을 가졌고, 그 외에는 각자에게 인편 또는 우편으로 임명장을 전달했다. 부대변인들은 부대변인 통합 명단을 받지 못했다. 본인 외에 다른 부대변인이 누구인지 확인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부대변인의 역할과 활동 내용에 대해 교육하고 당부한다는 점에서 임명장 수여식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굳이 많은 사람을 한자리에 모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귀띔했다. 《월간조선》이 새누리당 부대변인단 명단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대국민 인지도가 있거나 정치경력을 짐작할 만한 인물의 이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전당대회 당시 경선 캠프에 몸을 담았거나 외곽에서 지원한 사람들로 전직 기초의원, 지역 유지 등의 이름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여 명의 부대변인단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지난 9월 말 대변인 4명, 수석부대변인 1명(김정현), 상근부대변인 4명(김정현 김진욱 허영일 강연재)을 대변인단에 임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기존에 부대변인이 20여 명 있었지만 혁신위 체제 출범 후 재정비해 수석·상근부대변인만 임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만약 내년 전당대회를 거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 또다시 ‘부대변인 군단(群團)’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 권혁기 실장은 “중앙당 부대변인 수는 선거 때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당 입장에서 부담없이 줄 수 있는 중앙당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얘기다. “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이력을 쌓기 위해 중앙당직을 원하는데, 원외 정치인들에게 줄 수 있는 직책은 사실상 부대변인밖에 없죠. 부대변인이 가장 많은 시점은 역시 선거 전, 특히 대선 직전입니다. 캠프에 참여하는 인물들이 계속 ‘감투’를 원하고, 추가로 계속 임명하다 보면 수십 명에 달하는 시점도 있습니다. 상근부대변인은 일이 많고 활동비도 줘야 하지만, 일반 부대변인은 중앙당에서 특별히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까요. 부대변인으로 임명되면 당에 소속감을 갖고 각자의 영역 및 지역에서 정당 홍보를 잘 해줄 텐데 서로 좋은 일 아닙니까.”
부대변인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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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4일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을 포함한 당 최고위원 6명은 각각 부대변인 15명씩을 추천했다. |
각 당 대변인실 또는 공보실이 설명하는 부대변인의 역할은 ▲브리핑 및 논평 작성 ▲기자단 지원 및 관리 ▲대국민 홍보 ▲언론 모니터링 등이다. 그러나 이는 당 대변인실에 상주하는 상근부대변인의 업무일 뿐, 일반적인 부대변인이 하는 일은 아니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수석부대변인을 제외한 부대변인은 브리핑이나 논평 작성 자격조차 없다. 그들은 기자단과의 접점도 전혀 없으며 기자단에도 명단이 제공되지 않는다.
대변인실 또는 공보실이 부담하는 비용은 대변인과 상근부대변인과 관련된 것뿐이다. 상근부대변인은 당사에 상주하며 식사비용, 교통비 등 활동비를 받지만 그 외의 부대변인에게는 비용이 지급되지 않는다.
당이 공식적으로 부대변인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찾자면 2012년 새누리당 부대변인 임명장 수여식에서 황우여 대표가 한 얘기를 참고할 만하다. 황 당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부대변인이 하는 모든 언명은 밖에서 볼 때는 ‘당에서 깊이 의논하여 그렇게 얘기하겠지’ 하고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부대변인이 된 여러분들이 54명인데 어찌 보면 우리 당의 자산인 동시에 여러분들이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당이 평가받는다. 여러 가지를 잘해 주셔야 되겠다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이야기를 할 때, 대변인을 중심으로 해서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쉽고 편안하게 금방 이해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국민들이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간단하고 명료하게 정리를 해서 말씀해 주셔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뜻을 짧은 말로 표현을 해서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주시는 것도 대변인단이 할 일이다. 정치를 하려면 대변인실을 거쳐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정치적인 여망을 이루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홍문종 당시 사무총장은 부대변인단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각종 현안 발생 시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있는 인사를 추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가오는 선거에 대비해 당의 대 언론 기능과 국민소통 기능이 강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부대변인은 국민과 소통하는 정당의 홍보맨이라는 뜻이다. 일반 국민이 그들 업무의 경중을 명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중앙당 부대변인’은 사실상 정당의 중요 직책인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새누리당 대변인행정실 이상로 실장은 “중앙당에서 수석이나 상근이 아닌 부대변인에게 특별한 교육을 하거나 지침을 내리는 것은 없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내용은 ‘모든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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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은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 출범 후 기존 부대변인들을 해임하고 대변인단을 재구성했다. |
즉 80명의 부대변인은 명함상의 직책일 뿐 현재는 사실상 수석부대변인단이 부대변인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전 수석부대변인은 “현재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단은 전원 현직 당협위원장이며 대변인과 같이 단독 논평과 브리핑이 가능한 인재들로 선별됐다고 김무성 대표가 강조했다”며 “일반 부대변인에 대한 세간의 의구심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에게 특별한 권한이 없는 만큼 불필요한 걱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지명 수석부대변인은 “각각의 수석부대변인은 매일매일 뉴스를 모니터해 이슈를 파악하고 각자의 전문분야에 사건이 생길 때 논평을 준비하는 등 항상 정당의 입이 될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경우 혁신위 체제 출범 후 부대변인단이 대폭 줄면서 부대변인단의 업무강도가 높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강연재 상근부대변인은 “부대변인들이 대변인의 모든 업무를 지원하고 각종 회의와 현장방문 등의 업무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4명의 상근부대변인이 당에 상주하며 당의 각종 스케줄에 참여하고 지원한다. 언론 보도 내용을 모니터하고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민심을 파악하는 것도 부대변인들의 몫이다.
