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판 1주일 전 진재수 과장 불러 자술서 번복 유도 의혹
진재수, 사찰 은거하며 언론접촉 피해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8월 18일 재판 증인 출석하려다 돌연 불참...“이재용 부회장 선고 뒤 출석하겠다”고 해 의도 놓고 해석 분분
진재수, 사찰 은거하며 언론접촉 피해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8월 18일 재판 증인 출석하려다 돌연 불참...“이재용 부회장 선고 뒤 출석하겠다”고 해 의도 놓고 해석 분분
- 진재수 전 문화체육부 과장. 사진=뉴시스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과장의 자필 자술서가 8월 18일 《월간조선》9월호에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이에 정유라의 승마를 도와주기위해 삼성 측이 뇌물을 제공했고 박 전 대통령은 그 대가로 삼성물산 합병을 도와줬다는 전제가 ‘진재수 자술서’로 인해 흔들렸기 때문이다. 이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에게 뇌물죄를 적용한 대(大) 전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해 이재용 부회장의 1심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지난 17일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진재수 과장이 출석하기 1주일 전 진 과장을 검찰로 불렀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진 전 과장의 자술서가 불러올 파장을 우려해 그를 회유하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검찰은 재판 중에도 진 전 과장이 자술서의 내용을 부인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퍼뜨렸다”며 “이 역시 자술서가 공개될 경우를 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측 관계자는 “진 전 과장은 전북 순창 출신으로 그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이리저리 말을 바꾸거나 허위 진술을 한 이들과 달리 일관된 입장을 보여 왔다”며 “진 전 과장은 언론접촉을 피하기 위해 사찰에 은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진 전 과장의 자술서가 공개됨에 따라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8월 18일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의 증언이 주목받았으나 박 전 전무는 재판 직전 돌연 출석을 거부했다. 박 전 전무는 후두암 수술의 여파로 오랜 시간 말을 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사유를 댄 것을 알려졌다.
박 전 전무의 증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최순실의 지시로 대한승마협회 임원으로 있던 삼성 측 관계자와 독일 등에서 만났다는 것이 허위로 판명될 경우,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적용된 뇌물 혐의의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앞서 박 전 전무는 특검조사에서 최순실의 지시 혹은 최순실의 ‘입김’으로 대한승마협회 임원으로 있던 박상진 전 삼성사장 등과 독일에서 접촉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최순실은 구치소에서 접촉한 일부 언론인들에게 “내가 삼성 관계자와 처음 만난 것은 박원오와 결별한 2015년 12월 이후이며 박원오에게 삼성 관계자들을 만나라고 권한 적은 전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은 또 “박원오가 삼성 측 인사들과 독일에서 만났을 때 나는 한국에 있었다”며 “이 모든 것이 개인이권을 노린 박원오의 자작극”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편 박원오는 이재용 부회장 1심 결과가 나온 뒤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재판부에 전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은 “박씨가 이 부회장 재판결과에 따라 진술을 번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현재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그의 신상에 만일의 사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박원오 씨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진재수 전 과장의 자술서가 진실이라는 것을 입증해줄 유일한 증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글=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