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 李明博 정권은 敗走하는 군대와 흡사 : 월간조선

1950년 12월 하순 매튜 리지웨이 中將(중장)이 미 8군 사령관으로 한국에 부임했을 때, 그가 본 것은 敗走(패주)하는 군대였다. 미 8군이 주력인 유엔군은 두 달 전 한반도 북쪽 청천강 너머로 진출했다가 中共軍(중공군)의 기습을 받아 참패했다. 그들은 겁에 질려 重火器(중화기)들을 버리면서 서둘러 물러났고, 인천상륙작전 뒤에 얻었던 북한 땅을 싸움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중공군에 내주었다. 게다가 미 8군을 지휘하던 월튼 워커 중장까지 교통 사고로 사망해 혼란은 더욱 깊었다.

리지웨이 장군은 주요 부대들을 부지런히 찾아 다니면서 지휘관들의 보고를 받고 대책을 상의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사기를 잃은 병사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미군이 “자신과 자신의 지휘관들에 대한 믿음이 없고, 한국에서 무엇을 하는지 확신이 없고, 귀국선의 기적소리를 언제 들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당황한 군대로 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투 능력이 부족한 데다 중공군에게 맨 먼저 기습당해 피해가 특히 컸던 한국군의 상황은 더욱 나빴다.

“새해 아침에 나는 서울에서 북쪽으로 차를 타고 나갔다가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트럭에 탄 한국 병사들이 명령 없이, 무기 없이, 지휘자 없이, 남쪽으로 후퇴를 하고 있었다. 더러는 걷거나 갖가지 징발한 차량들을 타고 있었다. 그들은 단 하나의 목표를-중국군으로부터 되도록 멀리 가려는 것을- 지녔다. 그들은 그들의 소총들과 권총들을 내버렸고 모든 야포와 박격포, 기관총들과 반원들에 의해 조작되는 무기들을 포기했다.”(리지웨이, <한국 전쟁(The Korean War)>)

군대가 싸움터에서 물러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작전 계획에 따라 조직적으로 철수할 수도 있고, 싸움에 패해 걷잡을 수 없이 도망칠 때도 있다. 그 두 경우들은 물론 본질적으로 다르다. 패주를 조직적 철수와 변별시키는 특질들은 부대의 一體性(일체성)의 해체, 싸우려는 의지의 상실, 적군의 진격보다 훨씬 빠른 철수, 고립된 我軍(아군) 부대들의 포기, 그리고 철수에 어려움을 주는 중화기들의 포기다. 1950년 11월부터 중공군에 밀리기 시작한 유엔군은 이런 특질들을 모두 보여주었다.

전쟁의 특징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대에 걷잡을 수 없이 밀려, 李明博(이명박) 정권은 줄곧 패주해 왔다. 일상적으로 쓰이지만, 패주라는 표현은 원래 군사적 비유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상황에 적절하다.

‘이명박 OUT’이라는 구호가 보여주듯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現(현) 정권의 정당성을 부인하고 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공권력에 맞서왔다. 이런 움직임은 본질적으로 헌법의 권위를 부정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힘으로 뜻을 이루려는 시도다. 정치적 세력들이 그렇게 드러내놓고 부딪치면 전쟁의 특질을 짙게 띨 수밖에 없다.

사정이 그러하므로 현 정권이 패주하는 군대의 특질들을 고루 갖추었다는 사실은 그리 이상하지 않다. 실은 그 사실을 인식해야 현 정권의 대응에서 나온 문제들을 제대로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먼저 현 정권은 일체성을 잃었다. 군대든 정권이든 일체성이 유지되어야 효과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현 정권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겁에 질려서 혼자 살 길을 찾을 뿐 조직적 대응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友軍과 重火器를 버린 이명박 정권

이명박 대통령부터 자기 자리에 대한 위협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급급해서 대통령다운 지도력을 펼치지 못한다. 청문회에서 재산형성 과정이나 과거 행적이 문제가 되어 도덕적 권위를 잃은 각료들과 대통령 비서관들은 비난을 받지 않으려고 몸을 사리기 바쁘다. 그러다 보니 상처 받은 현 정권의 인물들과 자리를 지키려는 前(전) 정권의 인물들 사이에 서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암묵의 결탁’까지 나왔다.