야당은 부대변인단을 구성할 때 전통적으로 계파별로 안배해 왔다. 강연재 부대변인은 안철수신당 창당발기인, 한국여성변호사회 대변인, 청년당 비례대표 후보 등으로 활동해 왔고 안철수 의원이 김한길 전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할 때 당에 합류한 인물이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물러나면서 ‘안철수 몫’으로 당 부대변인직을 맡은 강 부대변인은 특히 뉴스나 시사토론 등 방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출연해 야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그의 얘기다. “일부 종편채널의 경우 여당 입장의 목소리만 높고 야당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묻히는 경우가 많아요. 균형을 위해 부대변인 업무만으로도 바쁘지만 당의 홍보맨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언론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박상길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은 “여당의 부대변인단은 일반적으로 직능, 지역 등을 고려해 안배된다”고 설명했다. 각 분야 및 지역에서 대국민 홍보를 하도록 선발된다는 것이다. 그는 “부대변인단 인원이 워낙 많아 논평이나 브리핑 같은 역할을 실질적으로 하기는 어렵지만, 각 지역 또는 직능분야에 영향력을 갖는 인물들인 만큼 부대변인이 많아지는 현상이 당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부대변인은 정치 신인의 등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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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리기사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은 구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
새정치연합 추미애 의원은 1995년 판사직을 그만두고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해 총선에 나섰고, 국회에 입성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및 MBC 기자 출신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도 1996년 한나라당에 부대변인으로 입당했다.
여성가족부 김희정 장관도 새누리당 사무처에서 일하다 당 부대변인으로 발탁됐고 총선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최근 대리기사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새정치연합 김현 의원도 민주당 사무처 대변인실에서 근무하다 당 부대변인으로 정치 현장에 입문했다.
2000년 이전까지 주요 정당 부대변인 출신이 대부분 정치권에서 성공했을 정도로 부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신중하게 선정한 소수에 불과했다. 1998년 신문기사에는 ‘한나라당이 김영선 의원 등 10명의 매머드 부대변인단을 구성하며 홍보 강화에 나섰다’(한겨레 1998.12.25)고 언급된다. 현직 국회의원도 부대변인이 될 수 있었고, 당시 기준으로는 부대변인단 10명이 ‘매머드급’일 정도다.
부대변인이 급격히 늘어난 시점에 대해 정치권 인사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새누리당이 계속 야당생활을 할 때 줄 것이 별로 없어 부대변인 등 당직을 나눠줬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원래 10명 이하였던 각 정당 부대변인이 30명을 넘어선 시점도 2000년대 중반이다. 2006년 한나라당은 부대변인단 34명을 임명했다.
부대변인 수 인플레의 시점으로 2008년 열린우리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를 꼽는 사람도 있다. 10년간의 야당생활 끝에 재집권한 한나라당은 ‘챙겨 줘야 할’ 사람이 많아졌고, 정권을 잃은 민주당 역시 함께 일해 온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부대변인 등 큰 부담 없는 당직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2008년 집권 직후 34명이라는 부대변인단 인사를 단행했고, 이후 매년 40~50명의 부대변인단을 임명하고 있으며 점차 늘어나다가 올해에는 무려 89명에 달하게 됐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탄생한 과거 민주당 역시 매년 적지 않은 수의 부대변인을 임명해 왔고 선거 때는 보통 20~30여 명이 중앙당 부대변인으로 일해 왔다.
野, 부대변인들의 활약 두드러져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부대변인으로 활약하다 국회에 입성한 여성 정치인이 적지 않다. 대여(對與) 전투력을 여실히 보여 온 김현미 의원, 김현 의원, 서영교 의원, 유은혜 의원 등이 그 예다. 이들 중 가장 선배 격인 김현미 의원은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 새천년민주당 부대변인, 노무현 대통령당선자 부대변인 등을 역임하며 날카로운 논평으로 시선을 끌었다.
야당의 부대변인은 각자가 언론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계파 보스들이 부대변인직을 ‘나눠 갖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구 민주당 한 고위당직자의 얘기다. “부대변인 자리는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특별한 힘이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언론인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계파가 독점할 수 없고 ‘계파 안배’가 무엇보다 중요한 직책이었습니다. 각 계파 보스가 보좌관이나 특보 출신 인물을 추천하면 지도부가 적당히 분배해서 의결하는 형식입니다. 특히 명예직인 부대변인보다 당에 상주하며 월급을 받는 상근부대변인 자리를 놓고 치열했죠.” 재력가 청부살인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김형식 전 서울시의원 역시 신기남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직을 맡으며 중앙정치에 뛰어든 바 있다.
정치평론가인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야당의 경우 대변인이나 부대변인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강력한 논평을 내놓는 것이 보통이고, 여당은 강한 논평을 내려 해도 당에서 순화시키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폐부를 뚫는 강한 논평은 대부분 야당에서 나오는 만큼 야당 대변인이나 부대변인이 대국민 인지도나 인기가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 출신 여성 부대변인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도 오랜 야당생활 결과 전투력을 갖췄고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언론과 국민에게 심어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변인도 3~4명씩 ‘그룹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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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은 최근 김영우 의원을 수석대변인으로 임명하는 등 대변인 3명, 부대변인 89명이라는 대규모 대변인단 인사를 단행했다. |
현재 새누리당의 김영우 의원과 새정치연합의 유기홍 의원은 대변인 중 선임인 ‘수석대변인’ 직을 받았지만 국민은 각 정당의 대변인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대변인실 한 관계자는 “재선의 수석대변인과 초선인 대변인이 나이차이가 적잖게 나는 것은 물론 언론계 후배와 선배 사이여서 대변인들 간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상태”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현재 새누리당 대변인들이 미묘한 내부 갈등으로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당의 박희태 의원이나 야당의 박지원 의원 등 ‘명 대변인’ 호칭을 받았던 시대와는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방송인 출신이나 여성 의원 등 국민에게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이 대변인을 맡곤 했지만 현재는 여야 공히 ‘계파 안배’가 우선이 된 상황이다. 구 민주당의 한 전직 여성 대변인은 “과거처럼 대변인이 ‘유일한 정당의 입’이 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며 “이제 정당 대변인의 말이 더 이상 언론이나 국민을 상대로 영향력이나 파괴력을 갖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부대변인은 정치권의 경력으로 흔히 이용된다. 정치평론가 중에도 정당 부대변인 출신이 적지 않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2000년대 초반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냈으며, 민영삼 포커스컴퍼니 전략연구원장도 비슷한 시기에 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냈다. 허 이사장과 민 원장은 이 같은 경력을 토대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당에서 부대변인으로 일하며 정당 및 국회 현황을 파악했고, 언론사 기자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해 많은 정보를 모으고 정치평론까지 하게 됐다.
부대변인이라는 직책은 경력을 만들어 주는 수단이 되는 경우도 많다. 2012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S 의원은 2012년 총선을 앞둔 1월 급히 수석부대변인으로 임명받았다. 특별한 정치 경력이 없었던 그에게 거물급 정치인인 계파 보스가 해 준 ‘배려’였다. 언론인 출신 원외 당협위원장인 K씨도 총선 직전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에 임명됐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선거를 앞두고 부대변인으로 임명받는 예는 워낙 많아 일일이 거명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후보자들이 출마를 위해 조그만 당직이라도 달라며 중앙당에 읍소하는데, 당 입장에서는 금전적·정치적 부담이 큰 것도 아니어서 특별히 해 주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89명이 된 이유는 단 한 가지, 계파분배
부대변인은 최고위원들만 동의한다면 계속 추가임명이 가능해 어느 시점에는 수십 명에 달할 수 있다. 명함뿐인 부대변인을 계속 임명한다고 비난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8월 새누리당이 89명이라는 거대 부대변인단을 한꺼번에 임명하고 명단을 비공개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이번 부대변인단 임명이 전당대회 경선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고위관계자는 “전당대회 후 각 최고위원이 15명씩 부대변인단을 추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6명이 15명씩 추천한 결과가 80명이다. 이에 상근부대변인과 수석부대변인 등을 포함해 89명이 구성된 것. 각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물은 대부분 전당대회 전 경선 당시 캠프에서 후보를 도왔던 인물들이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캠프에서) 똑같이 뛰었는데 누구는 부대변인이고 누구는 아니라는 원성을 굳이 들을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비공개의 이유를 밝혔다.