현 정권은 자신을 공격하는 세력들과 맞서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특히, 不法的(불법적) 시위들을 용인해서 법의 권위를 떨어뜨렸다. 경찰관들이 시위대에게 맞는 일이 일상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정당한 정권에 대한 퇴진 요구나 대통령에 대한 야비한 모욕의 부당함은 정권에 의해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정부 대변인인 柳仁村(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불법 폭력을 주도한 민간 단체에 대화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셋째, 현 정권은 적대적 세력의 공격에 지레 겁을 먹고 물러서기 바빴다. 원래 촛불 시위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반대하는 움직임이었다. 따라서 현 정권의 다른 정책들을 비난하거나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주장은 성격이 본질적으로 달랐으므로, 둘을 나누어 대응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현 정권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허겁지겁 원칙을 버리거나 민중주의적 정책들을 골라서 적의 공격을 누그러뜨리려 하기에 급급했다. 나아가 시위와 관련 없는 일들까지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는 희생으로 바쳤다. 한나라당이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고소·고발을 취하한 것과 교통법규 위반자들에 대한 사면을 서둘러 시행한 것은 대표적인 例(예)다. 물론 그런 희생들은 아무 효과를 얻지 못하고 법의 권위만 깎아 내렸다.

넷째, 현 정권은 자신을 돕는 사람들을 보호하려 애쓰지 않았다. 방송이 좌파 세력에게 장악되어 정권의 권위와 힘을 갉아대는 지금,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신문들과 시민단체들은 정권의 가장 중요한 友軍(우군)이다.

그러나 현 정권은 대표적 신문들이 좌파 세력에게 시달리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그 신문들의 광고주들이 위협 받고 신문사 건물들이 훼손되어도 정부는 대응하지 않았다. 정부가 자신의 기본적 임무를 포기한 것이다.

좌파의 공격이 얼마나 집요하고 자유주의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는 그들과 맞서본 사람들만이 안다. 현 정권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자유주의를 지키려 애쓴 사람은 드물다. 자연히 현 정권은 좌파에 시달리는 우군의 외로운 처지도 모르고, 그들을 보호하는 일의 중요성도 모른다.

오히려 권력을 누리는 청와대의 비서관들은 “그 많던 우파 단체들은 다 어디 갔느냐”고 철없는 불평을 해서, 그동안 대한민국의 이념과 역사를 지키려 애써온 사람들의 가슴에 분노의 불을 질렀다.

다섯째, 현 정권은 대통령 선거에서 내세운 정책들을 너무 가볍게 버렸다. 중화기를 버리면 군대엔 앞날이 없다. 뒤에 다시 집결해서 싸우려 해도 중화기가 없으니 적과 제대로 맞설 수 없다.

정권에 중화기는 정책이다. 정책은 정권이 권력을 집행하고 정치적 목적을 이루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막 출범한 정권이 정책들을 다 버렸으니 무엇으로 나라를 이끌겠는가?

리지웨이가 주는 교훈

전선을 시찰하는 리지웨이 장군(왼쪽).

현 정권은 패주하는 군대다. 위 아래 가릴 것 없이 모두 겁에 질려 뿔뿔이 도망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한심한 군대를 어떻게 추슬러야 하는가? 이 일에서 리지웨이 장군이 한 일들은 좋은 교훈을 줄 수 있다. 당시 트루먼 정권과 미군 합동참모본부는 한반도에서 중공군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미국은 한반도의 미군이 일본으로 철수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리지웨이는 군대를 추스르면 중공군을 막아낼 수 있고, 때가 되면 공격 작전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서둘러 군대를 추스르는 조치들을 했다.

첫째, 리지웨이는 유엔군이 부대의 일체성을 회복하도록 만들었다. 지휘관들이 부대를 잘 이끌 수 있도록 도왔고 부대들 사이의 협력을 강화했다. 리지웨이는 특히 한국군이 일체성을 지니도록 하는 데 마음을 썼다. 그는 한국군의 근본적 문제가 자격 없는 지휘관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보다 나은 지휘관들이 나오도록 도왔다.

그런 노력은 큰 성과를 거두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군대’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군은 ‘유능하고 自足(자족)한 戰力(전력)’으로 자라났다. 리지웨이가 부임한 지 두 해가 지난 1952년 12월엔 戰線(전선)에 투입된 유엔군 병력의 4분의 3이 한국군이었다. 전선에 배치된 16개 사단 가운에 11개 사단이 한국군, 4개 사단이 미군, 1개 사단이 英聯邦(영연방) 군대였다.