장애인 폭언으로 논란이 됐던 박모 전 부대변인의 경우 영남 출신 모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물인데, 해당 최고위원은 사건 이후 “그런 인물인 줄 몰랐고 유감이다”라고 말했지만 주변에서는 “솔직히 최고위원도 잘 모르는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직 부대변인들도 “그런 사람이 부대변인 중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심지어 한 최고위원은 15명을 채우려다 보니 지나치게 경력이 없거나 능력이 부족한 사람까지 끼워넣어야 해 난감했다는 후일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고위공직자 출신인 새누리당의 한 전직 부대변인은 “중앙정치 경력이 웬만큼 있는 인물들은 이제 부대변인 직을 준다고 해도 속으로는 ‘격 떨어진다’고 생각하며 사양하거나 후배에게 양보하는 상황”이라며 “정치신인 또는 지방정치 무대에서 중앙정치 무대로 옮겨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자리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궂은 일 마다않는 부대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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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모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은 ‘철피아’(철도+마피아)가 연루된 고속철도 핵심부품회사로부터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
새정치민주연합 권혁기 공보실장은 “현재 상근부대변인들은 당 행사 참석과 당직자 수행, 뉴스브리핑과 기자들의 취재지원 등 4명으로는 턱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일할 부대변인 수를 좀 더 늘려 달라는 당내 요구도 많다”고 설명했다. 변호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강연재 부대변인은 “원래 상근부대변인들이 돌아가며 당번을 서서 일을 하기로 했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아 거의 매일 당무에 모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당에서 일하는 동안 원래 업무(변호사)는 잠정적으로 미뤄 둔 상태”라고 말했다.
시도 때도 없이 추가 가능?
정당 부대변인의 수가 많아지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각 정당은 나름대로의 부담도 느끼고 있다. 장애인폭언 사건처럼 검증되지 않은 부대변인이 당의 이미지에 먹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대변인에 대한 규정이 당헌당규에 없는 이상 앞으로도 각 당이 아무때나 부대변인을 추가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부대변인 수) 100명은 넘기지 말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또 이번 부대변인 명단이 대외비에 부쳐진 결과 불거진 문제점은 작년부터 올해 중반까지 임명된 전직 부대변인들이 여전히 명함을 갖고 있으며 이 명함으로 활동을 해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기존 부대변인단 중 새 부대변인으로 임명된 인물도 수십 명 있고, 지난해 임명된 이후 임기 종료 통보를 받지 못해 본인이 현재는 부대변인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 밖에 서울시당과 경기도당, 부산시당 등 각 시·도당이 임명한 대변인과 부대변인이 각 시·도당에 적게는 3명, 많게는 10명까지 존재해 ‘새누리당 부대변인’이라는 명함을 보유한 사람만 전국에 몇 명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 9월부터 10월에 걸쳐 진행한 새누리당 당무감사에서는 “부대변인이 지나치게 많아 문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변인 행정실 인력으로 부대변인들이 외부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다니는지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부대변인 관련 사고가 생길 경우 당 이미지에 먹칠을 한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당 사무처에서 제기한 이 안건은 최고위원회의에 올리지도 못했다. 한 당직자는 “현재 부대변인들은 사실상 최고위원들이 ‘수고했다’고 나눠준 직책인데 이를 몇 달 되지도 않아 어떻게 최고위원들이 다시 뺏을 수 있겠느냐”며 “실·국장회의에서 이 안건에 대한 토론이 있었지만 최고위원회의에서 통과될 것 같지도 않은 데다 사실 부대변인단 운영에 특별히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넘어갔다”고 털어놨다. 부대변인을 임명하기 전에 전과나 성격 등 인품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무시됐다.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물을 사무처가 검증해 낙마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의견 때문이었다.
여야 공히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는 부대변인이 많아진다”고 밝혔다. 명함과 명분에 연연하는 이 같은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이상 정당 선진화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