둘째, 리지웨이는 병사들과 지휘관들의 士氣(사기)를 높여 그들이 본래의 공격 정신을 되찾도록 도왔다. 당시 미군 병사들은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한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에 자신들이 참가한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그런 상태는 그들의 의지와 사기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1951년 1월 21일 리지웨이는 ‘왜 우리는 여기 섰는가? 무엇을 위해 우리는 싸우는가’라는 성명을 발표해 모든 미군 병사들이 읽도록 했다. 그리고 리지웨이는 편하게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데 익숙해진 지휘관들과 병사들에게 高地(고지)들을 점령하고 적군을 찾아내서 싸우라고 독려했다. 미국 육군의 전통적 구호인 “찾아내라! 묶어놓아라! 싸워라! 끝장내라!”를 계속 외치면서, 그는 자신이 거느린 군대의 생각을 바꾸려 애썼다.

셋째, 후퇴가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리지웨이는 겁에 질린 후퇴 대신 조직적 철수를 시도했다. 그는 統制線(통제선)을 따라 후방 진지를 미리 마련하고 철수하도록 했다. 덕분에, 유엔군은 밀리면서도 중화기의 손실이 없었고, 적에게 손실을 강요할 수 있었다.

넷째, 리지웨이는 우군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그는 군단장들과 사단장들에게 부대를 포기하는 일이 결코 없도록 지시했다. 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진지를 지키라”는 명령을 내리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적군에게 포위되어 고립된 부대는 희생이 너무 큰 경우를 빼놓고는 공격해서 구출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을 지키려는 미국의 의지를 확신하지 못하는 한국 정부와 군대를 서둘러 안심시켰다. 그는 李承晩(이승만) 대통령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는 한국에 머물려고 왔다”고 인사했고, 丁一權(정일권) 육군참모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 통합된 연합군에겐 단 하나의 공통된 운명이 있을 따름입니다”라고 밝혔다.

다섯째, 리지웨이는 중화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數的(수적)으로 우세한 중공군에 대응하려면 미군은 자신의 우세한 火力(화력)에 의존해야 한다고 그는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어떤 경우에도 중화기를 버리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본국에 10개 포병 대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리지웨이의 노력은 걷잡을 수 없이 패주하던 군대를 차츰 안정시켰다. 이어 그는 곧 조심스러운 공격 작전을 시작했고, 서울을 중공군에 내준 지 한 달 만에 지평리 싸움과 원주 싸움에서 중공군에게 크게 이겼다. 그는 마침내 서울을 되찾고 현재의 휴전선까지 중공군을 밀어냈다.

‘이념적 무임승차자’의 실책

이명박 대통령은 리지웨이 장군이 유엔군을 잘 추슬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과정에서 좋은 교훈들을 얻을 수 있다. 지금 현 정권이 처해 있는 상황은 6·25 당시 중공군이 개입한 이후 리지웨이가 처해 있던 상황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이 패주하는 군대의 특질들을 버리도록 단속해야 한다. 정권의 이념적·조직적 일체성을 되찾고, 정권을 허물려는 세력과 싸울 뜻을 북돋우고, 겁에 질려 미리 물러나는 행태를 버리고, 정권을 돕는 우군들을 보호하려 애써야 하고, 너무 가볍게 버린 정책들을 되찾아야 한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은 인천상륙작전 후 북한군에 승리했던 유엔군이 중공군에 기습당해서 패주하게 된 근본적 원인에 대해서도 성찰해 보아야 한다. 현 정권은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뒤 바로 적대적 세력에 기습당해서 참패했는데, 그런 참패의 원인과 과정이 6·25 당시 유엔군의 경험과 아주 비슷하기 때문이다.

중공군의 잠재적 위협은 미국이 한국에 파병할 때부터 잘 알려졌었다. 중국 공산정권은, “만일 국제연합군이 38선을 넘어 북한으로 진격하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고 거듭 선언했다. 그러나 트루먼 정부와 맥아더의 유엔군총사령부는 중국이 한국전에 뛰어들 뜻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잠재적 적군의 ‘능력’이 아니라 ‘의도’에 바탕을 두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비슷한 덫에 걸렸다. 그는 물론 잘 알았을 것이다, 10 년 동안 집권한 좌파 세력의 엄청난 힘을. 그러나 그는 좌파 세력이 자신을 그렇게 기습하리라고 여기지 않았고, 방비를 허술히 했다. 적대적 세력의 ‘능력’이 아니라 ‘의도’에 바탕을 두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이념을 넘어선 실용’이라는 구호로 좌파 세력에게 유화적 몸짓을 보냄으로써 보험에 들었다고 여겼을 것이다.

이것은 평생을 ‘이념적 무임승차자’로 살아온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종류의 실책이다. 케인즈가 얘기한 대로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본질적으로 이념이다. 누구도, 특히 대통령은 이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번 대통령 선거도 본질적 논점은 이념이었다. 이명박 후보를 뽑음으로써 국민들은 金大中(김대중) 정권과 盧武鉉(노무현) 정권이 추구했던 사회주의를 씻어내고 헌법에 구현된 ‘자유민주적 질서’로 돌아가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시민들의 이런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몰랐고, 어쩌면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은 좌파 이념을 받아들인 사람들과는 타협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역사는 그런 증거들을 헤아릴 수 없이 보여주었고, 제대로 살피는 사람들에겐 그런 증거들이 날마다 나오는 것이 보인다. ‘이념을 넘어선 실용’이라는 유화적 몸짓은 좌파 세력의 지지는 얻지 못하고 자신의 지지세력을 환멸과 절망으로 몰아넣었을 따름이다.

그렇게 이념적으로 순진한 터라, 이명박 대통령이 이끄는 정권은 좌파 세력에게 기습당했을 터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반대 운동은 그들에게 주어진 첫 기회였을 따름이다.

지도자의 책임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무척 힘들 것이다. 대통령은 워낙 힘든 직무여서 어떤 당선자도 ‘준비된 대통령’일 수 없다.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가 취임하자마자 멋진 지도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다. 특히 힘든 것은 자신이 최종적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결정에 대해 궁극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리지웨이도 그렇게 무거운 책임을 진 사람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책임에 관한 한, 나의 모든 이력에서 내가 지금 처한 것에 비길 만한 지위를 차지한 적은 없었다. 나의 유럽에서의 전투 복무에서, 내 부대는 늘 더 큰 부대의 한 부분이었다. 역사상 가장 큰 단일 군사 작전이었던 노르망디 침공에서 나는 조 콜린스의 7군단의 사단장이었는데, 7군단은 다시 브래들리의 1군의 한 부분이었다. 만일 내가 그런 상황에서 문제를 만나면 내가 즉각적 도움을 요청할 상급자가 늘 있었다.

한국에서도 물론 맥아더 장군이라는 상급자가 있었다. 유엔군 총사령관으로서 그는 나의 지상군과 태평양 戰區(전구)의 해군과 공군 부대들에 대해 온전한 권한을 지녔었다. 그러나 그에겐 내가 증원을 요청하면 나를 도우러 올 추가 병력이 없었다.

처음엔 할 일들이 그리 많고 할 시간이 너무 적어서, 나는 한걸음 물러나서 내 처지를 살필 틈이 없었다. 숨찬 몇 주가 지난 뒤에야 비로소 나는 맥아더가 12월 26일에 내게 한 “8군은 자네 것일세. 자네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대로 하게”라는 말의 온전한 뜻을 깨달았다.” (리지웨이, <한국 전쟁>)

이명박 대통령은 패주하는 군대를 추스를 수 있는 사람은 지휘관인 자신뿐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휘관이 자신감을 잃으면 모두가 겁에 질리게 된다. 두려움은 전염력이 가장 강한 감정이고, 지휘관이 품은 두려움은 이내 온 군대에 검은 안개처럼 퍼진다. 그래서 뛰어난 지휘관은 자주 전선에 나가 병사들과 만나고 격려한다. 부득이 철수할 때는 행렬의 맨 뒤에 선다.

리지웨이는 춘천을 중공군으로부터 되찾은 뒤 자신이 경비행기로 맨 먼저 춘천 시내에 내린 경험을 기술하면서, “미군 1기병사단의 공병 정찰대가 군사령관을 보고 놀라던 모습이 재미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런 일화들이 쌓여서 병사들이 믿고 따르는 ‘전설적 지휘관’이 나오는 것이다.

촛불 시위가 시작된 뒤 이명박 대통령은 지도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맞은 어려운 상황을 헤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정권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현 정권이 돛을 올린 이래, 시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칩거한 청와대에서 풍겨오는 ‘두려움의 냄새’를 줄곧 맡아왔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은 보여주어야 한다, 대통령이라는 직위에 걸맞은 담력과 품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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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李明博 정권은 敗走하는 군대와 흡사

대통령부터 담력과 품격을 회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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